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적고등학교 야구부 학생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덕적고, 2023년)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의 네 번째 고교야구부이자 ‘전국 유일’의 섬마을 야구부로 알려진 옹진군 덕적도 내 덕적고등학교 야구부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의 아쉬움이 크다. 

‘최초의 야구도시’로서 역사를 사진 인천에서 고교야구부의 해체가 진행되는 것이 부끄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옹진군 덕적고는 지난달 장광호 감독을 비롯한 야구부 지도자 4명에 대한 권고사직 절차를 진행시키고 있다. 

야구부원이 줄어들며 운영비가 축소돼 코치진을 유지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학교 측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덕적고는 2021년 10월 야구부를 창단해 인천서는 동산고-인천고-제물포고에 이어 네 번째로 야구부를 창단한 학교가 됐다.

당시 이 학교는 섬마을 학교들이 흔히 겪는 인구감소 위기 속에 전교생이 20명도 안 되는 등으로 폐고 위기를 겪다가 주민들 사이에서 야구부를 창단해 체육특성화고교로 만들자는 제안이 있었고 인천시교육청이 이를 받아들이며 야구부가 만들어졌다.

당시 ‘전국 유일의 섬마을 야구부’로 알려지며 야구 팬들 사이에선 제법 이슈가 되기도 했었고 창단된 지 얼마 안 된 2022년에는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16강 고지를 밟기도 하는 등 신생 야구부 치고는 놀라운 성적도 기록했었다.

특히 야구부를 이끌어온 장 감독은 동산고 출신의 ‘인천 토박이 야구인’으로 현역시절 태평양돌핀스와 현대유니콘스 등에서 포수로 활약했었기에 인천 야구팬들 다수가 알고 있는 야구인시이기도 해 더 주목을 받았었다.

그러나 덕적고는 학생들의 훈련과 숙식을 위한 기숙사 건립 등의 문제가 해결되아 축구장에서 야구 훈련을 하는 등 열악한 환경으로 어려움을 겪은 끝에 지난해 경부터 야구부원 학생들이 이탈하는 등 문제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실제 올해만도 2학년 선수 12명이 잇따라 전학 의사를 밝히며 최근 청룡기 고교야구선수권대회 이후 팀을 나갔고 그에 앞서 1학년 신입생 3명이 전학 혹은 다른 진로를 택하면서 학교를 떠난 바 있다.

이들 2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신입생들이 유입되지 않아 선수층이 얇아지는 것을 우려한 끝에 결국 야구부를 떠나는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져 아쉬움이 더 컸다.

결국 현재 야구부에는 3년만에 3학년 선수 몇 명만 남아 대학 진학 등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들이 졸업하면 사실상 야구부 운영은 불가능해지는 상황이다.

실제 덕적고 야구부는 대회 출전을 위한 최소 인원 14명을 채우지 못하면서 11일부터 시작한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출전을 포기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는데다 올해 기준 야구부를 포함한 학교 전체학생이 다시 15명으로 줄어 아예 폐교를 우려하는 상황까지 직면해 있다.

그러자 덕적도 내 주민들은 학교를 살린 야구부가 창단 3년여 만에 해체되는 위기를 인천시교육청 등이 보고도 뒷짐을 지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

한 덕적도 주민은 “다시 선수들을 모을 수 있게 되더라도 지금처럼 제대로 야구 훈련과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없다시피 하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인천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일단 협회 차원에서는 야구부 존치할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라면서도 “섬마을에서 학부모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훈련 환경과 거주 여건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인천시민들도 안타깝다는 반응과 함께 지역사회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인천시민 김모씨(48)는 “소위 구도(球都, 야구를 비롯한 구기종목의 도시) 소리를 듣는 인천에서 고교 야구부가 부족한 지원 등으로 해체된다면 야구 팬으로서 참 부끄러울 것 같다”며 “해체로까지 진행되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