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숙녀 기자
경기지역 공중화장실에 설치된 비상벨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통신=유숙녀 기자) 경기지역 공중화장실 비상벨이 작동하지 않거나 경찰이 아닌 엉뚱한 곳으로 연결되는 등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높다.
실제로 경기도는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공중화장실 비상벨 관련 설치 조례 개정과 유지관리 실태 점검을 벌여 239건의 부적합 사례를 적발, 행정처분했다고 14일 밝혔다.
도는 2개 시군을 임의로 선정, 비상벨이 설치된 공중화장실 93곳(용인시 63곳·동두천시 30곳)에 속한 남녀·장애인 화장실 각 136개를 대상으로 도민 감사관과 불시 현장 점검을 벌였다.
비상벨은 긴급상황 발생 시 비상 버튼을 누르거나 “살려주세요”와 같은 단어가 인식되면 사이렌 소리와 외부 경광등이 점멸되면서 112상황실과 음성통화를 통해 즉시 범죄나 안전사고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점검 결과 136개 가운데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례가 26건에 불과했고 전원이 꺼져 있거나 경찰 또는 관리기관에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게다가 경기도 내 경찰이 아닌 전북경찰청으로 연결된 사례도 있었다.
또 음성인식이 가능한 88개 비상벨에 대해 소음측정기를 이용,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라는 외침에 작동한 데시벨을 측정한 결과 힘껏 소리를 질러 100데시벨이 넘었는데도 작동하지 않거나 100데시벨 초과에서만 작동이 45건이나 됐다.
100데시벨 이하에서 작동하지 않은 비상벨은 위급상황에서 정상 작동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용인시와 동두천시는 비상벨 설치업체가 오작동 등을 사유로 작동 기준을 임의 상향하고 있는데도 이를 모르는 등 감독을 소홀히 한 점도 확인됐다.
도는 양방향(경찰관서와 직접 통화 가능) 비상벨 미설치 26건 등 비상벨 설치 장소 부적정(대변기 칸막이 내 미설치) 7건, 경광등·경고문·보호덮개 미설치 126건, 경광등 고장 9건 등 239건에 대해 강력한 시정을 요구하는 등 철저히 관리키로 했다.
이와 관련 최은순 감사관은 “이번 감사를 계기로 경기도 내 모든 공중화장실에 대한 비상벨이 철저히 관리 감독될 수 있도록 31개 시군에 점검 사례를 전파하는 한편 앞으로도 도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대한 감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