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 배영수 기자) 국내에서 두 번째로 긴 해저터널인 인천-김포고속도로 북항터널이 노면이 자주 젖는 배수 상 문제로 최근 4년간 60회가 넘는 교통통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조만간 정밀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허종식 의원(인천 동·미추홀구갑)에 따르면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 구간의 북항터널(2017년 개통)이, 지난 2019년 1월부터 최근까지 4년간 배수 문제로 61차례 차로가 통제됐다.
허 의원실 측은 “해당 통제 내역은 터널의 유지·보수를 위해 차로를 통제한 전체 횟수 175차례 중 34.9%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배수로 문제로 교통통제된 횟수를 연도별로 나누면 지난 2019년이 47차례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2020년 9차례, 2021년 1차례, 올해 8월 말 기준 4차례로 지속적으로 있었으며 배수가 제대로 안 되는 바람에 노면이 젖는 현상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겨울철엔 이것이 그대로 얼어 빙판길이 돼 하마터면 대형사고의 원인이 될 뻔한 적도 있었다.
북항터널은 2017년 상반기에 개통됐다. 왕복 6차로에 총 길이 약 5.5km로 국내 최장거리 해저터널인 보령터널(2021년 개통, 약 6.9km)에 이어 국내에서 2번째로 긴 해저터널이다.
인천시 중구 신흥동과 서구 원창동을 잇는 이 터널은 화수부두와 북항 바다 밑을 통과한다. 해저면 30~40m 암반에 건설됐고 가장 낮은 지점은 해수면으로부터 59m 아래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북항터널은 설계와 시공 상의 특성으로 인해, 터널 내 내부 배수시설이 설치돼 있다. 이를 통해 물을 흡수해 외부로 퍼내고 있는데, 터널 민자사업자 측에 따르면 하루에 평균 5천 톤에 가량의 해수 및 지하수가 배출되고 있다.
그러나 2019년 7월에는 인천지역을 집중 강타했던 폭우(시간당 100mm)를 감당하지 못하고, 터널에 1m 높이로 물이 차며 일주일 여 간 통행이 아예 중단되기도 했었다. 사업자는 북항터널에 설치된 도로 바닥 관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을 통해 배수가 진행되기 때문. 반면 시공사는 설계대로 공사해 준공절차를 아무 이상 없이 거쳤다는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일단 정밀 조사를 통해 원인규명이 되면, 개선책을 세우고 추가 정비를 하기로 했다.
허 의원은 시공사의 정밀 조사를 통해 잦은 배수 문제 및 노면 젖음 현상의 원인이 설계 및 시공 상의 문제인지, 아니면 관리 상 문제인지 결론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허 의원은 “북항터널은 하루 이용자가 5만여 명에 달하는 만큼, 안전을 위해선 빠른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며 “이 조사 결과는 향후 계획된 국내 해저터널 설계 기준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북항터널과 같은 공법을 적용해 준공 운영중인 보령터널에서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을 감안해, “설계 단계부터 결로를 예방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