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최태범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정치 게시물에 대한 공적규제는 없다’고 밝혀 논란이 될 전망이다.
  
특히 이 같은 입장은 문재인 정부가 국정과제로 인터넷 상 정치적 게시물에 대한 공적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국회의원(인천시 연수구을)이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받은 인터넷 상 정치적 게시물 심의 현황자료에 따르면 소관기관 방심위는 “지금껏 정치적 표현물에 대하여 심의한 사례가 없다”고 답변했다.
  
즉 지금까지 정치적 게시물에 대한 어떠한 규제도 하지 않았다는 것. 지난 8월22일 방통위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인터넷 상 표현의 자유 증진’을 위해 정치적 표현물에 대한 공적규제를 축소하겠다며 올해 12월부터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세부 추진계획으로는 2018년 공적규제를 축소하고 2019년 자율규제 기반을 조성하며 2021년 자율규제로 완전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 사업자 자율규제 지원 등을 위한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수립했다. 하지만 정작 정보통신 심의 기관인 방심위는 의문을 표하고 있는 것.
  
방심위는 정보통신망법과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에 따라 인터넷 정보를 심의하는데 실제 법과 규정 어디에도 정치적 게시물에 대한 심의 규정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정치적 게시물에 대해 규제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어떠한 정치적 게시물에 대한 심의나 공적규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지난 정부가 인터넷 게시물을 검열하고 있던 것처럼 호도하고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제도적 문제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며 말도 안 되는 정책을 발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는 국정과제가 선정된 이유를 민 의원은 시민단체의 일방적인 주장에 치우친 결과라고 지적했다. 2016년 사드배치 반대운동이 한창일 때 온라인상에는 광우병 사태 때와 같이 사드에 대한 온갖 허위사실과 루머들이 번지고 있었다.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유언비어나 허위사실이 포함된 게시물에 대해 일반 국민들이 방심위에 민원을 넣거나 경찰청 등 정부에서 심의를 요청하면 방심위는 규정에 따라 심의하고 일부 게시물에 대해서 시정요구 조치를 했다.
  
이를 두고 지난해 8월 참여연대를 중심으로 하는 9개 시민단체에서 정부 측 주장과 다른 의혹제기에 대해 검열을 하는 것이라며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업자들에게 ‘정치적인 판단으로 일방적으로 삭제 요청하는 것은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에 대한 침해’이므로 방심위의 시정요구를 거부하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방심위는 “민원이 접수된 건은 ‘정보통신 심의 규정’에 따라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사유로 시정요구를 한 것이지 정치적 게시 글 또는 정치적 판단으로 삭제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경찰이 심의 요청한 13건 가운데 5건은 해당사항이 없다는 이유로 시정요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민경욱 의원은 “지금도 인터넷 상에 표현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되고 있고 그동안 어떠한 규제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실체조차 없는 정치적 표현물에 대한 규제를 축소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자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네이버와 다음 부사장 출신이 청와대 수석과 비서관으로 있는 가운데 포털에 규제권한을 넘긴다는 것은 포털 장악을 통해 여론을 조작하려는 추악한 의도인 만큼 국정과제의 허구성에 대해 국민들께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