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연륙교 조감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청라와 영종도를 잇는 ‘멀티 익스트림 브릿지’로 건설되는 제3연륙교가 지역 정치인의 갑작스런 발언 때문에 이른바 ‘명칭 논란’에 얼룩지고 있는 분위기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 유관기관들은 갑자기 웬 명칭 논란이냐며 당혹스럽다는 입장인데, 결국 지역 정치인의 해당 발언은 ‘지역 간 이간질’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26일 인천시와 인천경제청등에 따르면, 최근 서구의회 장문정 의원(30)이 제3연륙교의 명칭을 ‘청라대교’로 정해야 한다는 발언을 본회의에서 했고 이것이 영종지역 주민들에게 들렸다는 것이다.

장 의원은 14일 구의회 임시회 1차 본회의 자유발언 당시 “청라는 우리나라 최초로 국제도시라는 공식 명칭을 받은 도시”라고 주장하며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제3연륙교는 보행자 통행로와 자전거 겸용 도로 및 버스정류장이 예정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형태인 것으로 안다”며 “해당 다리가 어디로 이어지는지 누구나 알 수 있도록 청라대교로 지정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러한 소식은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및 청라와 영종지역 주민들에게까지 알려지고 있는 형국인데, 모두들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특히 영종도 주민단체는 당장 반박에 나서며 장 의원의 발언을 취소하라며 맞불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는 공식성명을 내고 “제3연륙교는 당초 영종지역 섬 주민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추진된 사업으로, 사업의 특징만 봐도 육지를 위한 교량이 아닌 섬을 위한 교량”이라며 “전국 통상적으로도 섬 지명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는 “연륙교에 대한 이해가 없으니 소지역이기주의에 빠져 전형적인 인기영합주의 발언을 내뱉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어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최근 건설된 두 지자체를 잇는 15개 연륙교 가운데 13개가 섬 지명을 따랐고, 우리나라 연륙교의 약 67%는 섬 지명으로, 15%는 섬과 육지를 혼용했고, 나머지는 지명과 관계없는 새로운 명칭을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의 발언에 이같은 논란이 불거지자 지역사회는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제3연륙교의 추진이 영종지역 섬 주민들의 이동권 보장으로 출발하면서 같이 이득을 볼 수 있는 청라주민들과 사업 추진에 한 목소리를 내고 나름의 커뮤니티를 유지해왔었기 때문이다.

또 인천시가 지난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의 D 노선을 Y자 형태로 추진할 때도 제3연륙교 추진 때와 마찬가지로 일종의 ‘연합’적인 목소리를 내왔었다.

그러나 장 의원의 발언 이후 영종과 청라 주민들에 의해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등에 자신들의 지역 명칭을 사용해 달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시와 인천경제청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해당 명칭은 오는 2024년 하반기 중으로 인천시 지명위원회를 통해 결정된다는 계획이 이미 잡혀있었고, 해당 위원회는 시와 인천경제청은 물론 중구와 서구 관계자들까지 모두 참석토록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지금은 모든 행정이 2025년 개통 예정의 공기를 맞추기 위해 공사에 집중해야 하는데, 갑자기 왜 이런 상황을 야기하는 지 모르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특정인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 의원에 대한 불만으로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결과적으론, (상황만을 놓고 보면) 서구지역의 젊은 청년 정치인 한 명이 괜한 발언으로 친하게 지내던 두 지역 간 갈등만 유발한 셈이다. 그러면 안 되겠지만, 자칫 ‘철없다’는 반응도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 시와 경제청 등 유관 기관들은 명칭이 정해지는 시점은 한참 뒤 개통이 임박한 때이니만큼, 지역 정치인 및 주민 등에게 ‘자제’를 권고하고 있는 셈이다.

제3연륙교는 영종대교와 인천대교에 이어 인천 육지와 영종도를 잇는 세 번째 교량으로, 길이 4.68km에 왕복 6차로 폭 30m 규모로 지어진다. 

스포테인먼트 기능을 더해 ‘멀티 익스트림 브릿지’로 조성되는데, 주탑에는 세계에서 최고높이(180ｍ)의 전망대를 설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