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소래포구 전경 (사진=인천관광공사)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전국적으로 ‘바가지 상흔’으로 유명한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 상인들이 이미지 개선에 힘쓰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상당수 시민들은 외면하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읽히고 있다. 

소래포구종합어시장 상인회에 따르면 상인들은 언론 등을 통해 바가지요금 논란이 이어지면서 자정 노력을 알리겠다는 명목으로 18일부터 29일까지 ‘활어회 무료 제공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상인회에 따르면 오는 29일까지 주말을 제외한 평일 오전 10시~오후 5시에 매일 선착순으로 1일 준비 물량(300kg) 소진 시까지 활어회 1접시(광어회 2인분)을 무료제공하고 주류와 상차림비, 칼국수 등 메뉴를 50% 가량 할인된 가격에 제공키로 했다는 것이다.

어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어시장 1번과 20번 출입구 앞 부스에서 쿠폰을 받아 행사 진행 점포에 가면 활어회가 제공되는데 활어회는 현장 취식만 가능하고 포장 및 외부 반출 등은 불가하다.

상인회는 이벤트 외에도 과한 호객행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고 규격 바구니 사용과 불공정 행위 상인 영구퇴출 등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미 많은 시민들 사이에서는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사기 등을 당한 경험이 있는 만큼 그런 이벤트를 한다 해도 가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

바가지상흔에 대한 이야기들이 전국적으로 퍼져 나가면서 관할구청조차 손쓰기가 힘들 정도로 이미지가 ‘나락’으로 떨어진 소래포구 어시장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모습보다 이벤트 등에 집중해 극복하겠다는 생각부터가 틀렸다는 의견들이었다.

남동구 주민 박모씨(35)는 “지금이 국민들이 돈이 없어서 회를 못 사먹는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며 “지난해에 ‘꽃게 바꿔치기’로 모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웃음거리가 된 상황에서 그런 것들을 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약속을 전면에 걸어야지, 광어회 공짜로 준다는 그런 이벤트로 이미지를 바꾸겠다는 생각 자체가 문제”라고 의견을 냈다.

역시 같은 남동구 주민 김모씨(42)는 “평일 오후 5시까지 포장도 못하고 먹고 가야 한다는 회 한두 접시 주는 걸 대단하게 생각하는 듯한 자세가 더 기분 나쁘다”며 “진짜 진심을 담은 이벤트를 하려면 물질적 손해가 더 크더라도 주말과 저녁에 해서 마음을 보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미 소래포구 어시장에 대한 ‘민심’이 긍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곳곳에서 나타나는데 실제 지난해 소래포구 축제에서 주최 측이 밝힌 ‘바가지상흔 근절’의 내용에서 이들이 본질을 잘못 짚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이 축제를 주관했던 남동구문화재단 측은 “지역 축제 바가지요금을 근절하기 위해 축제에서 판매하는 음식 가격 정보를 사전에 공개한다”고 밝혔으나 사전 공개된 품목을 보면 타코야키, 츄러스, 회오리감자 등과 같이 거의 모두가 ‘즉석 먹거리’의 부문이었다.

정작 바가지 상흔이 가장 근절돼야 한다고 지적된 수산물 부문이 없었다 보니 당시 남동구 주민들 사이에서도 “사전 정보에서 나온 음식가격은 원래 그 가격이 맞는 거고 시민들의 관심은 수산시장 가격인데 애먼 데서 캠페인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었다.

사실상 어시장 상인들은 물론 지역사회 일원들조차 소래포구 어시장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상황.

남동구 관계자는 과거 기자와의 통화에서 “상인들과 대화를 해보면 항상 ‘일부가 속이는 것’ 이라는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었다.

이에 기자가 “요새 수산물 가격 정보가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정확히 공유되고 있는데 소래포구처럼 장사하면 당연히 바가지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따지자 그는 “사실 개선되려면 아직 멀었다고 나 역시 생각한다”고 답했다.

구청 관계자들조차도 소래포구 어시장의 이미지 개선이 아직 멀었다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에서 주요 지역신문에서 ‘바가지, 무질서, 불법천국’이라는 소제목의 기사 등이 지금도 주기적으로 나올 만큼 소래포구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한국 100대 관광지’에서도 소래포구를 제외했다. 사실상 ‘지역 망신’으로 귀결된 셈이다.

지역사회는 결국 소래포구의 현 이미지가 상인들이 만든 것이라고 진단하고 아무리 지자체가 신경을 쓰고 자구책에 관리감독을 해도 상인들이 변하지 않으면 시민들이 소래포구를 외면하는 현 상황은 앞으로도 이어질 거라 경고하고 있다.

남동구 주민 유모씨(34)는 “위키사이트 ‘나무위키’에 가 보면 소래포구의 악질 바가지상흔 및 상인 사기행위 등이 이젠 용산 전자상가에 비교될 정도로 악명이 높아져 있다고 적시돼 있다”며 “상인들은 고객들 뒤통수 치기를 먼저 고민하는 상황에서 구청이 예산을 쏟아붓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고 코웃음을 쳤다.

부평구 주민 윤모씨(48)도 “1년 전쯤에 인천도시공사에서 기획해 지상렬, 염경환, 김구라 등이 출연한 ‘인천패밀리’라는 영상이 있었는데 거기 상당수 댓글들이 ‘잘 보다가 소래포구 나와서 더 안 봤다’, ‘소래포구는 사기꾼들의 성지’라는 내용”이라며 “그런 댓글들이 나는 소래포구 어시장의 현 주소라고 생각한다”며 역시 부정적인 의견을 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