스카이72 골프장 일부 전경. ⓒ스카이72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대법원 패소 판결 이후로도 영업권 등을 주장하며 버텨왔던 스카이72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분위기다. (관련기사 하단 링크 참조) 

그간 차일피일 행정집행을 미뤄오며 골프장 기존 사업자 편에 서는 듯한 자세를 보여온 인천시가 체육시설업 등록취소 절차를 밟기 시작하면서 사업자로서는 더는 ‘내 편’이 없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7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사업자인 (주)스카이72 측에 체육시설업 등록 취소를 예고하는 사전 통지서를 발송했다.

시는 후속 절차로 20일까지 (주)스카이72의 의견을 들어보고 등록취소 절차의 일환으로 청문 등 행정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사업자 측 의견을 듣는 것 역시 등록취소 절차 중 하나로 진행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사전 통지를 한 날짜로부터 체육시설업 등록 취소가 공식화되는 데에 필요한 기간은 대략 30~40일 정도가 소요된다.

하지만 시는 스카이72의 경우 변수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며 정확한 등록취소 시점을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이 부분에서는 다소 모호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 이는 시가 그간 보여온 자세를 감안하면 재차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간 시는 대법원 판결 이후 스카이72 골프장에 대해 체육시설업 등록 취소를 하겠다고 밝혀왔으나 그 후로는 전혀 후속절차를 밟지 않아왔었다. 이에 인천공항공사가 시 담당자들을 전부 직무유기로 고발하겠다고 경고하는 등으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등 보수성향 단체들이 인천시청 앞에서 “시가 스카이72를 지키라”는 식으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상황이 이어지면서 보수정당 소속인 유정복 시장과 이들 단체와의 연관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있었다.

특히 시가 해당 상황을 전후로 “국토부나 법제처 등에 의견 조회를 해야 한다”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힘든 수준의 이유를 댄 것은 논란을 더 크게 키운 결과로 작용했다.

이에 의견조회를 받은 국토부는 시의 문의에 대해 “체육시설 등록 취소는 관할 지자체가 결정할 사항”이라는 짧은 답만을 보냈다. 국토부의 답변은 사실상 “너네가 알아서 처리하면 되지 왜 굳이 우리에게까지 묻느냐”는 의중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다시말해 ‘의견조회를 할 가치조차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지난달 인천지법이 토지 인도 강제집행 절차를 돌입함에 따라 스카이72 바다코스 54홀을 인천국제공항공사 소유로 이전시켰고 강제집행에서 스카이72 측 용역직원과 대국본 소속 회원 등이 강하게 막아서며 실패한 하늘코스 18홀도 등기부등본상 인천공항공사로 이전된 것이 확인되고 있다.

인천시 역시 내부에서 이를 확인했음은 물론이다. 물론 그간 어떤 이유로 행정절차를 꾸물댔는지는 시가 굳게 입을 다물고 있긴 하지만 사실상 더는 ‘행정적’으로 미루지는 못하게 된 것이라 풀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렇게 인천시까지 스카이72를 압박해오는 상황에 직면하자 스카이72는 6일 골프장 임차사업자와 협력업체, 캐디, 직원 등의 법적 지위를 3년간 같은 조건으로 보장한다면 후속 사업자에게 영업을 양도하고 체육시설업 지위 승계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제집행 등으로 골프장 영업이 중단되면서 내부 종사자들의 경제적 수입이 끊기는 등 문제가 있다며 사실상 ‘그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관계의 인천공항공사에 급작스레 고용승계 등의 내용을 제안한 것이다.

그러나 이 제안은 인천공항공사 측과의 사전협의가 전혀 되지 않은 채 나온 ‘일방적 제안’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현재로서는 대법원 판결 후 강제집행까지 진행된 절차 역시 ‘계약만료 후 무단점거’의 상황을 만든 스카이72 측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이 지역사회의 중론.

제안을 확인한 인천공항공사는 7일 “작금의 모든 상황은 스카이72가 초래한 결과이며 영업양도 제안 역시 우리와는 일체의 얘기가 되지 않은 일방적 제안”이라며 “고용승계 등은 후속사업자가 이미 충실히 준비하고 있는 만큼 혼란을 유발한 당사자 스카이72가 조건 없이 철수하라”며 이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한편 인천지법은 지난번 1차 강제집행에서 스카이72 측 용역직원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강하게 막아서 결국 54홀만 이전시킨 것을 감안해, 인천공항공사와 추가적인 후속 강제집행 절차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는 상태다.

현 상황을 감안하면 이제 스카이72 측 편에는 내부 이해관계인들 외엔 용역 및 보수단체 회원들만이 서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등기부등본 상으로도 골프장이 인천공항공사 소유가 된 것인 만큼 후속 강제집행 절차는 더 강도 높은 공권력이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들이 물리적으로 막아서는 것을 공권력이 강제로 걷어내도, 법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 결국 18홀과 사무실 등 시설들을 인도하지 못한 지난 1차 강제집행 결과에, 일각에서 “더 강력하게 진압했어야 했다”는 의견들이 나왔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