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의 박선원 의원(인천부평을, 민)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과 관련해 작전 등에 참여했던 장병들로부터 상당한 양의 제보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개적으로 알려진 내용 중 일부를 확인한 시민들 중 자녀나 친척 등을 군에 보낸 경우 소위 ‘뚜껑이 열린다’는 표현을 쓰며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등의 분위기도 연출되고 있다.
4일 박 의원은 “불법적인 12.3 친위 쿠데타(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및 군부대의 국회 침입 등을 뜻함)와 관련해 참여 장병들로부터 여러 제보가 접수되고 있다”며 “계엄군 내부 동향과 임무 등에 대한 제보 내용을 공개코자 한다”고 밝혔다.
제보에 따르면 계엄군으로 출동했던 707 특수임무단(이하 707단) 등에겐 2일 월요일부터 출동대기 명령이 떨어졌다.
때문에 당시 외부훈련 취소 및 주둔지 대기명령이 하달됐고 비상계엄 선포날이었던 3일 낮엔 합동훈련, 전술평가가 모두 취소됐고 출동을 위한 군장검사 등 준비작업이 있었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 계엄군으로 투입된 707단은 계엄령이 발표된 22시 30분 직후 휴대전화 회수에 이어 계엄령 발표 직후 실탄도 지급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707단은 샷건, 소총, 기관단총, 야간투시경, 통로개척장비 등을 갖췄고 저격수들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계엄령 발표 이전인 20시 경에 707단 대원들에게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실제출동 예고와 대기명령이 하달된 상태였다”며 “때문에 계엄령 발표 1시간여 만에 계엄군이 헬기를 통해 국회로 출동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폭로했다.
박 의원은 “국회에 불법 난입한 계엄군에겐 부대별로 체계적 명령이 하달된 것으로 전해진다”며 당시 부대별로 맡은 임무라고 제보받은 내용들을 첨부해 설명하기도 했다.
707단은 국회본청 진입과 요인체포 및 본회의 해산 등을, 1공수특전여단은 707단 국회 본청 진입 시 외곽경계 임무를, 3공수특전여단은 전시 계엄지휘소로 예정됐던 과천 B-1 벙커 경계를, 특전사 특수작전항공단은 UH-60P 특수작전용 헬기를 통해 병력수송을,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특임대(SDT)는 요인 체포조 또는 예비대로 운용했을 가능성이 제보로 확인됐다는 것.
이어 1시간여 뒤 박 의원은 당시 707단 대원들이 처했던 상황과 임무 등에 대해 추가제보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계엄군으로 출동한 707단은 출동 당일 20시 경 하달 된 문자메시지에서 ‘북한 관련 사안으로 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헬기가 국회에 착륙했다는 것.
때문에 헬기에서 내린 707단 대원들은 구체적인 임무를 하달받지도 못한 채 순간 어리둥절해 신속하게 움직이지 못했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
실제 당시 사진자료를 보면 헬기가 국회 경내에 착륙한 것은 3일 24시 정각 무렵이었지만 7대원들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한 것은 그로부터 40~50분이 지난 다음날 24시 45분 경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현장에서 707단 대원들에게 부여된 임무는 “막아라” 였으며 실제 요인 체포는 군사경찰 등 계엄 상황에서 민간인을 체포 및 연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별도 팀이 할 것이라는 얘길 들었다”고 전했다.
또 당시 현장에 출동한 특수작전항공단의 헬리콥터는 총 12대로, 일각에서 ‘24회 비행’ 이라고 알려진 건 항공작전에서 쏘티(sortie) 개념, 즉 12대가 2회 운항한 것이라는 설명이 있었다고 한다.
특수작전항공단은 해당 헬리콥터 12대의 운항계획을 3일 오전에 이미 제출했는데 이는 계엄 준비가 2일부터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었음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볼 수 있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
추가적으로 박 의원은 “군은 현 상황 비상근무에 따른 초과근무는 ‘공무원 수당 등의 업무지침’ 에 따라 초과근무 수당 지급 제외 대상이며 향후 식비도 징수할 계획이라고 장병들에게 전파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정권 유지에 눈이 먼 집권 세력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로 애꿎은 장병들만 고생하고 합당한 보상도 못 받는 것을 보면 윤석열 정권이야말로 군을 괴롭히는 반국가 세력” 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울화가 치민다’는 식으로 분노하고 있다. 특히 자녀를 군에 보냈거나 가까운 친척이 군복무를 하는 경우 부모 및 일가친척으로서 느끼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분노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대 초반의 자녀를 군에 보내고 있는 미추홀구 주민 김모씨(50)는 “나도 물론 그랬지만, 계엄을 발표 하는 순간부터 전 군이 비상모드로 움직인다는 것은 국민들 모두 알고 그래서 부모들은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심적 부담감이 크다”고 밝혔다.
김씨는 “밤 10시 이후면 군에 있는 자녀들과는 사실 전화통화가 힘든데 그런 상황 속에서 일반 사병들을 심적으로도 위험한 업무에 투입하는 건 물론 불법적인 쿠데타에 장병들이 이용당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로서 대통령과 계엄세력에 대한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