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 배영수 기자) 인천에서 가장 활발하게 인천시정을 견제하며 시민운동을 벌여왔다고 평가되는 두 시민단체가 주민참여예산 문제를 두고 완전히 갈라져 서로가 비방전을 본격화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22일 인천평화복지연대(이하 평복연)은 22일 논평을 내고 “인천경실련이 시 감사결과 발표에 이어 민선7기 주민참여예산과 평화도시조성사업을 타켓으로 연이은 성명을 발표하며 시정 감시를 할 시민단체가 시민단체를 탄압하는 시정과 한 몸이 돼 벌이는 행보에 안타까움을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인천시는 지난달 25일 민선7기 시정부가 추진했던 주민참여예산 사업들을 감사한 결과 위탁이 불가능한 고유사무(주민참여예산지원센터 운영)를 전임 시정부가 특정단체에 민간위탁한 것이 위법하다고 밝히는 등 여러 문제들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민간위탁법인 회원과 관련자 21명을 센터의 주민참여예산 민간지원관과 강사 및, 운영·자문위원으로 선정해 4년간 약 4억 원의 인건비성 예산을 지급해 공정성을 저해했다는 등의 문제도 함께 밝혔다.
당시 시의 감사결과 발표에는 특정단체의 이름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사안을 지켜본 시민들이라면 평복연을 지칭하는 것쯤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상황이다.
시는 이후 주민참여예산사업에 대한 부적절한 정황에 대해 “수사당국의 수사가 필요하다”며 수사의뢰를 할 계획도 밝혔었는데 바로 다음날인 26일 인천경실련이 성명을 내며 평복연을 더욱 자극하고 나섰다.
당시 인천경실련의 성명 내용은 “민간단체 및 관련자들이 주민참여예산과 남북교류협력 등을 빙자해 사적 이익을 추구했다”며 “이들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수사 의뢰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인천경실련은 이달 7일에도 논평을 내고 수도권 대체매립지 공약 및 항만 사유화 문제 등과 함께 주민참여예산 논란에 대해 국회의 국정감사를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특히 “국회 행안위와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자체의 주민참여예산, 남북교류협력기금 관련 ‘민간단체 보조금’ 사업에 대한 집행실태를 감사하라”고 나서면서 사실상 평복연을 겨냥하고 있음을 가감없이 보여주기도 했다.
현재까지의 정황으로는 평복연이 상당히 불리한 부분이 있어 보인다. 비록 올해 총선에서 국회 구성이 바뀌기는 했지만 지난 21대 국회에서 실제 주민참여예산에 대한 문제가 지적된 바가 있긴 했기 때문.
당시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행안위 소속의 여당(국힘) 의원들을 중심으로 “민선7기 인천시에서 주민참여예산이 480억 원대로 기존 14억 원보다 35배가 늘었고 예산 자체도 위법하게 쓰였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
여기에 현 유정복 인천시장이 2년 전 취임 직후 주민참여예산 규모를 조정하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축소’를 시사하기도 하면서 2022년 485억 원이었던 주민참여예산은 지난해 196억 원에 이어 올해 33억 원으로 대폭 줄었다.
평복연은 “우리는 인천시의 잘못된 시정에 대해 더욱 강력한 감시자의 역할을 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인천경실련도 시민단체 위치에서 역할을 함께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인천경실련은 지난 7일 논평에서 행안위 소속의 지역 국회의원인 배준영(중·강화·옹진, 국), 모경종(서구병, 민) 등을 직접 지목하며 “주민참여예산의 집행실태와 민간위탁의 위법성을 현안으로 들여다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평복연과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