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 전경.

 

(뉴스통신= 배영수 기자) 인천시교육청 산하 교육지원청 조직 내부에서 상급직원의 성추행 등이 일어났는데도 시교육청이 손을 놓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다. 

19일 경찰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최근 경찰은 인천 관내의 한 교육지원청 팀장급 공무원인 40대 남성 A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 2월 20일 자신이 근무하는 해당 지원청 사무실에서 초과근무(주말)중이던 부하 여직원 B씨의 신체를 접촉하는 등 강제추행 혐의와 지난해 9월과 12월 B씨의 손을 잡고 어깨를 감싸안는 등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시교육청 조직에서 꽤 논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이 A씨에 대한 경찰 수사 및 검찰 송치 등을 거쳤음에도 직위해제 등의 후속 조치가 단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교육청 내부에서도 부적절하다는 등 반응이 있었다는 후문.

피해자인 B씨는 올해 초 해당 교육지원청에 성고충 민원신고를 진행했고, A씨는 지난 2월 말 병가 및 휴직계를 제출하고 휴직하다 7월 초 다른 교육지원청으로 복직해 근무해왔다.

이 과정에서 지난 4월 경찰이 A씨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지만, 최근 검찰 송치까지 4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 직위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B씨는 현재 법적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해당 교육지원청이 진행한 성고충 심의위원회에서 일부 성희롱 사실이 인정돼 시교육청 감사관실에 A씨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는데, 현재까지 조치가 없는 상태에 괴로워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과정에서 B씨는 A씨와 친하게 지냈던 일부 직원들로부터 업무적인 괴롭힘을 받았다는 이른바 ‘2차 가해’를 주장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시교육청의 이 같은 조치는 지역사회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지방공무원법에 따르면, 금품 비위나 성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한 비위 행위로 인해 수사기관이 조사 중인 자로서, 비위 정도가 중대하고 이로 인해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 직위해제를 할 수 있는 내용(제65조의3)이 적시돼 있다.

즉, 조사를 진행해 나중에 무혐의로 결론짓게 되더라도, 비위 논란으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만 되어도 합법적인 직위해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A씨는 이미 심의위에서 일부 성희롱 사실이 인정됐으며 7월 복직 전이었던 4월 이미 경찰 조사가 시작된 만큼, 현행 지방공무원법 적시 내용을 전제했을 때 시교육청의 직위해제 등 조치가 가능했었을 것으로 보인다. 

조치가 미흡하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는 이유다. 실제 그간 인천 교육행정에서는 성범죄 등에 연루돼 경찰 수사가 개시되면 그 이후 직위해제 조치가 이뤄진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회식 중 기간제 교사를 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연수구의 한 초등학교 교감은 관련 신고가 접수된 직후 직위해제됐고, 지난해 말 여학생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은 남동구의 한 고등학교 교장도 수사 개시 통보 직후 직위해제 조치가 된 등의 사례들이 있다.

시교육청은 해당 사건의 경우 최근의 직위해제 건과는 다른 면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성고충 민원이 접수될 당시엔 경찰 고소가 진행되지 않았으며 감사도 끝나지 않은 사안이라 직위해제의 법적 근거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경찰수사 통보 후 사안에 대한 판단을 거쳐 직위해제 조치를 하는데, 이번의 경우 A씨가 복직할 당시 경찰 조사가 진행 중에 있었고 이 과정에서 서로 진술이 많이 달랐기 때문에 직위해제 절차까지 밟지는 않은 상태였던 것”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 감사관실은 검찰 기소 여부와 재판 결과에 따라 A씨의 징계 절차를 논의해 결론을 지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