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건설비용 상당수를 영종·청라주민의 입주비에서 충당한 제3연륙교의 통행료 문제를 두고 손실보전금 산정을 협의하고 있는 인천시와 국토교통부가 사실상 ‘평행선’과 같은 상이한 입장을 취하고 있어 논란이다.
최근 주민설명회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밝혀지자 당장 내년 말 개통 후 통행료를 부담하고 다니게 생긴 영종지구 주민 등에서는 강한 반발이 나오는데 이 반발이 추후 더 큰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도 나온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최근 영종하늘문화센터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제3연륙교 건설사업 추진사항 주민설명회’를 열고 현재의 사업진행과정 등을 공유했다.
당시 설명회에서 안광호 영종청라사업본부장은 현재 손실보전금 산정을 두고 시와 국토부 간 이견이 상당하다며 “만약 기관 간 협의나 행정소송결과 등에 따라 손실보전금이 시 재정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 판단될 경우 영종·청라 주민들도 통행료를 부담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안 본부장이 이야기한 ‘손실보전금’이라 함은 제3연륙교가 공식 개통되면 민자사업으로 조성된 인천대교와 영종대교의 통행량이 감소하게 되는데 이로인해 두 교량의 민간운영사가 떠안게 될 손실을 공공기관이 보전하는 금액을 말한다.
실제 인천시가 민선6기와 민선7기에 걸쳐 유관 기관 등과 장기간 협상을 한 끝에 2020년 ‘개통 후 14년간 통행료에서 손실보전금을 충당’하는 내용을 기반으로 국토부의 허가를 얻어냈고 손실보전금은 이후 협상을 통해 확정키로 하며 공사가 시작됐다.
현재 공사 자체는 큰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행정상으로는 시와 국토부 간 손실보전금 산정문제가 좀처럼 협의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시는 교량 개통 후 실제 통행료를 기준으로 손실보전금을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국토부는 통행료 인하 전의 협약 기준을 적용해야 하며 교량 개통으로 발생하는 추가 통행 유발 수요를 모두 손실보전금 산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인천시는 국토부의 이러한 입장이 부당하다며 최근까지 17차례 접견해 협상 테이블을 마련했지만 협의가 지지부진하자 행정소송의 가능성도 검토하는 등 대책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영종지구 주민들의 요구에 힘입어 영종주민들의 인천대교 및 영종대교 통행료 일부가 감면되며 시와 국토부 간 입장차는 더 커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렇다고 이 책임을 영종지구 주민들에게 전가하는 것도 무리다.
제3연륙교의 총사업비 6,500억 원 중 5천억 원 이상의 재원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영종·청라지구의 개발이익 중 일부로 알려진 만큼 사실상 주민 입주비에서 십시일반으로 모아진 것이기 때문.
영종·청라 주민들이 이를 근거로 자신들의 통행료는 ‘무료화’를 적용해 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인데 현재까지의 국토부의 입장이 적용되면 무료화 적용은 사실상 꿈도 꾸기가 힘든 상황.
인천시도 이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시는 “만약 국토부 기준대로 손실보전금이 책정된다면 우리 시가 교량과 관련해 떠안을 비용은 최소 6천억 원이 넘는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 시가 현재 예상하고 있는 일반 재정도로의 통행료 수준(1천~2천 원 내외 수준)을 지키기는 어렵게 된다”고 밝혔다.
시는 이에 따라 이에 대한 법적 판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며 내부적으로는 행정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만약 행정소송까지 갔을 때 인천시가 패소할 경우 통행료 부담 전반이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가될 것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 된다.
사안이 자신들에겐 가장 시급할 수밖에 없을 영종지구 주민들도 이에 대한 책임은 인천시보다는 국토부가 더 크게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어쨌든 인천시가 잘잘못을 떠나 자신들의 통행료를 최대한 낮은 수준으로 보장하기 위해 행정력을 투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측은 “과거 우리는 인천·영종대교 통행료 무료화를 요구하는 시민운동을 전개한 적이 있었다며 “우리 주민들의 요구는 국민으로서 당연한 ‘이동권에 대한 보장’인데 국토부가 이를 외면하고 있는 만큼, 해당 권리를 얻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