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활동 중인 해경 헬기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음)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인천 남항이 위치한 항동 1-3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항동7가 108번지(라이프비취맨션 옆) 일대에 추진 중인 오피스텔 건립사업이 영종지역에 위치한 백운산 헬기장 항로와 겹치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다. 

비록 시가 유관기관 등과의 협의를 통해 높이를 낮출 수는 있다고는 하나 긴급상황에서의 안전문제와 직결되는 사항을 몰랐거나 알고도 외면한 게 아니냐는 등의 의혹은 나올 수 있기 때문.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해당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해당 부지 소유자로 현재 오피스텔 개발사업 주체인 ‘인천항동알로지스피에프브이(주)’와 도시계획 변경을 위한 ‘사전협상’ 단계를 밟고 있다.

이 사업자는 지난 5월 총 8만 8,115㎡ 부지에 지하 2층-지상 64층 규모로 높이 197m의 오피스텔 1,292호를 공급한다는 계획 하에 업무시설과 지식산업센터, 근린생활시설 등 계획을 담은 ‘도시계획 변경 사전협상 개발계획(안)’을 시에 제출한 바 있다.

이를 받아든 인천시는 지난달 유관 기관 내 전문가 자문을 마쳤는데 이 자문에는 시 내부의 유관부서와 관할인 중구청 및 인천시교육청, 그리고 인천항만공사와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및 서울지방항공청 등의 의견을 담았다.

이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서울항공청의 의견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항공청은 자문에서 이 건물이 예정된 높이로 올라간다고 했을 경우 영종 백운산 헬기장의 항로(송도지구~월미도~영종지구)와 중첩되는 부분이 있어 항공기 운항에 영향이 있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현행 항공안전법에 따른 시행규칙에 따라 유관 기관과 협의토록 하고 있는데 만약 협의를 통해 헬기 항로가 우회되거나 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해당 헬기항로는 응급상황 등 긴급한 상황 발생 시 이용하는데 건물 때문에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

중구 영종도 백운산에 위치한 이 핼기장은 사업 부지와는 반경 약 9km 정도 거리로 인천소방항공대와 해양경찰이 긴급 상황 발생 시 헬리콥터 이착륙을 위해 활용하는 곳이다. 즉, 행기 항로의 용도는 ‘시민 안전’과 직결된 부분이라는 것.

민간사업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수익성을 위해 건물을 높이 올리고 싶어할 텐데 만약 인천시가 이 때문에 건물 높이를 허락해 주고 이 때문에 헬기 경로를 바꾸게 한다면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정’을 추구해야 하는 인천시가 한참 잘못된 행정을 하는 꼴이 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건물 높이’보다는 ‘시민 안전’이 우선순위가 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챙겨야 할 인천시가 본인들의 우선순위가 뭔지, 중요한 사항이 뭔지도 모르는 식의 ‘막가파’ 행정을 펼친다는 비판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환경문제로 최근 항운·연안아파트 이주를 추진중인 인천시가 인근에 대규모 오피스텔 사업을 추진(관련 기사들 하단 링크 참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많은 가운데 이 일대 개발을 두고 또 한 번 무리수를 두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얼마든 나올 수 있다.

실제 해당 사업지 바로 옆으로 항운·연안아파트의 ‘바로 옆 동네’인 라이프비취맨션 아파트 거주 주민들도 같은 이유로 환경피해를 호소하며 이주 등을 민원 등을 통해 요구하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또 기타 의견으로 인천항만공사 등도 대규모의 주택 및 상업시설이 건립될 시 차량 증가에 따른 교통혼잡 등으로 주민들의 집단민원은 물론 항만운영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유관 기관 전반적으로는 반대 혹은 우려의 시선들이 가득한 상황이다.

인천시는 서울항공청과 협의해 건물 높이를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서울항공청이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만큼 인천시와 ‘협의’의 자세를 보이기보다 ‘상위기관으로서의 강제력’을 발휘해 높이를 억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보다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