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이 윤석열의 비상계엄에 대해 ‘야당 탓’이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달아 글을 올리고 이를 이미지해 올린 것. ‘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인천시의 공식CI를 첨부한 모습이 보인다. (사진출처=유정복 시장 페이스북 페이지)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헌법유린을 불러온 윤석열의 계엄 사태를 두고 ‘이중잣대’의 행보를 보여온 유정복 인천시장이 자신의 SNS에 이번 계엄이 ‘야당 탓’이라고 주장하면서 파문을 낳고 있다.

사실을 확인한 민주당 인천시의원들은 즉각 항의서한을 인천시에 전달하고 시민들도 유 시장을 향해 ‘정신 차리라’는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데 이러한 지역적 저항의 정서는 사실상 유 시장 본인이 자초한 셈이다.

최근 유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까지 (대통령의) 정상적 국정운영은 불가능했다”며 “이것은 국회에서 탄핵을 일삼아 왔던 무소불위의 민주당과 당 대표 1인을 위한 계속된 의회 폭주 사태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정을 혼란에 빠뜨렸던 중심에는 언제나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있었다, 이제부터는 야당 심판의 시간”이라며 현재 국민들로부터 심판을 받으라고 촉구받고 있는 대상까지 헷갈리는 듯한 코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유 시장이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이라 해도 현재 본업은 300만 인천시민을 아우르고 있는 인천시장인 만큼 이러한 발언은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런데 유 시장은 이후 자신의 글을 이미지 파일로 만들면서 인천시의 현재 로고인 ‘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CI를 붙이기까지 했는데 이는 큰 문제로 지적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자신이 밝힌 바는 ‘정치적’인 사안임에도 이를 인천시의 행정과 연결시켜 마치 인천시민 전체가 탄핵에 반대하며 민주당 심판에 동조하는 그림을 억지로 만들려고 하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

이러한 유 시장의 언행들을 확인한 정치권은 물론 지역사회에서도 유 시장에 대한 비난과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인천시의원들은 ‘망언 제조기 유정복 시장은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한 국민의 촛불을 직시하라’는 제하의 공동성명을 내고 “진짜 민생과 민주주의를 걱정한다 내뱉은 망언 일체를 철회하고 사죄하며 국정 공백 속 시민 혼란을 최소화하도록 시정운영에 집중하라”고 질타했다.

시의원들은 “윤석열이 탄핵된 이 상황에서 반성은커녕 모든 혼란의 책임을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에게 떠넘기는 모습은 국민 목소리를 무시하는 것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라며 “사실상 여당 앵무새”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비상계엄 사태 직후에도 그가 계엄이 야당폭거에 대한 조치였다는 망언을 내뱉은 이력이 있는 만큼 생각한다면 유 시장은 시민이 행복한 초일류도시를 꿈꾸는 시장인지 아니면 윤석열이 행복한 초망언도시의 시장인지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 “현 국정 공백의 책임을 야당에 떠넘긴다는 건 결국 탄핵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으로 결국 그의 발언은 탄핵 정국에서의 국민 뜻은 외면하고 국민들이 들었던 촛불과 외침을 폄하하면서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발언이며 여전히 윤석열을 그리워한다는 증거”라고 꼬집기도 했다.

민주당 인천시의원들이 유정복 시장의 망언에 항의하는 성명서를 인천시장실에 전달하기 전 성명서를 담은 봉투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출처=김대영 인천시의원 SNS)

 

시의원들은 이같은 성명서를 인천시에 직접 들고 가 항의방문을 하고 전달하기도 했는데 이후 김명주 시의원(서구6)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치인으로서 메시지보다는 인천시민의 수장 역할을 해야 할 사람이 중앙정치에서 탄핵 가결까지 된 상황에서마저 저런 망언을 했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 강화·옹진 등 북한 접경지역의 주민들은 지금도 대남방송 등으로 인해 삶의 위협을 받고 있고 인천 전반에서도 소상공인들이 정말 어려울 정도”라며 “정치인으로서 개인적 메시지에 인천시 로고를 쓴 것도 정말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SNS를 통해서도 유 시장에게 “혹시 건강 상태가 안좋으시냐, 요즘 연말이라 약주가 과한 건 아닌지 걱정된다”며 비꼬기도 했다.

김대영 시의원도 자신의 SNS에서 “결국 유 시장도 비상계엄을 동조하고 탄핵에 반대한다는 뜻을 던진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비정상적 사고의 망언과 행동을 지속한다면 국회 앞 촛불이 애뜰광장에서 재현될 수 있음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김 의원은 유 시장의 글에 대해서도 “혹시 시장님도 윤석열의 계엄이 정당했다고 은연중에 내비치시는 거냐”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는데 실제 유 시장의 발언은 시민들에게도 사실상 ‘망언’으로 평가받는 분위기다.

지역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인사들을 비롯해 예술인들과 시민들까지 유 시장에 대한 비판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

인천 예술가인 오석근 작가는 “(유 시장 본인이야말로) 시장을 두 번하는데 변한 것도 잘한 것도 없이 속이랑 머리랑 다 비어 보인다”며 “어떤 철학도 가치도 없이 속물적인 생각과 행동을 하는 것, 정말 우습다. 당신이 시장인게 수치스럽다”고 힐난했다.

다른 시민들의 댓글에서도 “내란동조 내란부역자가 인천시민의 대리인이 될 자격이 없다. 당장 인천 시민에게 사죄하고 사퇴하라”, “현실을 못 보고 국민의 뜻을 외면하는 당신, 정치 그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등의 내용이 이어지고 있다.

또 “소수 지지자들만 안고 가겠다는 말이냐, 내란수괴는 국민의힘의 ‘정점’이었던 만큼 통찰과 반성도 없이 라이벌 당의 척결 등을 외친다면, 당도 시장도 다음은 없다”는 경고성의 글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