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피해액 2,431억 원. 작년 한 해 동안 전년 도의 비해 20%가량 증가한 피해액 3,340억 원 이상. 대중들에게는 쉽게 체감되지 않는 이 금액들은 모두 보이스피싱 피해액에 관한 수치이다.
보이스피싱이란 피해자와의 통화로 개인적 정보들을 알아내 이를 바탕으로 범죄에 이용하는 전화금융사기 수법을 말한다. 여기에서 피싱이란 개인정보와 낚시를 뜻하는 영어의 합성어이다. 워낙 넓게 퍼져 있는 사기 수법이기에 TV 개그 프로그램의 단골 소재 거리로 이용되는 등 “당하면 바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위의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피해 정도는 이러한 인식과 다르게 매년 증가하고 있다.
공공기관, 은행 등을 사칭해 현금지급기 앞으로 피해자를 유인, 돈을 입금하게 하는 방식에서부터 동창회 등 모임 명부를 이용해 회비를 송금토록 하는 방식, 우체국을 사칭해 택배 또는 우편물 등의 확인을 위해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방식 등으로 이어지는 초기의 보이스피싱 사기 방법들은 금세 대중들에게 알려져 그 피해를 반감케 할 수 있었으나 이후 나타난 더욱 진화한 방식의 사기 방법들로 인해 그 피해는 다시금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검찰, 경찰 등의 수사 기관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대표적으로 피해자 명의의 대포통장이 개설됐다는 등을 이유로 각 수사기관의 복제된 가짜 홈페이지 주소를 보내 피해자가 방문토록 하고 있는데 그 복제 방식이 정교해 대부분은 이것이 가짜 홈페이지인지 인지할 수 없다. 가짜 사건을 빌미로 얻은 피해자의 개인정보 등은 다시금 본인에게 재산상의 피해를 입힌다.
명심해야 할 것은 홈페이지 주소를 받을 경우 이를 통해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웹페이지에 직접 주소를 검색해 방문하는 것이며 공공기관 사이트에서는 보안카드 번호 전체 혹은 OTP 생성번호를 입력하지 말아야 한다. 순간의 황망한 마음이 판단을 흐리게 하더라도 한번 쯤은 다시금 의심해 보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
또 저금리 대출 사기로 피해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2018년 발생한 보이스피싱 사기 피해 중 81.4%(25,257건)이 바로 이 저금리 대출 사기이다. 이들은 이미 대출이 있는 피해자에게 신용등급을 높여 주요 금융권에서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해주겠다고 한 뒤 다만 신용등급을 먼저 높이기 위해 입출금 실적이 필요하니 피해자에게 일정 금액의 입금을 요구한다.
이에 피해자는 대출받기 위한 입금을 하는데 이 돈은 또 다른 피해자의 대포통장으로 입금되는 일이 다반사이다. 목돈을 소유하고 있지 못한 20-30대 젊은 세대는 특히 이 사기 방식에 취약해 피해당한 노년층이 19.8%인 것을 넘어서는 24%의 수치를 보여 보이스피싱이 노년층을 위주로 일어나는 범죄라는 선입견을 버리게 하는 지표로 볼 수 있다.
각종 수수료 명목의 입금을 요구하는 경우 꼭 의심해 보아야 할 것은 수수료란 대출과 동시에 혹은 대출이 이뤄진 후에 발생하는 금액이란 것이다. 마찬가지로 신용등급이란 일정 금액의 입금을 통해 순식간에 상향되는 것이 아니기에 신용등급이 낮은 경우에도 불구하고 낮은 금리의 대출 조건을 제시하는 경우는 합리적이고도 필수적인 의심이 필요하다. (인천 삼산경찰서 갈산지구대 3팀 순경 방호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