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지난 17일부터 현재까지 인천 전역에 내리고 있는 집중호우로 인천서도 상당한 피해가 신고되고 있다.
이미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향후 최대 150㎜ 가량의 비가 더 내리겠다는 기상청의 예보를 감안하면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질 것을 피할 수는 없어 보인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인천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17일부터 18일 낮 12시까지 관내 10개 9개 군·구에서 모두 311건의 비 피해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17일은 당시 가장 많은 비가 뿌려진 서구에서 68건으로 가장 많았고 중구 45건, 계양구 16건, 강화군 13건, 부평구 2건, 남동구·연수구·미추홀구·동구 각 1건이었고 옹진군은 피해 신고가 없어 총 148건이 접수됐다.
도로 침수가 59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반지하 등 주택 침수가 28건, 공장과 상가·창고 등 건물 침수가 22건 등으로 집계돼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었던 피해 신고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18일의 경우 오전 기준 강화군이 63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구 38건, 중구 22건, 계양구와 부평구가 9건씩, 미추홀구 7건, 옹진군 6건, 남동구 6건, 연수구 2건, 동구 1건 순으로 오전에만 163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호우로 인해 지반이 약해지고 바람까지 강하게 분 영향이었는지 나무 전도(넘어짐)가 29건으로 가장 많았고 도로 침수와 반지하 등 주택침수가 각각 27건, 공장·가게 등 건물 침수 24건, 산사태 발생 혹은 우려 신고가 7건, 차량 침수 6건 등이었다.
특히 18일 많은 비가 뿌려진 강화군의 경우 이날 오전 10시 3분 경 갑곳리의 한 아파트의 옹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있기도 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소방당국은 추가적인 붕괴 위험이 있다고 보고 현장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강화군에서는 또 외포리에서 주택가 보강토 옹벽이 붕괴돼 주민 5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소동이 있었고 관내 일선 학교에서도 피해 신고가 접수되는 등 폭우로 인해 지역 차원에서 속수무책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강화지역 내 한 초등학교에서도 옹벽 일부가 파손돼 그 파편이 낙하하는 사고도 있었다. 이 역시 인명피해는 없었고 현재 소방당국에 의해 현장과 주변이 통제돼 있다. 또 강화군의 2개 고교에서는 토사 유입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 중구 원도심 동화마을 내에서도 건물 옹벽이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나 이날 유정복 인천시장과 김정헌 중구청장 등이 현장을 찾아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대피한 주민 등과 대화를 통해 복구 계획 등을 전하기도 했다.
유 시장은 이어 상당히 많은 피해가 발생한 강화군을 방문해 군청 재난상황실과 붕괴 현장, 마을회관 등을 찾아 주민들에게 복구 등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현재 소방당국은 인천 전역서 발생되고 있는 도로 침수 복구에도 바쁜 모습이다.
이날 오전 6시 경 계양구 갈현동 내 도로침수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서 물 100톤을 배수하는 작업을 벌였고 세 시간여 뒤인 9시 15분에는 서구 왕길동 산59-4번지 일대가 “자동차가 물에 잠길 정도로 침수됐다”는 신고를 접수해 현재 현장 조치하고 있다.
또 남동구 장수동과 계양구 계산동에서는 오전 4시 20분 경 나무가 잇따라 전도되는 사고가 일어나 소방당국이 조치하는 등 곳곳에서 일어난 크고작은 피해 신고에 소방당국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는 상황과 싸우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16일 부터 18일 오전 6시까지 인천의 누적 강수량은 강화군 불은면이 370.9㎜로 가장 많았다. 서구 경서동이 276㎜, 중구 영종동 240.5㎜, 옹진군 장봉도 222㎜, 계양구 계산동 185.5㎜, 미추홀구 숭의동 130.8㎜, 동구 송림동 127㎜ 등으로 곳곳에서 100㎜가 넘는 강수량을 보이고 있다.
인천시와 경찰 등은 현재 지역 내 하천과 도로 등을 통제하고 있는데 당초 호우로 10곳 정도의 도로가 통제됐으나 7곳은 현재 통제가 해제됐지만 아직 3곳은 통제가 진행되고 있다.
3곳은 계양구 작전동 대보로 94 토끼굴(17일 오전 8:34부터), 서구 안동포사거리~검단산단 방향 도로(17일 오후 7:20부터), 계양구 그림도 674번길 삼거리 일대(17일 오후 8:20부터) 등으로 차량 우회가 요구된다.
하천의 경우 16일 오후부터 강화에서 선행천과 동락천, 서구에서 나진포천과 공촌천, 계양천, 심곡천, 부평구서 굴포천과 청천천, 갈산천, 계양구서 굴포천과 계산천, 남동구서 장수천과 운연천, 연수구서 승기천을 전 구간 출입 통제하고 있어 시민들이 접근하지 않아야 한다.
18일 오후부터 비는 다소 잦아드는 모습이기는 하나 기상청의 예보 내용은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기상청은 19일까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150㎜의 비가 더 내리고 20일에도 최대 80㎜의 비가 쏟아져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최대 150㎜ 호우 가능성이 높은 곳이 수도권이라고 밝힌 만큼 이미 많은 비 피해가 발생한 인천은 절대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특히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상 여부에 따라 이 여파로 정체전선(장마전선)이 수도권~강원지역으로 북상한다면 이 지역들에 장맛비가 예상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태풍 발생의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인 만큼 피해 대비가 단단히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민들의 불안감도 상당하다. 중구 북성동의 한 주민은 “송월동 동화마을의 건물 벽이 무너진 현장을 멀리서나마 보고 왔는데 사실 원도심에 저렇게 생긴 오래된 벽들이 한둘이 아니지 않나 지인들 중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집에 사는 경우가 있는데 솔직히 걱정은 좀 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