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유정복 인천시장이 ‘국가급행사로 격상하겠다’는 의지를 강력 표출하고 있는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에 소위 ‘관제동원’ 의혹을 살 만한 행정을 펼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다.
이러한 논란이 일부 시민단체 등에 의해 확산되며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지만 시는 과거 군부시절 관제동원이 아니라며 이런 비판여론에 맞서고 있어 논란은 더더욱 커질 전망이다.
10일 인천평화복지연대(이하 평복연)는 ‘평화도시 역행하는 인천상륙작전 대규모 기념행사 중단하라’는 제하의 성명을 내고 “군사정권 시절에나 있었던 주민을 동원하는 방식의 전쟁 기념행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앞서 인천시는 11일부터 인천상륙작전 74년 기념주간 행사를 예정하고 있다. 이중 11일 오후 2시 30분부터 4시까지 동인천역서부터 인천축구전용경기장까지 1.4km 구간에서 시가행진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까지 이 시가행진에는 참전용사와 해병대와 해군 의장대, 17사단 등 전·현직 군관계 인력들이 참여를 계획하고 있거나 참여의사를 밝혀오면서 ‘준 군사 시가행진’으로 기획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인천시는 이에 더해 자유총연맹 등 3곳의 관변단체와 주민자치회와 의용소방대, 자율방범대 등에도 100여 명씩 거리응원에 참여할 것을 협조 요청한 것이 드러났는데 시민사회진영에서 단체 별로 참여 명수를 할당한 것 등에 대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평복연 역시 이를 확인한 뒤 “이게 말이 협조 요청이지, 사실상 100명씩 주민 강제 할당을 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80년대 군사정권 시절에나 있었던 관제 동원을 지금의 인천시가 하고 있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또 평복연은 인천상륙작전의 이 같은 기념화가 동북아 평화 분위기를 해치고 역사 왜곡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그간의 언론과 지역사회의 비판 등도 인용하면서 이런 기념화가 인천시민들에게 무슨 실익을 줄 수 있느냐는 입장도 함께 전달했다.
평복연은 “과거 어떤 시정부에서도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는 대규모를 의도하지 않았으나 유 시장은 국제행사로 추진한다면서 지난해부터 약 50억 원의 예산을 들였고 내년 75주년에는 참전국을 초대하겠다는 계획도 있는데 문제가 있어 보인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해결되지 않은 월미도 원주민 포격사건과 귀향문제를 비롯해 역사적 재평가 등 시민들의 안녕에 걸림돌이 된다는 부정적 평가가 있다 보니 시가 내년 대규모 사업화를 위해 전쟁 기념행사에 주민들을 동원해 생색을 내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평복연 관계자는 “인천시민들은 전쟁을 관광상품화하고 승전 퍼레이드를 하는 것보다 평화와 시민들의 민생을 위해 혈세가 쓰여지길 바란다”며 “유 시장은 전쟁과 갈등을 부추기는 기념행사에 관제동원을 즉각 중단하고 민생에 힘을 쏟으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80년대식 관제동원이라고 여론을 호도하는 시민단체에 유감이라는 입장이다. 강성옥 시 대변인은 “인천상륙작전의 역사적·평화적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시가행진의 원활한 진행과 현장 혼잡 등 상황 관리를 위해 유관단체들에 협조 요청을 한 것”이라며 “할당 인원 등에 대한 강제성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전반적으로는 시의 행정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중구 주민 조모씨(38)는 “전후과정이 어떻든 인천상륙작전은 인천시가 주도하는 ‘관변행사’에 해당되는 만큼 민간영역의 주민들을 모은다는 생각은 조심스러웠어야 했다”며 비판의 의견을 전했다.
서구 주민 김모씨(47)는 “지난해 자유총연맹 등이 참여했던 정부의 김장행사 등도 보수성향의 관변단체들과 공무원 등을 대거 동원했다는 이유로 논란이 됐는데 그런 행동이 과거와 달리 논란이 되는 것은 시대가 바뀌고 있다는 인증인데 인천시가 그런 눈을 따라가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역시 비판했다.
반면 중구 주민 박모씨(68)는 “인천시와 공무원들이 아무래도 사람을 모으는 것을 중요시 생각했다보니 일선 단체 등에 협조를 구한 걸로 보이는데 어쨌든 그들도 시의 요구에 동의했으니까 움직이는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다른 의견을 말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