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사진=인천시의회)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4.10 총선에서 선거전에 임했던 인천시의원들이 총선이 끝난 후 ‘공무국외출장’의 명목으로 해외 출장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일부 상임위원회는 계획서조차 없이 출장길에 오르는 등 사실상 상당수 시의원들의 해외출장길이 ‘사실상의 외유가 아니냐’는 지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까지 인천시의회 및 인천시 등을 통해 확인한 내용 및 취재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시의회 3개 상임위와 청년특별위원회 등 특위 등에 소속된 시의원 19명이 지난달 해외출장길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현 인천시의회 전체의석이 40석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절반’이 이달 의회와 지역을 지키지 않고 해외에 오른 것인데 과연 출장목적에 맞는 활동을 한 거냐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온다. 우선 건설교통위원회는 지난 23일부터 30일까지 호주행을 다녀왔다. 

위원장인 임관만 의원(중구1, 국)을 비롯한 6명의 건교위 소속 시의원과 시의회 소속 공무원 3인이 동행하면서 시의원 1명 당 약 450만 원, 공무원 1인 당 약 370만 원씩 총 3,800만 원 가량의 시민 혈세가 소비됐다.

이들은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에 소재한 빅토리아주정부와 멜버른시청, 시드니시청을 방문했고 시드니 포트스테판, 블루마운틴 시찰과 달링하버, 바랑가루 등을 둘러보고 오는 일정이었는데 건교위가 제출한 계획서에는 지역 특성화 사업 모색 및 항만 재개발 우수 사례 조사 차원이라고 명기했다.

그런가 하면 산업경제위원회는 지난달 22일부터 30일까지 9일간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산경위 소속 시의원 6명과 및 공무원 3인 등 9인이 출장길에 올랐는데 이들 역시 1인당 건교위와 비슷한 예산을 시민 혈세로 소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경위의 해외 일정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시청 기후중립 마스터플랜 추진 현황을 살펴보고 린츠 솔라시티, 할슈타트호 수변 공원 등을 둘러보고 또 체코 프라하시청의 하천 및 도시 경관 보전 사례를 보고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 수변 공간 등을 둘러보는 등의 내용이었다.

특히 산경위는 적잖은 기간을 해외출장길에 올랐음에도 공무국외출장 계획서 자체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말만 선진사례 시찰일 뿐 사실상 외유성 출장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교육위원회의 경우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8일간 캐나다를 방문했는데 위원장인 신충식 의원 등 시의원 6인과 공무원 5인 등 모두 11명이 동행해 약 5,700만 원 가량의 예산을 소비했다. 

특히 교육위의 출장자 명단에는 시의회 의장으로 해당 위원회 소속도 아닌 이봉락 의장이 함께 포함돼 있었는데 이 부분도 논란의 소지가 있는 상태다.

교육위는 캐나다 재활용 사례 연구를 통한 폐교 활용 방안과 및 평생교육 사례 조사 등을 명목으로 캐나다 밴쿠버와 캘거리, 빅토리아섬 등을 둘러보고 이 지역의 공공도서관과 록키산맥 야외학습센터, 그랜빌 아일랜드 등을 방문하는 일정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가 하면 시의회 내에서 젊은 의원들로 구성된 ‘청년특별위원회’는 7인의 시의원과 3인의 공무원 등 총 10인이 지난달 23일부터 말일까지 8일 간 독일과 벨기에를 방문하는 일정을 꾸리고 해외를 다녀왔다.

이들의 일정에서는 약 5천여만 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단비 의원(부평3, 국)의 경우 자신의 경비는 자부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일정이 외유성 비판에서 불가피할 수 있다는 예상이 사전에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년특위가 제출한 공무국외출장 계획서의 해외 일정에는 방문기관이 일방적으로 열거됐을 뿐 세부적인 일정 등이 모두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같은 지적에서 더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건교위 역시 계획서를 내기는 했으나 역시 대강의 개괄적 일정만 적어놨을 뿐 청년특위와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출장일정이 나와있지는 않아 역시 외유성 논란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시의원들이 ‘필요’에 의해 해외 출장길에 오르여면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에 출장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출장계획서를 내고 심사를 받는 건 출장의 필요성이나 합리성이나 타당성, 출장기관과의 사전협의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절차다.

물론 공무국외출장이라는 것이 시의원들에게는 의정활동의 전문성이나 대외적 소통 등 역량 강화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시의원들은 특히 자신들의 목적과 어긋난 의미의 출장길에 오르면 안 된다. 이들의 움직임에 모두 ‘시민 혈세’가 들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출장일정 전에 제출한 계획서의 내용이 전반적으로 부실했던 점은 이전의 역대 시의회에서도 많이 드러난 다시말해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그간 지역사회에서 많이 있어왔다.

따라서 심사위에 계획서를 내고 심의를 받는 과정에 ‘사실상의 형식적 요식행위’라는 지적도 오래 전부터 나왔고, 이에 시민단체 전반에서는 해외출장의 구체적인 내용을 상세히 기술해 전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시민들이 이에 대해 직접 평가해야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데에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처럼 총선 전에는 ‘몸을 사리’다가 선거가 끝난 직후 ‘너나 할 거 없이 앞다투어 해외’ 출장길에 오른 것만 봐도 상당수의 시민들에게서 ‘외유성’이라는 비판을 받을 만한 정황인데 이 부분 역시 시의원들이 자초한 것으로 봐도 전혀 무리가 없다.

인천평화복지연대 관계자는 “시의원, 공무원들의 해외시찰은 최소 수천억 원 이상의 예산이 드는 만만찮은 부담을 전제하는데 그런 활동이 향후 의정에 얼마나 반영되었는지를 시민들이 직접 평가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될 필요가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