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한때 자신감을 보이기까지 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한 인천~백령 항로 카페리선(차량 적재가 가능한 선박) 도입에 대해 옹진군이 선박 ‘체급’을 다소 낮추는 선택을 했다.
다만 인천시는 최근에도 2천 톤(t) 이상의 카페리선 도입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선박의 규모를 어떻게 목표할 것인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4일 옹진군에 따르면 이달 중으로 여객선 및 도선 관련 지원 조례를 개정하는 작업에 나서면서 옹진군의회에도 이 안건을 위한 임시회를 한 차례 열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옹진군의회는 현재 이를 수락하고 조만간 옹진군이 개정안을 상정하면 임시회를 열어 이를 의결, 옹진군이 재공모 절차에 나설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재 옹진군의 관련 조례는 여객선의 공모 기준 규모를 국내 총톤수 ‘2천t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옹진군은 개정을 통해 ‘1,700t 이상’으로 완화하자는 취지로 제반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이 배경은 옹진군이 지난달부터 서해3도 주민단체들과 함께 해운시장에 나온 중고 카페리선을 물색해 최근 부산항에 1,700t 급의 카페리선이 현재 정박해 있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육지에서 서해3도(백령·대청·소청도)까지의 항로에는 1,680t급 코리아프라이드호가 최근 투입됐고 534t급의 소형여객선인 코리아프린스호가 다니고 있으나 두 여객선 모두 차량 적재가 불가능해 섬 주민들의 경제활동에 애를 먹고 있다.
옹진군이 살펴봤다는 부산항의 선박은 국제총톤수 2166t, 국내총톤수 1,768t 급으로 현 코리아프라이드호보다는 살짝 큰 정도지만 50대가 넘는 차량을 적재할 수 있으며 해운법에 의한 선령만료 연한이 9년여 정도 남은 것(2008년 건조됐다고 함)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선박은 서해3도 주민들도 직접 확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비록 지역사회가 원하는 3천t 급 카페리선에는 한참 모자라지만 현재로서 다른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면 이 선박이라도 먼저 취해 우선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에 뜻을 모았다는 후문이다.
다만 옹진군은 해당 선박을 미리 정하고 주민들에게 보여준 것이 아니라 조례의 개정을 전제했을 때 1,700t 급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확인시켜 주는 차원이었다고 설명하고 보다 현실성을 높여 조례 개정작업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옹진군의회에서 개정안을 통과시켜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실 이 개정안은 인천시와의 ‘공동의 목표’보다는 약간 아래의 수준이라는 점이 지적될 만한 부분이다.
인천시는 2일 각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서해5도 주민들의 정주지원 정책을 밝히면서 주민들의 숙원사업에 해당되는 카페리선 도입에 대해 “2천t 급 이상 여객선 도입에 우리 시와 옹진군이 협력해 신속하게 투입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인 바 있다.
인천시 목표치인 ‘2천t급 이상’과 옹진군의 개정안 전제내용인 ‘1,700t 이상’은 냉정히 ‘체급 차이’가 있는 만큼 서해3도 주민들의 옹진군을 향한 불만이 완전히 사그라지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최근 백령도 용기포항에 카페리 전용부두의 조성공사를 시작하면서 최대 접안 규모를 3천t 급으로 잡은 만큼 사실상 정부가 목표한 규모와도 차이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개정안에 대한 불만의 의견도 없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