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열린 인천상륙작전 기념 전승행사에서 전쟁 당시 포격 등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 (사진=인천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상륙작전 당시 포격으로 가족을 잃는 등 피해를 본 월미도 원주민들이 유정복 인천시장의 공약사항 중 하나로 언급되는 ‘인천상륙작전 기념사업’의 조례 제정 추진을 강력 반발했다. 

여기에 시민사회단체들은 인천을 ‘전쟁도시’ 이미지로 만들거냐면서 역시 조례 제정에 강하게 반대하는 뜻을 함께 밝혔다.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회와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등은 29일 인천시청 애뜰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상륙작전으로 쫓겨난 원주민들에게 대책을 마련하지 못할지언정 또 상처를 주는 정책을 추진하려 한다”고 우려했다.

이들 시민단체들의 반발은 인천시의회가 22일 ‘인천상륙작전 기념사업 추진에 관한 조례안’(이하 인천상륙작전 조례)을 입법 예고하고 다음달 5일 본회의에 상정할 것임을 예고하면서 나온 갈등의 일환이다.

이 조례는 이명규 시의원(부평1, 국)이 대표 발의해 국민의힘 의원 4명(김대중, 박창호, 인선옥, 이인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3명(김명주, 김종득, 박종혁)이 제안의원으로 참여했는데 시의회에서는 행정안전위원회가 논의할 사항이지만 발의 의원 중 행안위 소속이 단 한 명도 없는 상태다.

인천시는 이 조례와 관련해 내년부터 매년 1억 8,100만 원씩 예산을 투입, 향후 5년 동안 무려 9억 5백만 원을 신규 편성하는 것으로 추계했다.

해당 조례가 통과되면 유 시장의 정책 사업이 ‘제도’로 고착돼 추진되는 것으로 ‘시장 공약을 조례화’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또 현재 시가 월미도 원주민들의 귀향대책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데다 남북 경색 상황에서 이 같은 기념사업이 남북 및 국제관계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는 것이 시민사회단체 측 설명이다.

이들은 “그동안 국제적으로 ‘평화도시 인천’이라는 위상을 쌓으며 평화롭고 안전한 도시로 자리 잡았는데 반복되는 인천상륙작전 대규모 기념행사로 ‘전쟁도시 인천’이라는 이미지로와 불안한 도시로 각인될 것이라는 비판도 높다”고 주장했다.

과거 한국전쟁 당시였던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의 일환으로 벌어진 미군의 폭격으로 인해 당시 월미도에 살던 민간인 100여 명이 희생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당시 피해 주민들은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하다가 2020년이 되어서야 매달 25만원의 생활안정지원금을 그해 5월부터 받기 시작했지만 그 외엔 별다른 지원책이 없는 상태다.

시민단체들은 시의회 행안위에 “과연 인천상륙작전 조례가 인천시민들의 안전과 인천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지 신중히 논의함을 물론 시가 작년에 추진한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에 대한 평가와 시민적 공감이 충분한 지도 객관적으로 따져보라”고 촉구했다.

더불어 “인천시의 정책 사업을 제도화하는 데에는 당연히 ‘시민 혈세’가 들어가는 만큼 인천시의회가 충분히 평가하고 검증하는 역할에도 시민 눈높이를 맞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