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에 대한 사안들이 지역사회에서도 ‘숙원사업’으로 인지 되면서 인천시의회에서도 이를 위해 별도의 사무조직을 설치하자는 등의 제안이 나왔다.
인천시가 공공의대 설립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는 정부에 설득을 하면서 시 차원에서 의대정원 확충에 나름의 ‘방향성’을 잡아 달라는 것인데 나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다.
14일 열린 인천시의회의 제291회 3차 본회의에서, 장성숙 의원(비례, 민)은 “지역 완결적 의료체계 확립을 위한 필수의료 확보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인천시가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 달라”고 촉구했다.
장 의원은 “현재 대한민국 학원가는 초등생부터 의대 진학반이 개설될 정도로 의사가 되려는 학생들로 넘치지만, 정작 의료현장에는 사람을 살리는 의사가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서울아산병원의 한 간호사가 뇌출혈로 쓰려졌으나 수술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한 사고를 비롯해 최근 소아환자의 ‘응급실 뺑뺑이’ 사망사건에 70대 노인도 같은 이유로 사망하는 등의 사례를 감안하면 ‘필수의료영역’의 붕괴가 사회문제로 대두됐다는 것이 장 의원의 진단이다.
장 의원이 파악한 바로는 의료기관의 95%를 차지하는 민간 병원은 기업들처럼 수익성을 추구해야 하고 의사들도 힘든 필수과를 선택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립대병원이 없는 인천의 권역책임의료기관 역할을 하는 사립상급병원에서 지난해 소아 입원환자 진료가 중단되는 일이 있었는데 이는 취약한 인천 공공 의료의 민낯을 보여주기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의료인력 부족은 취약한 공공의료 분야의 가장 큰 문제이기에 최근 의사 인력의 확대를 위한 의대 증원이 논의되고 있지만 증원은 그 방향성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지역에 남아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를 수행할 공공의료인력은 가장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인력 부족의 원인과 해법은 다양하나, 영리적 분야로 쏠리는 인력을 억제하고 필수의료분야로 의료공공성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목표를 잡아야 한다”며 “의대정원 확대가 논의되는 시점에 인천시도 적극적인 행정을 보여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장 의원은 인천시와 지역사회에 세 가지 제언을 했는데 첫 번째로 언급한 공공의대 신설은 지역사회에서도 인천대를 필두로 112개 민·관단체들이 함께 움직이는 ‘공공의료 강화·인천대 공공의대 설립 범시민협의회’를 통해 이미 주장되고 있는 바다.
다만 장 의원은 여기에 “의사의 양성과 배치를 국가가 책임지고 주도하지 않으면 의료인력들이 ‘의료는 공공재’라는 인식보다 수익성 추구를 당연한 권리로 여기게 된다”면서 “단순히 정원만 늘리는 것을 넘어 정부가 공공재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이고 있다.
장 의원은 두 번째 제안으로 “필수진료과목에 특화된 의대 증원을 해서 지역 의사제 도입 및 지역인재전형 인원 확대, 필수진료과목에 특화된 의대 증원 등 제도적 장치를 통해 의사 인력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위한 입법과정 등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주문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세 번째로 현재 서울과 부산 등 타 시·도처럼 공공의료를 전담하는 조직을 구성하자고 인천시에 제안했다.
신규조직의 활동을 통해 인천의료원 운영 정상화 및 제2인천의료원 설립, 감염병 전담병원 및 영종지역 국립대병원 유치, 국립인천대 공공의대 신설 등 인천의 의료관련 산적 과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보건과 복지 사무를 분리해 ‘시민건강국’을 설치하자는 것이다.
현재 인천지역의 2곳 의대(인하·가천)는 복지부의 정책에 따라 향후 정원확대가 사실상 정해졌다고 봐도 무리는 없다. 그러나 공공의대 설립에 대해서는 여전히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고 있어 인천대 공공의대 설립 등 과제들을 해결하기 쉽지 않은 형국이다.
다만 ‘시민건강국’을 통해 현재 상태에서 인천시가 공공의료영역 확충을 위해 자체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영역들을 조치하고 공공의대 설립을 위해 동시에 정부에도 계속적인 설득을 해 달라는 것이 장 의원 주장의 요지로 풀이된다.
장 의원은 “사실 (조치라고 말하기엔) 지금도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필수의료 확보 방안을 마련해 의료 불평등 등으로 인한 시민 건강 격차가 해소될 수 있도록 인천시가 적극적으로 움직여 달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