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 배영수 기자) 국내 유일의 고속열차 제작업체인 현대로템의 독점시장 구조로 인해 인천발 KTX 개통이 늦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도 나왔다.
인천지역 국회의원인 허종식 의원(동·미추홀구갑)과 박찬대 의원(연수갑)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로템의 독점구조로 인해 인천발KTX 개통이 2027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약속된 2025년 정상 개통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인천발 KTX는 오는 2025년 개통 예정이어야 한다. 수인선 송도역에서 출발해 경기 안산 초지역을 거쳐 화성 어천역에서 경부고속철도와 연결되는 것이 사업의 중심 내용이다.
민선6기 당시 유정복 인천시장의 핵심 공약사항이기도 했던 인천발 KTX는, 개통되면 인천에서 부산까지 약 2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면서 인천시민들은 물론 지역 정치권에서도 초당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에 한국철도공사는 지난해 인천·수원발 고속차량 입찰을 총 세 차례 진행했다. 고속차량 1대당 입찰가는 1·2차가 51억 4천만 원, 3차는 54억 9천만 원이었다.
그러나 현대로템은 대당 37.5%나 높은 70억 7천만 원 수준이 아니면 입찰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며 해당 입찰은 모두 무산됐다.
다른 이유들보다도 국내에 고속차량을 제작하는 곳이 현대로템이 유일하다 보니 사실상 가격 결정을 현대로템에서 일방적으로 정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부분.
한국철도공사는 다음달 경 인천·수원발 16량과 평택~오송 120량 등 고속열차 136량에 대한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인천·수원발 KTX 차량의 납품 기한은 오는 2026년 11월 30일이 된다.
결국 당초 계획인 2025년 개통은 사실상 무산된 셈인데, 무산은 둘째치고 아무리 빨라 봐야 2027년부터 운행이 가능하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허 의원과 박 의원은 “현대로템이 철도공사의 고속차량 입찰에서 수량이 적고, 가격이 낮다며입찰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의도적으로 유찰시킨 뒤 단가와 수량이 오르면 수의계약하고, 납품 일자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등 정부의 철도계획을 흔들어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대로템이 2016년 한국철도공사와 계약한 고속차량 16량의 납품기간이 2021년 3월인데 지금까지 지연시켰고 2023년 12월 납품 예정인 만큼, 이 차량을 인천·수원발 KTX에 투입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의원은 또 “정부는 국내 고속차량 시장에 현대로템이 독점구조를 장악하면서 폐해가 막심하다”며 “대책을 마련하는 등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철도차량 공급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한편 현대로템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고속차량은 일반 공산품처럼 동일 규격의 물품을 대량생산하는 것이 아닌, 주문자의 수요에 맞춰 규격이나 설계 등이 다르고 구매 수량에 따라 제작 금액이 크게 달라지는 주문 제작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 교통 접근성을 위한 한국산 고속열차 납품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발주 지연에 시민에 심려를 끼쳐 유감”이라고 밝혔다. 겉으로는 유감 표명이지만 사실상 두 의원의 기자회견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