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1월 인천1호선 검단연장선 1공구 현장 점검을 하던 모습. 참고로 시공사의 무단점유 문제는 2공구 구간에서 발생했다. (사진=인천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1호선을 검단까지 연장하는 공사 현장에서 시공사가 멋대로 사유지를 무단 점거한 채 공사를 진행해 논란이다. 심지어 인천시도 이를 뒤늦게 파악하는 등 현장이 총체적 난국인 것으로 파악돼 논란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인천시 도시철도건설본부 등에 따르면 최근 인천 서구 당하동 인천1호선 검단연장 공사가 한창인 2공구 땅 일대에서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이곳이 엄연히 ‘주인’이 있는 사유지를 허락도 없이 무단으로 침범해 공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토지주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 측이 해당 사유지를 공사 현장의 일부인 것처럼 ‘관계자 외 주차금지’, ‘외부 차량 주차금지’라는 표식을 달아놓고 마치 자신들의 땅인 것처럼 이용하고 있었다.

여기에 공사 현장 관계자들의 차량과 건축 자재들을 토지주 허락도 없이 무단 적재하고 콘크리트 인도까지 만드는 등 부적절한 행위들을 이어갔다는 것.

피해를 입은 토지주 A씨 등에 따르면 6월 중 토지주들끼리 (매각과 관련된) 회의를 하는 등 아직 엄연히 토지 소유권을 넘기기 이전 시점에서 대우건설이 5월부터 무단점유를 했다는 사실을 파악했으며 이에 항의했지만 자기들 공사가 9월 말까지라면 비켜줄 수 없다는 으름장까지 놓았다는 것.

1호선 연장사업이 ‘공공사업’에 해당되는 점을 감안하면 시공사의 이 같은 무단점유 행위는 지적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공공과 토건이 결탁해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는 논리까지도 가능하기 때문.

결국 A씨는 최근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고 조만간 경찰 조사가 진행될 예정인데 누가 봐도 시공사 측의 잘못이 명백한 만큼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

이에 대해 대우건설 측은 현장에서 토지주를 찾아 얘기를 하려고 했으나 토지주가 여러 명이었고 연락처를 몰라서 사전 협의가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빠른 시일 내로 토지주와 만나 사과하고 토지 보상을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는 사전협의 없이 공사를 강행했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한 것’인 만큼 시공사의 잘못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는 없어 보인다.

한편 인천시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사유지 경계선에 맞춰 사유지 바깥쪽으로 보행로 등을 조치하는 등 원상복구를 했다는 보고를 (시공사로부터) 받았다”면서 “원만하게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을 오갔던 시민들에 의하면 2일 현재까지 원상복구가 완벽히 된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는 이야기들도 들리고 있는 만큼 시공사가 제대로 원상복구 등을 했는지 여부를 인천시가 보고만 받지 말고 현장에 나가 정확히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원만하게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하면 경찰 조사가 곧 진행되는 데다 향후 법정소송 가능성도 높아 보이는 만큼 인천시가 앉아서 시공사의 보고만 받는다면 그 자체로 부적절한 자세가 될 수 있기 때문.

한편 인천1호선 검단연장선 2공구 공사는 내년 상반기까지 일정이 계속된다. 짧지 않은 기간인 만큼 인천시가 앉아서 보고만 받는 자세를 보여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