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청사 (사진=인천시의회)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자신들의 외유성 출장을 위해 짜투리 예산까지 알뜰히(?) 털 생각만 하고 있었던 인천시의원들 일부가 해외 출장일정을 취소하는 등 여론을 애써 진화하려는 모습이다. (관련기사 하단 링크 참조) 

그러나 의원 1인 당 출장예산 5백 만 원을 남겨두고 ‘미국행’을 꿈꾸고 있는 시의원들은 아직 그 욕망(?)을 포기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가라앉지 못할 전망이다.

인천시의회 등에 따르면 6명(김명주, 김종배, 유승분, 이인교, 임관만, 조성환-이상 가나다순)의 시의원들과 의회사무처 직원 2명 등은 다음 달 28일부터 30일까지 2박 3일로 중국 웨이하이로의 출장 계획을 전면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의원 6인은 지난 6월 활동을 끝낸 전반기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로 전반기에 1인 당 410만 원의 예산으로 호주 출장을 다녀왔고 현재 각자의 출장비용을 90만 원 씩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 후반기 의회가 가동되며 후반기에도 건교위 소속으로 남은 이인교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가 타 상임위로 흩어졌다.

그런데 전반기에 본인들이 사용한 출장비용이 90만 원이 남아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상임위에 속해있지도 못한 이들이 사실상 목적도 없는 2박 3일의 출장일정을 잡으면서 지역 시민단체들과 복수의 언론 등은 일제히 ‘본인들의 짜투리 예산 털기’라고 비판의 시선을 견지하고 나섰다.

그러자 이들 시의원들이 출장일정 여부에 대해 논의를 거친 뒤 중국 출장은 가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중국 외유출장 논란은 없던 일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본인들의 출장예산을 5백만 원씩 남겨놓고 있는 다른 7명(김유곤, 김재동, 박종혁, 신영희, 이강구, 장성숙, 허식-이상 가나다순)과 의회사무처 직원 3명의 미국 출장계획은 현재 시의회에 공식적으로 접수된 뒤 하등의 변동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역시 7명의 소속 상임위가 행정안전위원회 2명(김재동, 신영희), 문화복지위원회 1명(장성숙), 산업경제위원회 2명(김유곤, 이강구), 건설교통위원회 2명(박종혁, 허식) 소속으로 모두 다르다.

앞서 중국 출장논란과 마찬가지로 동일하게 출장예산이 남은 의원들끼리 급조해 출장일정을 잡은 것으로 확인할 수 있고 실제로 이 논란이 최초 여론화된 시점에서는 방문 계획 중이라는 현지 기관과 일정 및 목적 등을 구체화하지도 않았던 상황이었다.

먼저 목적지부터 정해두고 ‘끼워맞추기’로 방문목적 서류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는데 그간의 역대 인천시의회는 이런 식의 해외출장 계획을 수립할 때마다 언론 및 지역사회 등으로부터 ‘사실상 외유’라는 비판을 항상 받아왔었다.

이번 미국 출장도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지의 공공기관에 대해 방문을 완전히 조율하기 전에 출장계획이 세부예산까지 포함해 수립된 만큼 ‘외유’라는 비판을 들을 수밖에 없는 것.

시의회는 이를 의식한 듯 최근까지 시의원들이 방문 예정이라는 현지 공공기관과의 조율을 서둘렀지만 27일 오후 2시 현재까지 필라델피아의 2곳은 아직 일정 등 조율을 완료하지 못해 이날 저녁시간에야 줌(Zoom) 회의를 통해 조율하겠다는 계획이다.

추가적으로 이들 출장 일정을 보면 공공기관보다는 누가 봐도 관광지로 볼 수 있는 곳들(뉴욕 자유의 여신상, 센트럴파크, 타임스퀘어, 필라델피아 독립기념관 등)의 비중이 더 큰 것도 비판의 지점 중 하나다.

게다가 이번 미국 출장은 시의원들의 1인 당 연간 출장 허용 비용인 500만 원을 ‘최대치’로 잡아 사실상 출장비를 안 썼던 시의원들이 ‘확실히 예산을 털어 내 몫을 챙기겠다’는 의도를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시의회는 특별한 변동이 없는 한 오는 2일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해당 출장 건에 대해 심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심사위가 지금까지 시의원들의 국외출장에 제동을 건 바가 없는 ‘형식적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7명 시의원들은 ‘지역사회의 비판은 안중에 없느냐’는 등의 힐난을 받을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높아 보인다.

거리가 가까워 사비로도 그렇게 큰 돈이 들지 않는 중국 여행은 지역사회에서 들고 일어나면 참고 포기할 수 있지만, 이역만리 미국은 지역사회에서 비판을 하든 말든 못 참고 가겠다는 ‘고약한 심보’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다른 시의원들이 ‘중국 출장을 취소했다’고 외유성 출장 논란이 진화되기는 어려운 이유다.

이에 기자가 시의회 측에 “상임위 별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만 해외출장이 가능한 인원들이 선발돼 움직이는 게 맞지 않느냐”고 묻자 시의회 관계자는 “여비규정 등에 맞게 출장 견적 등을 잡다보니 불가피한 부분들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출장 논란을 보면서 담당자 개인으로서 본 문제점은 대략 서너 가지 정도로 추려지는데 의회 내부에서 관련 조례 등 작업들은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