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차량에는 물이 적재돼 있다.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서다.
소규모의 화재에는 소방차량에 적재돼 있는 물만으로 화재 진압이 가능하지만 대규모 화재에는 다량의 소방용수가 필요하며 소방차량에 적재된 물만으로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이럴 경우 소방차량은 화재 현장과 가장 인접한 소화전에서 물을 급수해 원활한 화재진압을 하게 된다. 소화전은 법률에 의거해 설치하고 유지·관리되는 소방용수시설이다.
보통 직선거리 100∼140m 거리마다 1개씩 설치돼 있으며 관리 및 사용상 특성에 의해 도로 가장자리나 주택가 등에 설치가 된다. 하지만 이런 소화전 주변에 아무렇지 않게 주차돼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차량 통행이 많은 상가 및 주택밀집 지역이나 재래시장 주변의 소화전 경우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골든타임을 놓칠 뿐만 아니라 소방용수까지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화재는 1분 1초가 급박한 상황이다. 그래서 도로교통법에도 다음의 장소를 주차금지로 규정하고 있다. 소방용 기계·기구가 설치된 곳, 소화전 또는 소화용 방화물통의 흡수구나 흡수관을 넣는 구멍, 이 두 곳은 5m이내 주차가 금지돼 있다.
이를 위반할 때에는 2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 있다. 올해 8월10일부터는 도로교통법이 더욱 강화돼 주차뿐만 아니라 정차까지 금지된다. 법에서 금지하는 이유보다 소화전 주변 불법 주정차는 해서는 안 되는 기본 상식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법 때문에 지켜할 규정이 아니라 내 이웃과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꼭 해야 할 당연의무 사항이다. 소방차량이 가까이 위치한 소화전을 이용하지 못하고 더 멀리 가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진압하는 소방대원은 물론 주민의 인명피해 뿐만 아니라 재산 피해도 크게 늘 것이다.
소화전 주변 주정차금지는 당연하다는 생각과 스스로 지킴으로써 우리의 안전이 보장될 거라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모두가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천 부평소방서 산곡119안전센터 소방장 고정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