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연륙교 조감도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국회 본회의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법 개정안’이 가결되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인천대교 통행료 인하 방침이 제3연륙교 통행료 책정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선6기 당시 ‘잠정 검토’ 됐다고 알려진 통행료의 수준이 다소 비싼 게 아니냐는 지역사회의 지적이 잇따른 데다 영종·인천대교가 단계적으로 통행료를 내린다고 전제하면 제3연륙교 역시 시민들이 받아들일 만한 수준의 적정 통행료를 제시하는 과제가 남은 셈이다.

배준영(인천중·강화·옹진, 국)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앞서 배 의원과 허종식(인천동·미추홀갑, 민) 의원 등이 발의해 이후 통합된 ‘인천국제공항공사법 개정안’이 전날인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해당 개정안에는 인천공항공사가 공항의 관리 및 운영을 위해 주변지역 개발과 공항 연계 도로에 대한 관리·운영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이는 정부가 영종·인천대교의 통행료 인하 방침의 일환으로 인천공항공사와 한국도로공사가 공동 출자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계획과 맞물린 것으로 개정안을 통해 이 SPC가 인천대교와 영종대교 소유·관리 법인의 지분을 확보해 이를 통해 통행료를 내린다는 설계다.

여기에 인천공항공사가 인천공항 주변지역 개발사업에 나설 수 있는 근거가 되는 만큼 인천공항공사가 영종지역 발전 등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이 됐다.

영종·인천대교에 대한 통행료 인하 방침은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 정책화됐으나 얽히고설킨 문제들로 어려움을 겪다가 현 윤석열 정부 들어 어느 정도 실타래를 풀면서 본격화된 ‘지역 숙원사업’ 중 하나다.

영종대교는 이미 지난해 10월 인하돼 전 구간(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이 일반 승용차 기준 3,200원이며 인천대교는 2025년 12월에 2천 원으로 인하될 예정에 있다. 

다만 현재 영종 주민들의 경우 출·퇴근을 고려해 두 대교에 대해 ‘왕복 1회’를 조건부로 무료 통행할 수는 있다. 영종·청라 등 지역사회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현재 건설 중인 ‘제3연륙교’에 쏠린다. 

인천시에 따르면 현재 약 43%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제3연륙교는 민선 5기 당시 영종·인천대교 사업자들이 “우리 교량의 이용이 줄어든다”며 손실보전을 주장해 한때 사업 포기까지 거론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다 민선6기 시절이던 2017년 인천시가 “손실보전을 부담하겠다”는 전제로 본격적인 건설에 착수하면서 현재까지는 ‘유료도로’를 전제로 지어지고 있다.

2017년 당시 제3연륙교는 영종·청라주민은 무료로 이용하는 대신 그 외 국민들은 4천 원 수준의 통행료를 부담하는 내용으로 검토가 되고 있었다. 

손실보전분을 인천시가 떠안는 대신 영종·인천대교 사업자들이 건립을 방해하지 않기로 하면서 나온 결과였다. 그러나 당시에도 이같은 책정안이 너무 과하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아 여러 시민단체 및 영종지역 주민사회 등지에서 지적이 있었다.

특히 이 교량을 짓는 재원이 영종·청라지역 입주민들의 돈(분양가격 중 일부로 포함)이 모여 건설되는 상황임에도 인천시는 유료 운영이 불가피하다며 양해를 구하는 데에 머물러 있었다.

결국 민선7기 들어 인천시의회(당시 8대의회)에서도 안병배 전 의원(당시는 현 의원) 등이 “4.6km의 제3연륙교 통행료가 4천 원이라면 13.4km의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900원의 사실상 10배 이상을 받는 게 아니냐”는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당시 시장이었던 박남춘 전 시장은 “통행료 내용은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기 때문에 4천 원을 전제하고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도 “우리 시 방침으로는 영종·청라 주민을 무료로 하고 그 외엔 통행료 징수를 한다”며 유료도로 방침을 바꾸지는 못했다.

앞서 영종·인천대교 사업자들이 주장한 손실보전분에 따라 인천시는 제3연륙교 개통 이후 감소하게 될 영종·인천대교 통행료 수입을 각 운영사에 보상해야 하고 교량의 유지보수 등을 위한 재원도 필요해 지금의 상태로는 유료도로 운영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정부가 인천대교의 통행료를 제3연륙교 개통 시점인 내년 12월부터 2천 원으로 인하하고 최근 이 근거가 되는 개정안까지 국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분위기가 순식간에 달라지고 있다.

민선 7기 당시 잠정 검토됐다고 알려진 ‘일반 국민 기준’ 4천 원은 당시 영종대교 전 구간 통행료 6,600원과 인천대교 통행료 5,500원(모두 일반 승용차 기준)을 감안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될 만한 인천대교가 이후 2천 원까지 가격을 내린다고 하면 제3연륙교의 통행료를 민선6기 당시 검토됐다는 ‘4천 원’의 수준으로 검토하는 것은 한 마디로 ‘어불성설’이 된다.

현재 인천시와 국토부 안팎으로는 일반 차량 기준으로 인천대교와 비슷한 수준으로 통행료를 받고 영종 주민(혹은 영종·청라 주민)들이 무료 이용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제3연륙교가 ‘민자’가 아닌 ‘재정사업’으로 추진되는 것을 감안하면 8대의회에서 거론됐듯이 ‘길이’를 기준으로 했을 때 경인고속도로의 통행료보다 사실상 훨씬 비싼 수준을 받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따라서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아예 ‘무료도로’로의 전환을 전제하던지, 그게 불가능하다면 최대 ‘경인고속도로 통행료(900원)’ 수준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여론’의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종지역 주민들 역시 지역발전 등을 위해서는 일반 차량 기준으로도 무료 혹은 통행료를 최저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최소 과반’인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 역시 인천시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 된다.

이미 영종·인천대교 사업자들이 주장하는 손실분을 인천시가 떠안게 된 상황에서 계획도 없이 무료를 선언할 수만은 없기 때문인데 만약 인천시가 영종·인천대교에 지급하는 손실비용이 늘어나면 4.6km의 제3연륙교 통행료가 21.4km의 인천대교보다 사실상 높아지는 웃지못할 상황도 현실이 될 수 있다.

인천시는 2025년 상반기 경까지 국토부와의 협의를 거쳐 통행료 수준을 정하겠다는 방침인데 현재까지의 분위기로만 보면 ‘인천대교와 비슷한 수준’으로도 지역 반발이 나올 것은 자명한 만큼 ‘최대한 인하’할 수 있는 방안을 어떻게든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제3연륙교의 전체 공정률은 앞서 언급대로 현재 43% 정도이며 영종도 구간 1공구와 청라지구 구간 2공구가 교량 주탑부 하부 시공 등을 완료한 상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물론 어디까지나 ‘예상’이지만 큰 변수가 없는 한 올해 말까지 제3연륙교 계획공정률 78%가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는 만큼 내년 말 준공 및 개통에는 현재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