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송도 주민들과 송도 정치권 일각에서 잊을만하면 나오고 있는 송도지역의 분구 주장이 또 고개를 들고 있다.
수년 전 국민의힘의 전신 자유한국당이 주장했던 것을 이번엔 민주당이 사실상 주장하고 나서면서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정치놀음’이라는 비아냥도 나온다.
송도 지역구 국회의원인 정일영 의원(연수을, 민)에 따르면 정 의원실은 다음 달 29일 송도에서 송도특별자치구 설치 추진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6월 정 의원 본인이 ‘송도특별자치구 설치법’을 대표발의하면서 그 일환으로 추진하는 것이기도 한데 이미 지난 9일 국회에서 1차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었다.
정 의원은 발의 당시 “비효율적인 행정체계가 대규모 도시개발과 국책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주민들의 우려가 많기 때문에 송도특별자치구 설치 법률안을 제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대표발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송도지구의 분구에 대한 주장은 지난 2010년 민선 5기 당시 송영길 전 시장이 재임하던 시기 때부터 나왔는데 이러한 주장이 송도지구 내 주민단체 등으로부터 나오면서 이후 선거 때마다 송도지구에서 정치인들의 ‘단골메뉴’가 됐다.
그간 송도 주민들이 분구를 주장하는 이유는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에 의해 송도지구의 발전이 늦어지고 예산이 삭감되고 있다는 논리에 따른 것이다. 송도지구가 ‘국제도시’라는 명칭으로 불리는 만큼 그에 맞는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예산 및 계획을 짜고 운영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이러한 송도주민들의 분구 주장은 그간 송도지역에 대한 정치인들의 ‘표심 얻기’ 용도였지만 민선 8기 들어 유정복 인천시장이 추진하는 행정구역 개편 등을 본인들의 명분으로 삼아 자신들도 분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계속 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송도 주민들의 분구 요구는 예전에도 비슷한 지적이 있었지만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연수구 자체가 송도지구를 포함한다 해도 올해 8월 기준 40만 명이 안 되는 상황이라 아직까지는 정부가 규정하는 기준에 미달되기 때문.
물론 현행법상으로는 분구의 조건을 규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행정안전부의 ‘행정구역 실무편람’에 따르면 광역시는 인구 50만 명을 초과한 군·구가 분구를 검토할 수 있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하지만 현재 인천지역의 경우 과거 남동구가 2015년 53만 명을 넘어섰고 부평구는 지난 2010~2015년 기준으로 오랫동안 55만 명이 넘어있었지만 분구를 하지 않았다. 앞서 언급대로 ‘검토’의 대상일 뿐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
연수구가 앞서 남동·부평구의 경우처럼 인구 50만을 넘어서지도 못한데다 원도심과 신도시의 지역 간 편차가 가장 강하게 나타나면서 지역사회의 고민이 컸던 점을 감안하면 송도 주민들만이 지역 정서를 외면하고 눈치없는 주장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은 얼마든 가능하다.
또 과거의 분구 주장은 주로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의 정치권 인사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해온 주장이었는데 최근에는 오히려 민주당이 이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도 일각에서는 ‘웃기다’는 비아냥마저 나온다.
그간 여야 가리지 않고 균형발전 기조를 강조해왔던 정치인들이 결국 ‘표심’에 휘둘려 주민들 눈치나 살살 보면서 스스로 지역 균형발전을 외면한다는 지적까지도 덧붙일 수 있기 때문.
인천시 역시 송도 주민들이 분구를 주장하는 상황은 알고 있지만 엄연히 연수구 내 관할지역인 만큼 다른 지역 주민들의 입장과 의견도 살펴 가면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주장엔 ‘우회적’으로 제동을 거는 듯한 모습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송도 분구 주장에 대해 “물론 주민들의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하고 여기에 행정상의 필요성 및 지속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필요성이 인정되고 지역 차원에서 합의가 되어야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역사회 전반으로 보면 송도만 분구의 특혜를 주는 것을 그간 많은 시민사회진영에서 반대해온 만큼 송도지구 바깥의 의견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뜻을 에둘러 내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연수구의 총 인구 39만 7천여 명 중 송도국제도시 인구는 총 20만 9천 명 정도로 전체 52% 정도다. 아직 남은 추가적인 개발사업 등을 감안하면 추후 인구는 30만 명을 넘길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다만 지역사회 전반에서는 그렇게 50만을 넘길 수 있다 해도 과거 남동·부평구의 선례를 감안하고 균형발전의 기조가 아직 남아있는 분위기에서 괜한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분구는 ‘추진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좀 더 많은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