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영종도 해안가에서 실탄 27발이 발견됐다. 이중 6발이 군용 소총탄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 당국의 해이한 기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13분께 중구 영종도 삼목항에서 ‘실탄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군 당국과 경찰인력 등이 현장에 출동, 주변 해안가를 수색해 총 27발의 실탄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들 실탄 중 6발이 구경 5.56mm 소총탄이었으며 38구경 권총탄이 21발인 것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 권총탄은 해외 수출용 탄이라는 설명인데 실탄의 출처에 대해서는 추가로 확인 중에 있다.
경찰 등은 일단 대공 용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최초 발견을 했다는 시민 증언에 따르면 군 당국이 총탄을 발견하고도 대처가 지나치게 안이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는 형국이다.
이 시민은 당시 상황을 모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자세히 설명했다. 신고 전 자신이 4발의 실탄을 발견했고 신고 후 경찰이 도착한 뒤로도 근처에서 6발을 더 찾았다는 것.
그런데 이 시민이 한창 실탄을 찾고 있는 와중에 현장에 출동한 군 관계자들이 23시 25분 경 현장에서 철수했고 결국 이 시민은 군 관계자들이 떠난 뒤로로 휴대전화 불빛을 비춰가면서 실탄을 무려 3발이나 더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출처불명의 실탄이 발견되면 일선에서 조치를 하는 주체가 군이어야 하는데, 이 상황대로라면 일선의 조치를 군이 손을 놓고 결국 일반 시민이 대신했다는 얘기가 된다. 비판의 지점이 명확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러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육군 측은 해명에 나섰지만 전반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의 변명으로 일관하는 분위기만 내고 있는 형국이다.
“당시 만조(밀물)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에 수색인원의 안전 등을 고려해 일시적으로 철수를 결정했다”며 “마침 이 지역이 (CC)TV로 고정 감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며 30일 오후부터 금속탐지기 등으로 추가 탐색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당시 시간이 밤이라 어두워서 현장 수색에 어려움이 있을 거라는 것을 감안해도 실탄이 발견된 현장은 군이나 경찰 등이 최소한 ‘통제’는 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성토하는 분위기가 압도적으로 높다.
대한민국 남성들 대부분이 군복무를 통해 개인 총기 등을 관리하는 등의 군 경험을 하는 것을 감안하면 육군 측의 해명을 좀처럼 납득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실탄을 최초 발견했다는 이 시민도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통해 “내가 본 실탄만 12~13발 정도나 됐는데 인데 총알이 이렇게 많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총알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냐”며 사실상 군 당국을 향해 성토하기도 했다. 그러잖아도 최근 군 병영시설 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사고들은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는 분위기다.
27일 경기도 내 한 부대의 위관급 장교가 독신자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숙소에서 유서로 추정되는 메모가 발견돼 극단적 선택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고 같은 날 강원도 모 부대 소속 위관급 장교가 자가 차량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4일여 전인 지난 23일에는 강원도 인제에 소재한 한 군부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6명 중 1명이 쓰러져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25일 숨지는 사망사고가 있었다.
그에 앞서 이틀여 전인 21일에는 육군 3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 도중 수류탄이 터지는 사교로 훈련병 1명이 숨지고 소대장 1명이 큰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군부대의 사고는 최근 들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최근 북한 측이 28일 오물 살포를 비롯한 수 차례 도발은 물론 국내 선박 등을 향한 전파교란 시도까지 하는 엄중한 안보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같은 군의 기강 해이는 군 당국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두 달여 뒤에 아들을 입대시켜야 한다고 밝힌 한 시민은 “사건사고가 없어도 자식을 입대시키기 싫은 게 부모 마음일 텐데 지금 같으면 과연 나라를 믿고 자식을 맡길 수 있겠느냐”며 “연일 터지는 군 사고에 내가 잠이 다 안올 지경”이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