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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민생경제, 인천시의 역할과 과제’ 토론회 모습. ⓒ배영수 기자

(뉴스통신= 배영수 기자) 인천지역의 한 시민단체가 주관한 토론회에서 “유정복 시장과 인천시가 시급한 민생문제를 아예 챙기지 않는다”는 식의 의견들이 다수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토론회 소식을 접한 시는 오는 5일 민생경제문제 대책을 담은 언론브리핑을 예고하고 있다.

2일 인천평화복지연대(이하 평복연)에 따르면 평복연은 전날인 1일 늦은 오후 ‘위기의 민생경제, 인천시의 역할과 과제’라는 주제로, 관련 시민단체 대표자와 교수, 관련기관 관계자들이 모여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유 시장이 당면한 민생문제, 특히 코로나19 이후 여전히 위기상태인 민생경제에 대한 대비책이 “미비함을 넘어 거의 없는 수준”이라는 비판의 의견이 중론으로 자리하는 모습이었다.

먼저 주제발제를 한 윤홍식 인하대 교수는 “현재의 보수정부에게 보편적 복지를 바라지 않으나, 보수 이념에 충실한 제대로 된 선별복지라도 해야 하는데, 같은 보수 시정부인 서울시는 그나마 안심소득 등의 정책 추진이 있는 반면 인천시의 경우 그런 모습도 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윤 교수의 발제자료에 따르면 인천의 경우 광역자치단체 예산 중 사회복지비 증가율(2018~2020년)은 4.7%로 대구에 이어 꼴찌를 겨우 면한 수준이며, 더 나아가 광역시 세출결산 대비 취약계층지원예산 비율 및 수급자 비율(2020년)은 전국 꼴찌다.

윤 교수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을 받는 인구가 문재인 정부 들어 수급기준을 완화하면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제도에서 배제된 빈곤층 고위험군 인구가 적지 않음을 시는 배제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들을 안타깝게 했던 ‘수원 세 모녀 사건’ 등이 바로 복지의 사각지대를 보여준 예시인 만큼 시가 놓치고 있는 사각지대도 얼마든 있을거란 게 윤 교수의 분석인 셈이다.

실제 시의 복지정책 중 하나인 ‘디딤돌 안정소득’의 경우 기 지원자 규모가 224가구 5억 원 정도 수준(시 복지정책과 출처자료)에 머물러 있다. 윤 교수의 분석과 주장처럼 인천 관내에 적잖은 사각지대가 있음을 추측할 수 있는 부분.

윤 교수는 “인천형기초생활보장제도 등이 있지만 작동 영역은 미미하다고 봐야 하는 수준”이라며, “향후 개인 단위로 기본생활을 보장받는 ‘인천 시민생활보장제도(가칭)’의 도입 등을 통해 인천에서는 ‘절대빈곤’만큼은 없는 도시를 실현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윤홍식 인하대 교수. ⓒ배영수 기자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인천도 1인가구가 늘어나는 상황인데 1인가구의 경우 특히 중년 남성가구가 취약한 모습을 보이며, 이들이 기초생활수급 혜택을 받는다 해도 월세 등을 내면 남는 게 없는 수준”이라고 진단한 뒤 “수급도 못 받는 빈곤층들은 더 힘든 삶을 견뎌야 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인천은 이런 복지정책에 대해 (능동적인 대책이 없이) 미흡한 지원정책으로 사실상 중앙정부만 바라보는 수준”이라며 “디딤돌 안정소득 규모만 놓고 봐도 사실상 ‘전시행정’을 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한성희 건강과나눔 상임이사는 “빈곤은 빈곤 그 자체뿐만 아니라 질병발생이나 사망률, 낮은 기대여명 등 부정적인 영향과도 직결되는 일”이라며 “인천이 비록 자살률이 감소한다고 하지만 8개 특·광역시 중 3위에 수도권 1위의 불명예는 여전하다”고 맥을 짚었다.

이날 한 이사가 인용한 2021년 시 보건분야 예산현황(인천시 출처)에 따르면, 시의 총 예산 중 보건분야의 ‘자체사업예산’은 200억 원 가량으로 전체 0.17%의 미미한 수준이며 올해 추경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 이사는 “시민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돌봄책으로 출산 및 육아에 대한 건강관리지원을 비롯해 서울 노원구가 도입해 효과를 보고 있는 ‘아픈아이 돌봄센터’ 사업, 동네 주치의제도 시범사업 등을 인천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성희 건강과나눔 상임이사. ⓒ배영수 기자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소상공인 문제와 관련해 “최근 정부가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카드를 꺼내 모양새인데, 잘 되지 않자 이를 평일로 돌려 지정하려는 가능성도 엿보인다”며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입법 사법적으로 정해진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소상공인들을 위해 운영하는 새출발기금의 배드뱅크 방식에 대한 문제와 지역화폐 예산 등에 대한 기획재정부의 삭감정책 등을 큰 문제로 지적했다. 또 물가상승으로 인한 사실상의 소득 감소를 줄이기 위해서 프랑스에서 추진 중인 인플레이션 수당 등의 도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승균 인천대 지역동행플랫폼연구원은 “인천은 수도권임에도 300만 도시에 어울리지 않는 미미한 소득 및 개인소득 유입 규모를 보이고 있는데 거시적 관점의 지역경제 극복방안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지역화폐 정책은 오히려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서봉만 인천연구원 연구위원은 “인천은 가계 대출여력이 낮고 비은행권 가계대출(1금융권에 비해 이자율 등 대출조건이 좋지 못함)이 전국(4.9%)대비 높은 증가율(7.2%)을 보이고 있고 특히 청년층 가계부채는 급증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광호 평복연 사무처장은 “31일 시가 행정개편을 발표했는데, 지금 가장 시급한 부분인 민생이고 지역 차원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도 그 부분인데 유 시장이 전임 시정부의 차별화에 너무 과몰입하고 있는 건 아니지 우려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 사무처장은 “지난 30일 시의 확대간부회의 보도자료를 살펴보니 시정 비전(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 시정 3대 핵심가치(균형, 창조, 소통) 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봤지만 민생을 챙기기 위한 부분이 잘 발견되지 않았다”며 “비상민생경제민관협력회의 등 당면한 민생문제를 소통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구 등을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