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문경복 옹진군수가 “올해는 된다”며 자신감을 보였던 인천~백령 항로의 카페리선(차량을 적재할 수 있는 선박) 도입 사업이 결국 모두 무산됨에 따라 백령·대청·소청도 주민들 사이에서도 문 군수와 옹진군에 대한 성토가 나오는 있다.
22일 인천 옹진군에 따르면 지난 11일자로 공모 기간이 종료된 ‘인천~백령항로 대형여객선 도입 지원사업 협상 대상자 선정공고’는 마감일 오후 6시까지 단 한 곳의 선사도 응모하지 않으면서 최종 무산돼 결국 올해 사업자를 찾지 못하고 내년 이후를 기약하게 됐다.
해당 공고는 옹진군이 8차까지 진행시킨 것이었지만 결국 여덟 번의 공모에서 아무 소득도 얻지 못한 채 ‘빈손’인 채 행정낭비만 한 셈이 됐다.
올해 7월 취임 1주년을 맞은 문경복 옹진군수가 “인천~백령항로를 오가는 카페리 운영선사가 곧 확보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결국 옹진군이 받아든 성적표는 아무 성과가 없는 처참한 결과일 뿐이었다.
8차까지의 과정에서 희망이 아예 없던 건 아니었다. 7월 도서교통과 이름으로 공고해 이듬 달 11일까지 공모했던 7차 공모에서는 2개 선사가 제안서를 제출해 이중 ‘고려고속훼리(주)’가 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섬 주민들 사이에서도 ‘이번엔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선박의 출항 시간대 및 수산물 운반 차량 수송 등 선박 운항계획에서 옹진군와 선사 측이 현격한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결국 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최종 결렬됨에 따라 재차 공모를 했지만 결실이 없었던 것이다.
옹진군이 8차까지 공모를 진행하는 동안 관련 지원조례를 개정해 지원금을 최대 180억 원까지 상향하고 선정 후 20년 간 결손지원금을 보장하는 등 지원을 늘리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해운업계 전반에서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인천~백령 항로에는 1,600t급 선박인 ‘코리아프라이드’호와 500t급의 ‘코리아프린세스’호가 오가고 있지만 두 선박 모두 차량을 실을 수 없어 주민들의 경제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 11월 경까지만 해도 차량 적재가 가능한 2천t급 카페리선 ‘하모니플라워’호가 이 항로를 오가면서 경제활동을 그럭저럭 할 수는 있었으나 11월 이 선박이 선령만료를 앞두고 운항을 멈췄고 이후 해당 선사가 경영악화를 이유로 결국 폐업 수순을 밟으면서 주민 불만이 커졌다.
2천t 미만의 여객선들이 그나마 승객 위주의 노선을 다니고는 있지만 지난달에는 코리아프라이드 호가 긴급점검으로 휴항했고 코리아프린세스 호가 정기검사로 휴항하면서 큰 불편이 따르기도 했다.
특히 이 두 배가 점검을 받는 동안 선사가 대체선이자 코리아프린세스 호와 동급인 500t급 대체선 ‘코리아프린스’ 호를 투입했지만 이 배엔 화물적재 기능이 없어 육지로 화물을 보내야 경제활동이 가능한 소청도 주민들이 수 일간 경제활동을 할 수 없게 되자 옹진군의 대책 부족을 지적하며 성토하기도 했다.
소청도의 한 주민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이미 2017년 2월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에 옹진군이 대책을 그간 마련했어야 했지만 선사들만 붙잡고 얘기하는 식의 행정만 반복해 온 것으로 안다”며 “섬 주민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건 당연하지 않겠느냐”고 의견을 전해왔다.
물론 이 주민의 설명대로 옹진군이 화물운송 등을 위해 우정당국 관계자와 접견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냉동 및 냉장이 필수인 수산물 택배가 불가능한 상황을 극복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옹진군은 카페리 도입이 섬 주민들에겐 꼭 필요한 교통수단인 만큼 위해 새로 방안을 찾겠다는 계획이지만 결국 올해 안으로 이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사실상 “연내 해결에 자신있다”고 공언했던 문 군수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만큼 그의 이미지에도 사실상 ‘먹칠’이 된 셈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여건 상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카페리 도입을 위한 의지는 확고하다”며 “어떤 방식으로 공모를 할지는 내부 검토도 할 것이고 필요하다면 인천시는 물론 정부 유관 기관들과도 협의해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입장”이라며 일단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