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소음 공격으로 인한 피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현장 점검 모습 (사진=강화군청)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강화군이 북한의 소음 방송으로 접경지역 주민들의 피해에 대한 긴급대책으로 추진 중인 방음시설 설치 지원사업에 ‘방향성’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해당 사업이 초기 비용의 대책 없이 ‘선 자부담’을 전제하고 있기에 선정이 됐다 해도 저소득층 가구는 지원을 아예 포기하고 있다는 것인데 강화군 역시 이를 파악은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화군은 현재 북한의 간헐적 도발에 해당되는 소음 방송 공격에 따른 주민 보호를 명목으로 지난달 29일부터 ‘방음시설 설치 지원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강화군은 지역 내 소음 피해가 가장 심각한 곳이 송해면 당산리로 보고 이 지역 35가구를 대상으로 우선 실시된다. 이를 위한 총사업비는 3억 5천만 원으로 시비와 군비가 7:3 비율로 지원된다.

지난달 29일부터 송해면사무소에서 접수를 받고 있으며 신청 자격은 주택 소유자 또는 소유자의 위임을 받을 시 신청할 수 있는데 지원 금액은 가구당 최대 1천만 원까지이고 초과분은 신청자가 본인 부담해야 한다.

신청을 하게 되면 소음방송 지점과 거주지 간 거리, 실제 거주 인원 및 기간, 임신부·아동·중증질환자 등 소음 피해에 취약한 가구원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원 대상 가구를 선정하게 되는 절차다.

문제는 이 지원이 ‘선부담 후지원’의 형식이기에 사실상 저소득층을 외면한 정책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는 점이다. 즉 우선 자비로 방음시설을 설치하고 증빙자료들을 기관에 제출하면 지원금을 받는 것이라 초기비용 마련이 힘든 저소득층은 지원을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는 것.

최근 박용철 강화군수는 “북한 소음공격이 확대되는 양상을 감안했을 때 추가 대책도 필요한 상황”이라며 “관계기관과 협력해 주민들의 신속한 생활 안정을 위해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초기비용이 없는 가구는 신경을 쓰지 않은 듯한 행정의 방향성은 군수의 이러한 약속과도 맞지 않는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 공사를 할 돈이 없으면 지원도 안 해주겠다는 얘기로 들릴 수 있기 때문.

강화군은 뒤늦게 사실을 파악하고 방음설치업체와 협의해 초기비용이 없어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내부 검토하겠다는 입장인데 사전에 이러한 부분도 검토가 됐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서는 불가피하다.

또 10월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는 참고인으로 출석한 강화군 일부 주민 중 자영업자에 해당되는 주민들이 경제적 어려움 등을 호소했던 사례가 있었던 만큼 소음 피해에 대해 다각도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강화군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