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 배영수기자) 31일 유정복 인천시장으로부터 발표된 인천시의 행정구역 개편에 연수구가 입장을 발표했다.  

그런데 연수구는 이번 시의 개편안과 직접 관계가 없는 데다, 아직 분구기준도 충족하지 않고 있는 만큼 ‘뜬금없다’는 반응도 예상되고 있다.

1일 연수구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31일 인천시에서 발표한 지역 행정체계에 대한 미래지향적 개편 추진안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수구는 “지난 1995년 확정된 2군·8구의 인천시 지방행정체제 이후 61만 명의 인구가 늘어났고 기초자치단체 당 평균 인구가 29.6만 명에 이르러 전국 광역시 중 최고 수준인데다 민원도 세 번째로 많은 연간 110만 건에 이를 만큼 행정수요가 급증했다”고 운을 뗐다.

다만 연수구는 이렇게 운을 뗀 뒤 본격적인 속내를 밝히는 모양새다.

연수구는 송도신도심과 원도심으로 이분화되어 인구 유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연수구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번 지방행정체계 개편안에 연수구 분구 논의가 명시되지 않은 부분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라는 입장이다.

연수구 측은 “송도국제도시의 지속적인 개발과 인구유입으로 행정 및 도시관리 효율성과 주민 편익을 감안해 추가 의견 수렴과 함께 행정체제 개편 논의에 연수구 문제를 적극 포함시켜 줄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원도심의 균형발전을 위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1기신도시 특별법에 연수구를 포함시키고 원도심의 혁신적인 주거환경 개선과 GTX-B 노선의 원도심 정차 등도 적극 반영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도 말했다.

연수구가 이같은 불만(?)의 표시를 한 것은 현직 구청장인 이재호 연수구청장의 선거 당시 공약내용이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 구청장은 지난 5월 지방선거가 한창이던 당시 송도지구의 분구를 자신의 공약사항으로 내걸었던 바가 있다.

그런데 유 시장의 행정구역 개편안에서 연수구가 일단 논외 대상으로 빠지자 송도지구 민심을 감안해 입장을 낸 것으로 보인다는 게 지역정가 등의 분석이다.

실제 지난 31일 시의 개편안이 발표되자마자 송도지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온라인 카페 등)에서는 대책위 구성 등을 해서 대응하자는 등 불만 섞인 의견들이 상당수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송도지구 기반의 커뮤니티 ‘올댓송도’ 등에서도 송도국제도시가 이번 행정구역 개편의 논의 대상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 유감 혹은 불만의 입장 등이 나름 표명된 상태다.

이 구청장이 유 시장과 같은 정당 소속(국민의힘)임을 감안해 격한 반대는 하지 않으면서도 송도지역 일부 커뮤니티에서 나타난 민심을 감안한 자세가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가능하다.

그러나 연수구의 송도 분구 요청이 당장 이번 시의 개편안에 들어갔다면, 다른 더 큰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었다.

분구에 대해서는 행정안전부와의 사전협의 및 국회 입법 절차 등 복잡한 과정들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이런 다른 문제들을 다 떠나, 일단 연수구가 ‘기본적인 분구 요건’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송도지구의 인구는 정구 외국인을 모두 합쳐 약 19만 명 선이다. 연수구 관내를 모두 합쳐도 40만이 채 안되는 약 38만 7천여 명(6월 행정안정부 주민등록인구 통계 기준)에 불과하다.

송도국제도시의 현재 ‘계획인구’는 약 26만여 명으로 잡혀 있는데, 이를 모두 채운다고 하면 연수구의 인구는 약 50만 명 정도가 되어 그때가 되어서야 분구 기준을 만족할 수 있다.

그런데 송도국제도시는 현재 개발완료 목표 시점이 현재 2030년으로 잡혀 있고, 이는 직전 계획인 2027년 완료 시점보다 3년이 더 지연된 것이기도 하다.

또 현재 인천시 관내에서도 연수구보다 인구가 많은 구들이 있는 상황인데 40만 명도 안 되는 연수구가 분구를 주장하는 것은 “좀 지나치다”는 반응도 일각에선 나타나고 있다.

송도지구와 인근 타 원도심 지역 간 불균형 발전 또한 지역 여론을 통해 꾸준히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지자체에서 경제자유구역을 떼냈을 경우 재정 악화는 물론 지역간 갈등 유발 등 심각한 사회문제가 대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송도지구 커뮤니티 일부를 제외한 인천 내 시민단체들 대부분도 송도 분구에는 기본적으로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 역시 분구 요건도 안 되는 이른 시점에서 분구론이 왜 확산되는지를 분석하고 분구가 아닌 다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을 다수 개진하고 있다.

인천시로서는 여론을 외면하면서까지 무리하게 분구를 서두를 이유가 없는 셈이다.

유 시장 역시 “송도를 지금 분구하게 된다면 원도심 인구가 훨씬 줄어드는 등 여러 문제의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번 개편안에는 대상으로 넣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