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 배영수기자) 31일 유정복 인천시장이 발표한 인천시 행정구역 개편에 대해 ‘직접 해당’이 되는 기초자치단체들의 입장차이가 미묘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1일 중·동·서구 등 기초단체들과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인천시의 이번 행정구역 개편안은 중·동구의 통합 및 중구의 영종구 분리, 서구의 검단구 분리 등을 주 내용으로 하고, 검토가 유력했던 남동구의 경우 당분간은 추가 검토대상으로 분류해 주민 의견수렴 등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현재 인천시의 기초단체는 2군·8구 체제로 돼 있다. 이번 유 시장의 개편안은 ‘결과’만을 놓고 보면 1개 구를 증편하는 ‘2군·9구’ 체제로 가자는 것이다.

해당 개편안의 중심에 서 있는 중·동·서구 및 남동구의 입장은 ‘원론적’으로는 찬성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다만, 각 구가 처한 상황에 따른 입장 차는 미묘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지역정가 등의 판단으로 보인다.

남동구는 31일 늦은 오후 경 보도자료를 내고 “박종효 남동구청장이 구민들 뜻과 발전방향 등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며 “현재 구월2지구에 3기신도시가 예정돼 있는 만큼 향후 인구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개편안에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구 역시 “이번 개편안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함으로써 행정체제 개편이 주민 단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찬성의 입장을 냈다.

다만 서구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분구 자체’는 이의제기를 할 이유가 없으나 원도심을 중심으로 지역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이번 개편안을 통해 심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가장 입장차가 두드러지는 곳은 중·동구다. 중구 내륙과 동구는 서로 인접해 있고 주민 정서도 비슷한 부분이 있지만, 정작 기초단체가 처한 상황이 확연히 다르다보니 입장 차이도 다소 크게 나타난다는 평가다.

동구의 경우 시의 개편안 발표가 되자마자 신속히 보도자료를 내고 “중구 내륙지역과의 행정구역 통합에 적극 찬성한다”고 입장을 낸 바가 있다.

김찬진 동구청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 구가 중구 내륙과 통합하면 제물포 르네상스 추진 등 원도심 개발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결국 우리 구가 인천의 중심지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구의 경우는 “분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나 내륙과 동구의 활성화에 대한 뚜렷한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억지로 통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적극 찬성의 입장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김정헌 중구청장 역시 “중구 내륙지역과 동구의 통합은 주민들이 이해할 수 있게 추진되어야 하며, 바람직한 통합을 위해서는 인천시가 이들 지역의 발전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을 쥐어줄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정치적인 해석’으로 보면 중·동구 간 이른 바 ‘밥그릇 싸움’으로 해석될 요지도 있다. 정주 인구와 관할지역이 많으면 많을수록 기초단체의 영향력이라던지 정부나 인천시 교부금 등 지원규모에 있어서도 유리함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개편안에 대해 “주민의견 수렴 등의 공론화 과정이 부족했다”는 등의 지적은 꾸준히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간 지자체 중심으로는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 있어왔다고는 하지만, 주민들은 대부분 31일 발표된 개편안에 대한 내용을 처음 들었다며 어리둥절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인천시는 물론 해당 기초단체들의 입장 전언 및 입장문 등에서도 나타난 “주민 의견수렴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는 등의 문구를 보면, 사전 의견수렴 등의 과정이 있었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논평을 통해 “이번 개편안은 시민 의견수렴 과정은 물론, 시의회 상임위 보고나 지역구 국회의원과의 협의, 각 기초지자체 공무원과의 의견 교류 등이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인천시 내부의 분위기는 일단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으로 읽힌다.

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기초단체 단위에서는 반대 입장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관련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의견 수렴 등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