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먹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한국GM이 이후로도 끊임없이 문제가 야기하고 있다.
대규모의 공적자금 지원을 받았음에도 2018년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올해중 부평2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편으론 다른 논란들이 줄줄이 터지고 있다.
25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에 따르면 사측은 올해 안으로 부평2공장 정규직 노동자 1,200여명을 각각 창원공장 700여 명 및 부평1공장 500여 명으로 나눠 전환 배치하는 계획을 진행 중이다.
한국GM은 부평2공장에서 생산 중인 말리부와 트랙스가 단종되는 것을 명목으로 신차 등 생산라인 가동을 하지 않고 그대로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지속적으로 논란을 부추겨 왔었다.
약 8천억 대의 산업은행 정부지원금을 그대로 전액 소진시키면서 산업은행과 합의해 지엠이 지원하기로 하고 차입한 28억 달러의 회전한도대출 통장은 정작 한 푼도 쓰지 않는 등으로 이미 먹튀 논란은 ‘확정적’인 상태였다.
부평2공장도 결국 이 먹튀 논란의 희생양이 됐다. 당초 지난 8월 이후 생산이 종료될 예정이었던 것을 노사합의로 근무 체계 1교대로 전환 및 11월까지 생산 연장이 되긴 했지만 이는 별다른 변화가 있는 부분은 결코 아니었다.
한국GM 노사는 부평2공장 가동 중단과 함께 내년 상반기부터 창원공장에서 신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 생산이 예정된 만큼 인력 재배치엔 합의했다.
하지만 부평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먼 거리의 창원공장으로 전환근무를 지원할 가능성은 애초부터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사측은 부평2공장뿐만 아니라 부평1공장 근무 인력도 창원공장 근무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는데, 10월1일 기준 지원자는 130여 명으로 약 570여 명이 모자른 상황으로, 현재까지는 지역사회의 예측이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분위기다.
사측은 원거리로 이동해 근무를 하는 대신 1인 당 2천만 원의 정착 비용 및 1박 2일 유급 휴가 1회, 기숙사와 가족 동반 임대 아파트 등 지원을 해주기로 했지만 노동자들은 근무지는 물론 주거지까지 옮기는 부분에 크게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그러자 사측은 노사합의 내용 중 전환 근무 희망자가 적을 경우 가장 최근에 입사한 신참 직원부터 우선 배치한다는 조항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사실상 ‘강제발령’이 아니냐는 불만의 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사측 관계자는 내년 창원공장 신차 생산에 맞춰 직원 교육 일정을 소화하려면 연말까지 모집을 마쳐야 하는 만큼, 노사가 큰 틀에서 합의한 내용을 따르고 필요 시 추가 협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애초부터 무리수에 가까운 내용이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나마 1,200여 명의 정규직들은 최악의 경우가 근무지 이전 혹은 자진 퇴사 등이겠지만, 부평2공장의 가동 중단과 관련한 노사합의 내용에 하청 등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자진해서 갈 길이 아예 없다. 당연히 협력업체의 ‘줄도산’ 또한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올해 상반기에 기존 2교대에서 야간 근무조를 없앴을 당시 사내하청 노동자 중 절반이 암울한 미래를 예견하고 이미 공장을 떠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의 차원은 물론 노사합의에서도 협력업체의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약 12년 간 사내하청업체 노동자로 일했다는 한 노동자는 “나 역시도 공장을 떠날 것이 확실시되는데, 사실 그간 부평2공장도 알지 못하는 사이 인원이 많이 정리됐었다”며 “사내하청 인력에 대한 책임을 한국GM은 지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GM의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1,700여명을 불법 파견받은 혐의로 카허 카젬 전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에게, 검찰은 24일 1년 6개월의 징역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카젬 전 사장과 같은 혐의로 기소한 한국GM 전·현직 임원 4명에게 징역 10개월, 협력업체 운영자 13명에게 최대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최저 벌금 500만원을 구형하고 한국GM 법인에 벌금 3천만 원을 구형했다.
사건 범행 기간이 2년 이상이고 범위가 24개사 1,719명으로 넓게 퍼져 있어 사안이 간단하지 않음에도 피고인들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했다는 것이 검찰 측 설명이다.
실제 카젬 전 사장 등은 변호인을 통해 “한국GM의 도급 형태는 현대적인 자동차 산업 표준을 따른 것”이라며 중국 법인인 ‘SAIC-GM’에 부임한 것을 이유로 “징역형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글로벌 기업 임원으로 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식의 입장을 반복하는 등사과 표명은 없는 상태다.
카젬 전 사장 등 한국GM 임원 5명은 2017년 9월부터 2021년까지 한국GM 인천 부평·경남 창원·전북 군산공장에서 24개 협력업체로부터 근로자 1,719명을 불법 파견받은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파견근로자보호법(제5조)은 근로자 파견에 대해 제조업의 직접 생산공정 업무를 제외하고 전문지식이나 업무 성질 등을 고려해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업무에 한해 가능하며 이를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도록 돼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 비정규직지회는 2018년 초 카젬 전 사장 등의 불법파견 건에 대해 한국GM을 고발했다. 이에 수사당국이 카젬 전 사장 등에 대해 수사했고, 검찰은 2019년 말 이들에 대한 보강 수사를 벌여 2020년 7월 기소했었다.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9일로 예정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