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센터 인천 및 주변 전경 (사진=아트센터 인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재정사업 즉 ‘시민 혈세’를 투입해 2단계 사업을 진행시킨다고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는 아트센터 건립 사업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아직 정산 비용을 두고 소송전까지 비화돼 있는 1단계 사업의 정산이 완료되지도 못한 상황에서 재정 사업을 강행하고 있는 만큼 시민 혈세를 지나치게 낭비하면서도 당연히 가져야 할 부담을 사실상 무시하는 게 아니냐는 등 지적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17일 인천경제청 기획조정본부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달을 넘기기 전 아트센터 인천 2단계 건립사업을 전제로 행안부에 중앙투자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총 사업비 300억 원 이상이 드는 지방정부의 신규사업은 행안부의 중투심이 의무인데 인천경제청이 이달 초 이미 신청서 제출을 밝혀왔던 만큼 이날 기자회견의 골자가 사실 새로울 것은 없었다.

앞서 지난해 12월 인천경제청은 행안부에 중투심을 신청하기도 했으나 내용을 파악한 행안부는 사업성이 미비하다는 등 사유와 함께 지난 3월 경제청에 재검토 통보를 했던 바 있다.

경제청은 사업 면적 및 예산을 일부 줄여 당초 중투심서 예상했던 약 156억 원의 적자 규모를 이를 92억 원까지 낮추는 데에는 일단 성공했다며 이렇게 확보된 경제성을 전제로 중투심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조정된 2단계 사업은 총사업비 2,103억 원 규모로 연면적 3만 7,750㎡에 오페라와 뮤지컬 등 공연이 가능한 1,439석의 다목적 오페라하우스 등을 건립하는 것이 골자다.

김범수 인천경제청 기획조정본부장은 “아직 수십 억 적자폭이 있지만 사실 문화시설이라는 것은 적자 없이 건립할 수 없기에 어느 정도의 적자폭은 감수해야 하는데 현재 우리가 예측하는 정도의 적자 폭이라면 중투심은 통과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2단계 사업과 관련해 다각도로 적잖은 우려의 의견들이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이라면 2018년 공식 개관한 콘서트홀 등 사업이 완료된 아트센터 1단계 사업비의 정산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대규모로 시민 혈세를 쏟아붓는 게 상식적이냐는 지적이다.

이 계획 자체는 당초 1단계 사업을 완벽히 정산한 뒤 최종적으로 들어온 개발 이익 규모에 인천경제청 혹은 인천시가 공공재정을 보태 2단계 사업을 하는 것이었다.

1단계 사업이 본격화됐던 시기는 꽤 오래 전인 2007년으로 당시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가 송도국제업무단지 내 주거단지 3곳(11만 2,246㎡)을 개발해 발생한 개발이익으로 콘서트홀 등 1단계 사업을 진행하고 잔여 개발이익금은 시에 납부하는 것이 기본 골자였다.

그러나 해당 사업 주체인 NSIC와 시공사 포스코건설 간에 개발이익 정산을 두고 갈등이 생기면서 결국 이것이 소송전으로 비화된 데다 이 과정에서 경제청이 포함된 소송도 있어 향후 정산 완료 시점은 기약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물론 NSIC 측이 인천경제청과의 협의를 통해 소송의 결과와 관계없이 납부해야 할 최소 금액을 일단 472억 원 규모로 추정하고 이 추정치는 최근 납부가 완료되기는 했다.

그러나 소송의 결과에 따라서는 NSIC 측이 추가적으로 납부할 대규모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지금 무리하게 2단계 사업을 강행한다는 것은 그만큼 아낄 수 있는 시민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은 얼마든 나올 수 있다.

이에 시민단체 일각에서는 일부 정산이 됐다고 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일부에 불과한 만큼 정산 금액에 따라 시가 투입할 예산이 달라지는 점 등을 감안해 사전에 소송 결과를 면밀히 예측하고 검토하는 등의 작업도 선행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업의 내용 역시 문화예술의 관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할 수 있다.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오페라하우스는 오페라와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할 수 있는 다목적 홀로 조성한다는데 사실상 특정 장르의 공연에 대한 전문성은 없애겠다는 만큼 이것을 진정한 오페라하우스로 볼 수 있느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

서울에서 클래식 전문 공연기획자로 활동 중인 한 예술계 인사는 “최근 전문 오페라하우스도 다른 공연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는 하지만 ‘오페라하우스’라고 하면 오페라 상연에 문제가 없음을 전제해야 하는데 저런 식으로 시작부터 ‘다목적’을 구상하겠다면 사실상 전문성을 결여시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은 얼마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의견을 냈다.

그는 “인천경제청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전문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는 얘길 들은 게 없는데,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오페라 상연을 완벽히 할 수 있는 오페라 전문 공연장의 정체성과 시설 건립을 분명히 하면서 부가적으로 다른 공연을 한다는 계획 정도까지는 확실하게 나와야 전문가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