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 배영수 기자) 오는 2025년 개통에 ‘사실상 먹구름’이 끼고 있는 인천발 KTX의 책임론을 코레일에 떠넘기는 듯한 뉘앙스로 해명한 현대로템의 보도자료를 놓고 지역 국회의원들이 “거짓말 말라”고 받아치면서 논란이 가중되는 형국이다. (관련기사 하단 링크 참조)
허종식 국회의원(인천 동·미추홀갑)과 박찬대 국회의원(인천 연수갑-이상 더불어민주당)은 “고속열차를 사실상 독점 생산하는 현대로템이 수량과 가격을 이유로 지난해 인천·수원발 KTX 2편성(16량, 동력분산식 EMU-320) 입찰을 고의 유찰해 2025년 정상 개통을 불가능하게 만든 것이 맞다”며 현대로템 측에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두 의원은 11일 국회에서의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로템의 독점구조로 인해 인천발 KTX 개통이 2027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약속된 2025년 정상 개통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던 바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10일 언론을 상대로 ‘인천·수원발 KTX는 토목공사가 지연되고 있지만 우리가 시운전 및 제작 중인 고속열차를 투입할 경우 2025년 개통에 문제가 없을 것이고 이는 코레일(한국철도공사)도 인정하고 있다’는 내용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해당 내용들을 전달받은 기자들 다수는 ‘인천발 KTX가 지연되는 것은 자신들의 고의유찰 때문이 아니라 코레일의 토목공사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지연에 대한 본인들의 책임은 없다는 듯한 뉘앙스를 담은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였다.
두 의원은 이런 현대로템의 입장해명이 사실상 ‘거짓 해명’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11일 국토교통위 국정감사 당시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이 직접 나서 “현대로템의 설명은 사실과 다르며 토목공사는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다”는 설명을 하면서 현대로템의 해명자료에 대한 의심은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허종식·박찬대 의원은 “이현대로템의 거짓 해명은 이윤 창출에만 급급한 자신들의 책임을 부인하고 고속철도 용지 확보 및 노반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국가철도공단에 책임을 전가하는 몰염치한 행위”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또 현재 제작 중에 있다는 고속열차 2편성(EMU-320)을 인천발 KTX에 투입하면 2025년 개통에 문제가 없다는 현대로템의 주장 역시 ‘거짓 해명’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는 게 두 의원 측 설명이다.
두 의원실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4월 이사회 자료에 따르면, 수원발 KTX는 기존 수원을 경유하는 KTX-1 차량을 2편성 배치하고 인천발 KTX는 ▲신규 도입 EMU-320 2편성 ▲현재 제작 중인 EMU-320 2편성 ▲기존 KTX-산천 1편성 등 5편성(40량)을 운행키로 했다. (아래 표 참조)
수원발은 2편성 모두 기존 차량을 투입하는 계획인 반면 인천발은 기존 1편성을 제외한 4편성을 신규 고속차량으로 투입한다는 계획을 확인할 수 있다.
인천발 신규 4편성 가운데 2편성은 지난해 현대로템의 입찰 불응으로 올해 코레일이 평택~오송 구간에 투입할 120량과 통합해 136량을 발주할 경우 납품기한이 2026년 11월 말로 설정됐고, 나머지 2편성은 2016년에 계약한 고속차량으로 납품기한(2021년 3월 31일)이 지나 현재 33개월째 지연 중에 있는 상태다.
해당 고속열차는 당초 KTX 과수요 대비용으로 발주된 것인데 최근 코레일이 인천발 KTX에 투입하기로 했다.
따라서 국가철도공단이 국감에서 밝힌대로 토목공사가 지연되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전제하면, 인천발 KTX는 열차만 있으면 2025년 정상 개통이 가능한데, 현대로템에서의 유찰 등으로 인해 신규 도입 열차 2편성 납품이 2026년 11월 말로 예정돼 있다고 하면 3편성만 운행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게 되면 2019년 한국교통연구원이 용역산정했던 결과인 ‘고속철도 중장기 수송수요 예측 연구용역’에서 2025년 인천발 KTX의 1일 평균 승객을 1만 9,805명으로 잡아놓고 있는데, 이를 전제하면 승객규모를 감당하지 못해 부족운행 및 다른 고속철도차량 등으로 돌려막기를 해야하는 상황도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고속열차 1량당 단가는 지난해 1~2차 입찰 때 51억 4천만 원에서 3차 입찰 54억 9천만 원, 다음달 입찰 기준 55억 4천만 원으로 계속 오르고 있는 상태다. 현대로템은 대당 약 38%나 높은 70억 7천만 원 수준의 입찰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종식·박찬대 의원은 “현대로템이 지난해 3차례 입찰에서 1량당 70억이 넘는 단가를 고집하면서 고의 유찰시켜 인천발 KTX의 정상개통이 무산됐다”며 “현대로템은 책임 모면용 거짓 해명 중단과 함께 인천시민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라”고 촉구했다.
두 의원은 이어 정부에도 “고속철도 독점 체제 개편 등 사업자가 국가 철도계획에 차질을 초래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