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부평캠프마켓 부지 매입과 관련해 국방부를 상대로 ‘캠프마켓 매각대금 산정방법 확인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힘에 따라 해당 소송전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23일 인천시에 따르면 정부가 주한미군에 공여했던 부평캠프마켓(약 44만㎡)가 인천시에 반환됐으나 매각대금 산정과 관련해 시와 국방부의 해석 차이로 장기간 갈등 국면에 접어들면서 지난 22일자로 민사소송 절차에 착수했다.
앞서 인천시는 캠프마켓 부지 매입을 위해 국방부와 2013년 6월 ‘국유재산 관리·처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2013년부터 2022년까지 협약대금 4,915억 원을 완납했다.
인천시에 따르면 협약에 따르면 매각대금은 ‘공여해제(반환) 후 감정평가해 확정·정산’토록 돼 있는데 시는 매각대금과 관련해서는 ‘반환일 기준’으로 감정평가를 거쳐 확정하고 이미 납부한 대금의 이자를 정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국방부는 오염토양 정화 완료 후 감정평가를 거쳐 땅값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시-국방부 양측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여기에 인천시에서 반환공여구역 처분 기준을 명확히 하기 위해 개정하고자 했던 것으로 알려진 ‘미군공여구역법’ 일부개정안은 21대 국회가 조만간 활동을 마무리함에 따라 인천고법·해사법원 설치 법안 등과 함께 자동 폐기가 사실상 불가피해졌다.
앞서 캠프마켓 반환일은 A구역(약 11만㎡-이하 만 단위 이하 반올림공식 표기)과 B구역 (약 10만㎡)이 지난 2019년 12월 반환됐고 D구역(약 23만㎡)이 지난해 12월이었다.
이어 이곳을 사용하던 주한미군의 토양오염으로 인한 정화작업은 A구역이 지난해 12월 준공됐으며 B구역은 지난해 12월 부분 준공했고 D구역은 2025년 착공 예정에 있다.
인천시가 국방부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는 이유는 추가부담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만약 국방부 주장대로 오염토양 정화 완료 후 감정평가를 하게 되면 최소 수천억 원의 시민 혈세를 추가로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
앞서 언급대로 시는 국방부에 완납한 4,915억 원은 확정된 매각대금이 아니라 행정안전부의 ‘반환공여구역 발전종합계획’에 의해 책정된 금액이다.
이후 행안부는 2022년 12월 지가 상승분을 감안해 매각대금을 707억원(국비 472억원, 시비 235억원) 증액, 현재 시가 국방부에 추가납부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시가 국방부에 캠프마켓 부지 매입을 위해 내는 돈은 최종적으로 5,622억 원이 된다.
그러나 국방부가 ‘국유재산법’상 일반재산 처분 절차에 따라 땅값은 최종적으로 오염토양 정화가 끝나고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시점에 감정평가를 거쳐 확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결국 인천시가 법정에서 가리자며 소송을 내게 된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캠프마켓은 부지매입비 규모가 크고, 주한미군 공여구역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 국유재산법 등에 근거가 부족하며 반환공여구역으로 오염정화라는 특수성이 감안돼야 하기에 소송을 통해 합리적 기준에 따라 매각대금을 정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인천시가 승소를 기대하는 부분이라면 앞서 비슷한 내용으로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강원 원주시-국방부와의 1심 판결 결과다.
인천시에 앞서 강원 원주시도 미군 주둔지로 공여됐다 2010년 미군이 떠나면서 해제된 ‘캠프롱’(원주시 태장동 약 3만㎡) 매각가격 산정 시점을 두고 국방부와 소송을 벌이고 있는데 여기서 원주시가 부분승소를 했던 바가 있었기 때문.
최근 나온 1심에서 법원은 캠프롱의 토지 산정을 ‘반환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취지로 원주시의 손을 들어주며 ‘부분 승소’의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이 결과에는 원주시와 국방부가 모두 항소하면서 현재 2심이 진행 중에 있다.
그런데 당시 판결문에서는 “만약 행정절차 완료 후 매매계약 체결일을 기준시점으로 본다면 이 행정절차를 진행하는 국방부의 의사나 사정에 따라 기준시점이 달라질 수도 있어 부당하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 적시돼 있어 이 부분을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법당국이 캠프롱과 관련해 ‘국방부가 땅값을 올려 받을 생각을 애초부터 해놓은 상태에서 이를 위해 매매계약을 지연하는 등 행정절차 진행을 뒤로 미룰 우려가 있다’고 본 셈인데 인천시도 이런 부분들을 살펴봐야 하는 건 당연지사.
인천시도 이는 파악하고 있는 상태다. 최태안 시 도시계획국장은 “원주시와 국방부의 소송 1심 판결 내용은 우리 시도 모두 숙지했다”면서 “이 판결에서도 ‘반환일 기준’으로 감정평가를 하자는 시의 주장이 무리하지 않다는 것이 입증된 만큼 우리 시의 승소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 국장은 “이번 소송의 배경은 만약 캠프마켓의 매각대금 확정이 늦어질 경우 2030년까지 공원을 조성한다는 우리 시의 목표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