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지구 내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시민들이 마음 한 켠에 희망을 주입하는 새해가 밝았지만 인천지역 경기침체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경제지표의 ‘바로미터’로 평가되는 부동산 시장은 인천의 경우 당분한 암울한 전망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올해 1월 인천지역의 아파트는 임대와 사전청약 등을 제외하고 8개 단지 4,064세대의 분양 물량이 예정돼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는 6,279세대의 경기도 다음으로 지난해 같은 달 분양 세대 수인 218세대의 22배에 거의 근접하는 수치로 인구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는 검단지구와 송도, 가정지구 등을 중심으로 예정된 분양 물량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주요 단지들만 언급하면 우선 GS건설과 제일건설은 송도지구 11공구에 ’송도자이풍경채그라노블‘ 5개 블록(RC10~11, RM4~6)의 2,728세대(아파트21, 오피스텔 2개동)를 일반분양의 형태로 한꺼번에 공급한다.

또 제일건설이 시공한 검단지구 AB20-1블록에는 ‘제일풍경채 검단3차’ 610세대(전용면적 84~115㎡)가 분양 예정이다. 또 DL건설은 서구 검단신도시 AA-29블록에 ‘e편한세상 검단 에코비스타’ 732세대(전용면적 84~119㎡)를 분양한다.

가정지구에는 서한건설이 가정동 58-2에 ‘인천가정2A2블록신혼희망타운’ 534세대(전용면적 55㎡ 단일)을 역시 분양할 예정이다. 관건은 역시 ‘소화력 여부’다. 

주택건설업계가 인천에서 이렇게 상당한 물량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전국 아파트 시장에 한파가 본격화되고 있는데다 인천의 경우 그 분위기가 가속화되는 것을 감안할 때 이들 물량이 과연 모두 소화가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

이를 증명하듯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주 발표한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기준일 12월 25일)에 따르면 매매가격은 -0.04%로 하락폭이 뚜렷했고 특히 수도권은 인천이 -0.05%, 경기도가 -0.06%, 서울 -0.03%로 전부 하락폭이 뚜렷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이 자료를 공개하면서 “인천의 경우 거래가 대체적으로 관망세 속에 있어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며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지역별로 보면 중구(-0.14%)가 운남‧중산동 영종도 위주로, 미추홀구(-0.13%)는 용현‧도화동 구축 위주로, 계양구(-0.05%)는 병방‧작전동 구축 대단지 위주로, 연수구(-0.05%)는 연수‧송도동 주요단지 위주로, 공급물량 영향 있는 부평구(-0.03%)는 청천·삼산동 위주로 하락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자료를 보면 이달들어 인천에서 분양 예정에 있는 주요 단지들이 아파트 시장 하락세에 영향을 상당수 주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가격동향을 비롯한 여러 부동산 지표들이 인천지역 한정으로는 전망이 모두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가뜩이나 주택시장이 활기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규모로 분양이 진행될 경우 업계에서 ‘악성 재고’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문제가 다시금 확산될 우려가 높다.

인천지역 부동산업계의 ‘고질병’으로 평가받는 지속적인 미분양 규모(지난해 10월 기준 1,693호-출처 KOSIS)는 인천지역 아파트 시장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로 거론돼 왔다.

이중 국토부가 최근 발표한 11월 주택통계에서 인천의 ‘준공 후 미분양’은 619호로 전년 같은 달 334호 대비 85.3%가 증가했다. 지난해 초부터 증가돼 6월 677호까지 오른 후로는 계속 6백 호대 규모를 이어오고 있는 살정이다.

미분양 역시 공급 과잉으로 발생하는 문제인 만큼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는 데에 영향을 주는 요소다. 지역의 아파트 수요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는 매매수급지수 역시 인천은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86.0을 나타내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수치가 이보다 낮으면 수요자보다 공급자가 많다는 뜻을 나타내는데 인천은 지난해의 경우 최고점이 9월 89.5로 기준치 100을 한 번도 넘지 못했는데 최근 매수심리가 다시 꺾였다는 것은 앞으로도 전망이 밝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라면 올해 인천의 아파트 입주물량이 지난해 4만 2,806세대 대비 약 40%가 감소한 2만 5,864세대에 그친다는 점이지만 주택시장에서는 “이미 살 사람은 다 샀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 물량의 소화 가능 여부에도 의문이 따를 수 있다.

다만 전문가 및 업계에서는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 Fed)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에 따라 한국은행 역시 미국의 움직임에 따른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하락폭이 향후에는 안정화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인천이 지난해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올해의 경우 물량이 그 정도는 아닌 만큼, 준공 후 미분양 혹은 공급적체 등 문제가 우려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