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 배영수 기자) 인천도시공사(iH)가 인천시의회에 제출했던 ‘인천 구월2 공공 주택지구 조성사업 동의안’이 18일 보류 결정이 내려진 것과 관련, 지역 환경단체들은 아예 철회시키라고 나섰다.
해당 동의안을 시의회는 재정문제와 도심공동화의 문제로 보류한 것인데, 환경단체들에 의해 다른 시선에서 부당함이 제기된 만큼 iH에게 적잖은 여론적 부담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20일 논평을 내고 “동의안을 두고 18일 시의회가 보류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환영하며, 보류를 넘어 부결로 이어져 개발이 철회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월2지구사업은 총사업비 약 3조 3천억 가량을 투입해 남동·연수·미추홀구를 포함하는 220만 586㎡의 면적을 개발해 1만 8천가구를 공급하는 iH의 계획사업 중 하나다. 그러나 사업예정지의 무려 93.5%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어서 논란도 상당하다.
그린벨트가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방지하고 도시 주변의 자연환경을 보전함으로써, 도시민의 건전한 생활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설정한 구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문제로 지적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측은 “그간 인천이 신도시 개발 등으로 송도, 청라, 영종과 같은 수많은 습지와 녹지를 개발해온 결과 자연적 회복력과 생태적 수용 역량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그린벨트의 해제는 되돌릴 수 있는 선택이 아니라는 점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발제한구역이 기여하는 생태환경적 가치와 사회적 의견수렴, 그리고 미래세대의 필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iH의 현재 계획대로 그린벨트를 대규모로 해제한다면 인천지역 환경 전반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우려가 높다는 설명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인천의 경우 이미 그동안 추진된 도시개발사업으로 인해 구도심 공동화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는 지역인데 여기에 신규 주택을 대규모로 짓게 되면 구도심 공동화는 물론 인천의 주택 시장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도 자명한 결과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동의안은 18일 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심사한 결과 보류 결정이 난 바 있다. 당시 iH는 정부의 지난해 2월 발표내용인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 공급 확대방안‘에 포함됐고 동년 8월 발표한 ’제3차 신규 공공택지 입지‘에서 최종 확정됐다는 등의 이유로 사업을 진행시켰다.
iH가 인천시 산하 공기업인 이상 관련법(지방공기업법)에 따라 500억 원 이상의 신규 투자사업인 경우 시의회의 동의가 필수이기 때문에, iH는 우선 시의회로부터 이같은 동의안을 심사받았다.
그러나 시의회 행안위는 현재 iH의 부채가 6조원에 가까운 마당에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 토지 보상을 위한 대규모 공사채 발행이 필요할 텐데, 이 때문에 재정상황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판단에 따라 보류 결정을 내렸다.
특히 iH가 총사업비의 75%인 2조 3,600억 원 가량의 규모를 공사채(금융부채)로 충당하는 것을 계획해 왔는데, 이것이 재정상태에 큰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iH가 현재 대규모 부채가 없다면 모르지만, 지난해 말 기준 iH의 총 부채는 약 6조 원(금융부채 4조 2,026억 원, 영업부채 1조 7,099억으로 총 5조 9,125억) 규모로 부채비율이 204.5%를 보이고 있다. 이는 개발사업이 주 목적인 지방공사 중 2번째로 높다.
지방공기업평가원이 조사한 구월2지구 사업의 타당성 검토 결과가 물론 긍정적인 부분(FNPV(재무적 순현재가치) 628억(기준 0원), PI(수익성 지수) 1.03(기준 1), FIRR(재무적 내부수익률) 5.41%(기준 할인율 4.5%))이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B/C(비용편익) 값이 0.77로 기준치인 1을 크게 밑돌았다.
B/C(비용편익) 값은 구월2지구 사업의 경우 총 비용이 6조 70억 원으로 계산된 것에 비교해 총편익은 4조 5,952억 원 수준을 보이며 경제타당성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비용이 23.5% 이상 감소 혹은 편익비율의 30.7% 증가가 아니면 충족을 못하는 상태다.
iH에 따르면 구월2지구사업은 다음달 경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12월 국토교통부 지구 지정 등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법 규정에 근거해 반드시 동의를 받아야 하는 시의회로부터 동의를 얻지 못했고 그린벨트 비율이 9할을 넘는 등의 상황으로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한동안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