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지난해 처음 도입된 ‘고향사랑기부제’에 미추홀구 기부로 참여한 기부자가 ‘답례품’으로 선물 받은 삼겹살이 비계 덩어리로 가득해 논란이 됐던 사안과 관련 미추홀구가 논란이 된 업체와의 협약을 더는 이어가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답례품을 상대로 ‘꼼수’를 쓴 업체를 배제하겠다는 구의 방침은 물론 적절했지만, 한편으로는 이로 인해 답례품 종류가 줄어드는 만큼 지자체 차원에서 고민이 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23일 인천 미추홀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고향사랑기부제의 답례품을 준비하는 협약 업체였던 업체 A사와 올해 재협약을 맺지 않았다.
지난해 2월 기준으로 미추홀구와 협약을 맺은 업체는 총 5개 업체로 13개 품목이었는데, 올해부터 A사가 제외되면서 당분간은 4개 업체 10개 품목으로 줄여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미추홀구는 A사와 재협약을 추진하지 않기로 한 배경에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문제가 된 A사의 답례품 품질이 좋지 않다며 민원이 접수되는 등 적잖이 영향을 미쳤던 반면 다른 4개 업체에서 보낸 답례품의 민원은 들어온 적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앞서 A사가 마련한 답례품의 삼겹살에는 지난해 12월 고향사랑기부제에 참여한 기부자에게 비계가 다량으로 섞인 한돈 세트가 발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이를 받은 기부자는 지난해 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실망했다’는 식의 피드백을 사진과 함께 인증했는데 이 기부자가 받았다는 삼겹살 일부는 정상적으로 섭취가 힘든 비계 부위만 가득한 상태였다.
이 기부자는 “고향인 미추홀구에 기부를 하고 받은 포인트로 답례품을 받았는데 삼겹살이 저런 게 와서 결국 3분의 2는 떼어내고 버렸다”면서 “더 기분이 나빴던 건 괜찮아 보이는 부분을 위에 올려놓고 포장한 것을 확인했던 순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고향사랑기부제에 미추홀구는 기부를 안 하는 편이 좋겠다”는 의견도 피력하며 사실상 ‘지역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결과로도 작용하고 말았다. 업체를 비난하는 누리꾼들의 댓글이 넘쳐났던 건 당연했다.
이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한 미추홀구는 A사에게 이 기부자를 상대로 사과를 하라고 공문을 보냈고 이를 전달 받은 A사 관계자들은 이 기부자의 주문 내역을 확인한 뒤 새 상품으로 교환해주고 직접 만나 사과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추홀구가 업체 한 개소를 줄인 만큼 품목을 보충해야 기부제에 참여한 기부자의 ‘선택의 만족도’가 내려가지 않는데 구의 이번 조치로 답례품의 품목이 줄어든 것에 불만이 있을 수도 있어 보인다.
이에 대해 미추홀구 측은 “올 상반기 내로 다른 답례품 업체를 발굴하고 고향사랑기부제 협약을 맺을 것”이라면서 “재발 방지 등을 위해서는 답례품을 배송하는 업체에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는 공문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가 아닌 고향이나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연간 500만 원 한도 내에서 기부를 하면 세액공제 혜택과 기부액의 30% 이내의 답례품을 받는 제도다.
지자체가 모금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갖게 되는 공신력을 통해 집행 과정과 결과를 비교적 투명하게 관리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역에 따른 참여빈도의 현격한 차이 혹은 앞서 언급한 답례품 일부의 품질 문제 등은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거론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