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백령호에서 관찰된 천연기념물 황새. ⓒ인천환경운동연합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천혜의 생태계 자원을 가진 백령도에 추진되는 공항 건설과 관련해 인천 환경단체들이 생태계 보호를 위한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8일 논평을 내고 “백령도는 다양한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이 한 지역에서 발견되는, 전국적으로도 드문 곳”이라며 “백령공항 건설과 관련해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백령공항은 현재 현재 사업 타당성을 두고 예비타당성 단계를 밟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길이 1.2km·폭 30m 규모의 활주로와 여객터미널·계류장 등을 갖춘 소형 공항으로 건설될 예정이며, 1,740억 원 정도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일 백령공항 건설 예정지인 옹진군백령도 백령호 일대를 3시간여 모니터링했다고 전했다.

짧은 시간 모니터링을 했음에도 황새 2마리, 흰꼬리수리 3마리, 매 2마리 등 다양한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생물이 관찰됐고, 대백로, 논병아리,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등 호수와 논밭에서 각각 서식하는 30여 종의 조류도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상위포식자에 속하는 다양한 맹금류를 한자리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이유는 하위 생태계가 다양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인천환경운동연합 측 분석이다. 실례로 오리류가 주를 이루고 있는 백령호에서만 오천여 마리의 조류가 관측되었음은 이를 잘 보여준다는 것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공항 건설은 주민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는 것은 이의를 달지 않는다. 다만 공항으로 인해 파괴될 수도 있는 생태계를, 최대한 보전하는 방향으로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현재 시가 수립한 백령공항 건설에 따른 후속대책으로 백령공항 배후단지 개발 및 백령도 발전 계획 등이 있는데, 그중 백령도를 생태관광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후속대책엔 포함돼 있다.

이들은 “인천시기 백령공항 건설 계획 단계부터 백령호 주변 생태 조사를 추진하고 대체습지를 조성할 것” 등을 요구했다. 공항 건설 시 생태계가 일정 부분 훼손되는 것은 불가피한 만큼 훼손 정도를 최소화하고, 일부 훼손에 대한 대체지를 조성해야 시의 정책이 명실상부하게 실행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인천의 포유류 깃대종인 점박이물범 하나만으로는 생태관광이라고 할 수 없으며, 섬 내에서 다양한 생태계가 존재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하면 망가지고 사라지는 생태계를 보호하고 보전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현재 국가철새연구센터가 있는 소청도보다 더 많은 새가 사는 섬이라는 것이 세계적인 조류학자인 나일 무어스 박사에 의해 밝혀진 만큼 탐조관광의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이러한 장점을 살려야만 백령도가 생태관광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