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통신= 배영수 기자) 인천 검단신도시 주민들을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강해지고 있는 대형 물류센터 건립이 현재로서는 철회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는 형국이다.
20일 인천시와 서구, LH 등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인천도시공사(iH) 등과 협의를 거쳐 서구 마전동 검단지구에 오는 2026년까지 지상 8층, 연면적 30만㎡ 규모의 초대형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비대위 성격의 단체를 꾸려 집단 항의에 나섰다. 부지가 주택단지와 인접해 있어, 물류센터를 필연적으로 오가게 될 화물차들에 의한 분진과 소음 등 환경문제와 교통사고 등 안전을 우려하는 여론이 공론화됐기 때문.
지난달 중순 경부터 해당 소식이 복수의 매체를 통해 알려졌고 급기야 최근 시 시민청원에도 내용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자격을 충족해, 19일 이행숙 인천시 문화복지정무부시장이 직접 답변을 했다. 이 부시장의 답변은 “시민들의 우려 사항은 LH에 전달된 상태이며, 관할인 서구청과 대안을 찾겠다”는 원론적인 내용이 주요 골자였다.
서구는 강범석 구청장이 “물류센터 건축허가 신청은 검단지구의 당초 개발계획과 다른 것으로, 절대 승인하지 않겠다”며 시보다는 훨씬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 서구는 이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가는 ‘소송전’을 내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서구의 이런 강경한 입장이 법적으로도 통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아보인다는 것이다. LH가 해당 토지개발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을 이미 완료했고 이에 대한 법적 하자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취소하는 것은 절대 불가한 사항이라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검단신도시 개발사업에 물류용지가 포함된 시기는 2015년이었다. 당시 LH는 도시지원시설 지원 및 연계기능 입주를 위한 물류용지 19만 7,000㎡(물류1~3블록) 신설을 iH와 시를 거쳐 국토교통부에 요구해 통과시킨 바가 있다.
당시 시는 서구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물류용지 신설에 동의키로 하고 국토부가 검토 결과 이를 수용하기로 하면서, 해당 부지의 용도가 물류용지로 바뀌었다. 때문에 법적으로는 LH가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데에 하자는 없는 상태다.
최근 시가 LH와 접견하기도 했지만 시는 이때도 “공모로 정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철회한다는 것은 불가하다”는 LH와의 입장 차를 전혀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우에 따라서는 19일 이 부시장의 시민청원 답변이 ‘변죽만 울리게 될 가능성’이 꽤 있는 셈이다. 현재 검단주민들 사이에서는 이 부시장의 답변에 대해 대체적으로 ‘원론적이며 의미가 없다’는 식의 평가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류센터 사업 내용을 정리해 보면, 현재 주민 반발의 핵심은 마전동 검단지구 3블록의 물류센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LH는 지난 4월 검단지구 물류유통시설용지 2블록 6만 6,064㎡에 대한 개발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A사를 선정했다.
폭 20m 도로 건너편에 공동주택 3개 단지 3,684가구가 현재 건축 중인데, 300m 인근엔 초등학교도 있어 주민 우려가 극에 달해 있다.
그 외 2019년 서구의 건축허가가 이미 통과된 당하동 2블록 3만 7,000㎡는 B사에 매각된 상태로, B사는 올해 말까지 지상 8층 연면적 14만 9,000㎡ 규모의 물류센터를 건립해 물류회사에 임대할 예정에 있다.
2블록 옆에는 9만 1,000㎡의 1블록이 또 있는데, 아직 매각되지 않은 이 땅에도 지상8층의 물류센터 건립은 가능한 상태다.
인천검단신도시총연합회 등 주민단체들은 LH가 돈벌이를 위해 검단지구 일대를 물류단지로 만들 생각이라고 비판하며 그 피해를 모조리 주민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만약 서구가 소송을 결정하게 되면, 이 소송의 핵심은 ‘2015년 당시 LH가 밟은 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문제 제기’가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당시 국토부 승인서에 ‘자족기능 향상을 위한 도시지원시설 확대’ 등 내용이 담겼었는데, LH의 현재 계획을 보면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물류창고만 짓겠다는 것으로, 당시 승인 내용과는 맞지 않는다는 주장을 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냉정히 따져보면 해당 용지가 현재 물류용지인 만큼 LH의 물류센터 조성엔 별다른 법적 하자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큰 걸림돌이다. 이런 상태라면 건축주가 관련 법률 등에서 정한 조건을 충족해 허가를 신청할 경우 관할구청은 원칙적으로는 승인을 해줘야 한다.
허가 권한이 관할구청에 있다고는 하지만, 하자가 없는 신청을 법적 근거도 없이 허가를 거부하거나 지연, 취소 등의 행정행위가 있을 경우 이는 대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미 비슷한 판례들이 전국 도처에서 있어왔던 만큼, 시나 서구가 강경한 입장을 취한다고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시가 원론적으론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한편으론 중재 등의 목적으로 LH 측을 계속 접견해왔던 이유다.
LH 측은 “서구의 요구 사항을 다각도로 고려한 뒤 도시지원시설 추가 공급 등의 내용을 내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밀어붙이겠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3블록 우선협상대상자 A사 측 관계자는 “우리로선 관계기관 등의 이견이 원만히 해결되길 바란다”며 “주민 우려의 내용은 알고 있으며 해소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배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