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최태범 기자) 고용노동부가 연장시행 예정인 일부 지원정책이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대상 설정으로 인해 되레 노동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특히 고용노동부는 2016년 11월부터 조선업종 사업장의 경영부담 완화를 위해 4대 보험 납부유예 조치를 시행하고 그에 따라 하청업체가 4대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압류 등 체납처분을 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국회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4대 보험 납부유예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금년 9월 기준으로 2,000개가 넘는 조선업 하청업체가 4대 보험료를 체납하고 있었고 체납유예 액은 1,10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 기간 체납처분 유예사업장 중 절반 가까운 사업장이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 폐업으로 인해 청산되지 않은 4대 보험 체납금 평균액은 264억 원으로 전체 체납유예 액의 23% 수준이다.

조선업종 경기침체가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 같이 4대 보험료를 체납한 채 폐업하는 업체의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개별 노동자들의 연금수급권과 연결돼 있는 국민연금의 경우 체납 후 업체가 폐업할 경우  해당 노동자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만약 폐업 사업주가 체불된 국민연금을 청산하지 않은 채 노동자들이 연금수령 시점에 도달한다면 해당 근로자는 고스란히 자신의 수급액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향후 체납처분 유예기간이 늘어날수록 눈덩이처럼 쌓일 4대 보험 체납액이 ‘제2의 체불임금’이 돼 조선업 노동자에게 시한폭탄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

이 의원은 “체납업체들이 납부유예 기간 종료 뒤 정상적으로 체납액을 납부하지 못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에게 전가된”며 “경영이 어려운 하청업체들이 노동자에게 4대 보험료를 원천징수로 공제해 놓고 제대로 납부하지 않은 채 폐업 또는 도산하게 될 경우 새로운 유형의 임금체불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4대 보험 납부유예가 종료되면 국민연금을 우선적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행정지도가 필요하다”면서 “4대 보험 체납으로 인한 노동자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체당금과 같이 국가가 대신 납부하고 구상 권을 청구하는 한시적 구제조치 마련 등 그 대책이 절실하다”며 조속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