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민선8기 이후 혜택이 줄어들며 시민들에게 점차 외면받아가는 인천사랑상품권(인천e음) 카드에 부는 ‘찬바람’이 여전하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가정의달’을 배려해 그나마 특정 달(5,9월)에만 캐시백 요율을 한시적으로 높여주던 이벤트도 없애며 사실상 가정의달 배려 및 소비촉진 등도 외면하는 듯한 분위기가 그려지고 있다.
30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e음카드는 올해 행정안전부의 정책사업 지원 공모에 선정돼 국비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정의달인 5월 캐시백 혜택 한도를 통상 한도와 동일하게 유지하는 선에서 그쳤다.
다만 5월에는 연매출 3억 이상 30억 이하 일반가맹점의 통상 캐시백 요율 5%를 한시적으로 7%로 높여주기는 하지만 민선8기 들어 캐시백 한도가 최대 30만 원밖에 되지 않아 10% 혜택이 있는 영세가맹점에서만 이용해도 캐시백 혜택은 최대 3만 원에 불과해 사실상 큰 의미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
24일 시는 행안부 공모를 통해 전국 최대규모 국비(19억 원)을 확보했다며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내고 시민들에게 많은 혜택이 갈 거라고 홍보해 복수의 지역 및 중앙매체들이 이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역외소비를 막고 관내 소비촉진을 유도하기에 적합한 시기라고 평가되는 ‘가정의 달 5월’을 배려한 지원 내용이 거의 없어 사실상 ‘요란한 빈 수레’가 아니냐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온다.
최근 인천시는 인천e음과 관련된 몇몇 보도자료에서 영세상생가맹점의 캐시백 요율을 향후 높이겠다는 내용을 대대적으로 적시해 알린 바 있다.
이중 24일 배포된 가장 최근의 보도자료에는 앞서 언급한 국비 확보 내용과 함께 영세상생가맹점(관내 약 6천여 업소)에 최대 17% 캐시백을 적용하겠다는 지원사업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한시 적용했던 혜택과의 비교 내용 등 정작 시민들이 궁금해할 중요한 내용들은 슬쩍 감추는 듯한 ‘눈 가리고 아웅’ 식의 태도를 취해오고 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할 만하다.
물론 혜택을 직접 체감하는 시민들이 이를 모를 리는 없는 상황. 실제 다수의 시민들은 민선8기 유정복 시정부 들어 꾸준히 인천e음 사용 빈도를 줄이고 있는데 이는 통계와 인천시의 소극적인 행정 태도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는 상태다.
‘단적인 인증’이 될 수 있는 인천e음 결제액은 2022년 상반기 2조 8,300억 원이었으나 하반기 1조 7,500억 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1조 6천억 원 내외로 비슷했으나 하반기가 상반기 대비 500억 원 정도 감소한 만큼 전체적으로는 감소 추세에 있는 상황임을 부정할 수 없는 상태다.
여기에 인천시는 지난해 인천e음 캐시백 관련 예산을 무려 420억 원 가까이 쓰지 않았고 결국 이를 불용 처리하면서 ‘시민들에게 캐시백을 환원한다’는 기본 정책조차 거스르는 듯한 모습을 보여 지역사회의 빈축을 샀다.
집행하지 않은 예산을 ‘불용처리’ 외에도 이유를 명시하고 ‘이월처리’를 해서 내년에 쓰게 하는 방법도 얼마든 있었기 때문인데 실제 이월처리를 했다면 캐시백 요율을 더 높이거나 한시혜택을 적용하는 등 ‘시드머니’로 활용할 수도 있었던 것을 시가 스스로 포기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게다가 인천시는 지난해 인천e음 캐시백 예산을 약 2천억 원으로 잡았지만 앞서 언급한 불용처리 등을 이유로 올해 캐시백 관련 예산을 1천억 원으로 사실상 ‘반토막’ 내기도 했다.
이렇게 유정복 시정부 들어 자발적으로 관련 예산의 ‘대폭 축소’를 자행해온 시가 최근의 보도자료 등으로 인천e음에 대해 캐시백 요율을 일부 높이는 내용으로 대대적인 홍보 등을 하는 것에 지역사회 전반은 ‘민망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일종의 ‘비아냥’을 보내는 형국.
연수구 주민 박모씨(42)는 “안 그래도 해당 보도자료를 기반으로 한 언론 보도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바람에 세부내용도 살펴봤는데 생각해 보니 지난해 예산 없애고 줄인 내용도 검색하게 되면서 확인하고 비교해 보니 결국 ‘속 빈 강정이 목소리만 쩌렁쩌렁 울리는’ 식”이라며 “아마 담당부서 본인들도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며 헛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미추홀구 주민 김모씨(49)는 “개인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금융사 신용카드 혜택이 더 크다보니 사실상 인천e음카드에 대한 관심은 끈 상태”라며 “민선7기까지만 해도 인천시민들이 가장 잘한 정책이라며 타 시·도에서 벤치마킹도 하러 왔다는데 그걸 감안하면 사실상 ‘정책적 몰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개탄하기도 했다.
이러한 비아냥은 과거 인천시의회에서도 나온 바 있다. 지난해 인천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산업경제위원회 소속 문세종 의원(계양4, 민)은 “시정을 홍보하면서 인천e음 명칭을 빼고 캐시백 요율 감소는 물론 혜택 업체도 제한하는 등 브랜드 가치를 스스로 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금도 인천시의 보도자료에는 ‘인천e음’이라는 단어를 뒤로 빼고 ‘인천사랑상품권’이라는 평범한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상황인데 이 때문에 유정복 시장이 ‘전임 시장 지우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지역사회 내에서 일자 시는 이에 대해 “지역화폐 명칭의 통일화 지침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정작 기자가 행안부에 문의한 결과 행안부는 “지침이 있기는 했는데 병행 사용 등에 대해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고 실제 그렇게도 각 시·도에 전달을 했었다”고 밝혀 인천시의 반박이 궁색한 변명이었음이 인증되기도 했었다.
참고로 인천e음카드는 유정복 시장이 과거 민선6기를 이끌던 시절 현재의 ‘인처너카드’라는 이름으로 출시됐었다. 현재의 ‘인천e음’을 사용한 시기는 전임 시장 당시였던 민선7기였는데 당시의 변경 사유는 지역사회 차원에서 ‘명칭이 부적절하다,
세련미가 없다’는 등 여러 지적에 따른 것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현 시장의 ‘전임 시장 지우기’ 의혹이 충분히 불거질 만한 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