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에 올라온 인천시설공단 직원들의 이사장 펜션 작업 동원 등에 대한 항의글들.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이하 시당)이 인천시설공단 이사장의 처신에 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간 공단 직원들이 강원도 양양에 있는 이사장 개인 펜션 보수공사에 동원됐다는 한 매체의 보도 이후 분위기가 심각해지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등에서도 직원들의 항의글이 올라오는 등 심상찮은 분위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시당은 12일 논평을 내고 “김종필 인천시설공단 이사장이 강원도 양양에 있는 개인 펜션의 시설 보수 등에 직원들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 이는 인천시가 직접 나서 철저히 진상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시에 직접 조사를 요구했다.

이 내용을 최초 보도한 것으로 알려진 <경기일보>에 따르면 공단 직원 A씨 등 10여 명은 지난 5월 강원도 양양에 있는 김 이사장 소유의 펜션을 찾아 일대 예초기를 돌려 잡초를 제거하고 전기 수선과 벽돌작업 등 시설 보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에 앞서 또 다른 직원들 몇 명이 이 펜션을 찾아 청소를 비롯해 장작 패기 등 일을 했고 작은 물놀이 시설을 만들기도 하는 등 펜션 리모델링 작업에 보태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경기일보는 이러한 작업은 지난해부터 시설공단 직원들이 2~3개월에 1번꼴로 이 펜션을 찾으면서 진행됐다고 밝히며 이사장 권유에 팀장급 직원들이 주도하는 등 사실상 반 강제 동원이라는 불만이 나왔고 특히 공단 내부에서 이러한 모임의 주기적 참석자가 올해 승진하는 등 사적 모임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에 대해 공단 측과 김 이사장은 직원들에게 일을 시킨 적이 없고 양양 펜션에 직원들이 간 것도 친목도모 등 차원이지 강제력은 없었다며 경기일보의 보도에 반박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시당은 논평에서 “사실상 ‘강제 동원’이었다는 직원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음에도 당사자인 이사장은 사과는커녕 ‘자발적인 참여였다’는 얼토당토 않은 해명으로 직원들을 더욱 분개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익명의 직장인 커뮤니티에 “왜 반강제적 분위기로 아래 직원들까지 따라가 돈 써가며 노동을 하냐”, “이사장 꼬붕하면 승진시켜주냐, 회사 열심히 다닐 필요 없다니까” 등의 항의글들이 올라온 것 등을 감안하면 공단 측의 반박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해석으로 읽힌다.

시당은 공단 이사장 임명권자가 인천시장이라는 점을 들어 유정복 인천시장을 향해서도 “추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갑질 강제 동원’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고 사건을 덮으려고 했던 공단 간부들에 대해서도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압박했다.

이어 “만약 유 시장이 얼렁뚱땅 넘어가려 한다면 공단 직원들 뿐만 아니라 인천시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부연하기도 했다.

시당은 김 이사장에 대해서도 “공단 직원들은 300만 인천시민의 안전과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데 앞장서는 일꾼이지, ‘사적 동원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당장 잘못을 인정하고 공단 직원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