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학 인천시의원이 인천시 환경국 행정사무감사에서 김병수 김포시장의 부적절한 행보를 지지적하며 인천시 차원의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인천시의회)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김병수 김포시장이 김포의 서울 편입 문제를 두고 제4매립장 카드를 ‘사실상 꺼내 든’ 상황과 관련 인천시의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 인천시가 김포시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라는 주문도 나왔는데 인천시가 이를 받아들이게 되면 서울 편입과 매립지 문제까지 포함해 김포시와의 ‘전면전’에 임할 가능성도 있다.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가 8일 개최한 인천시 환경국 행정사무감사에서 이순학 시의원(서구5, 민)은 “김병수 김포시장이 수도권 4매립지 사용을 언급한 것은 법과 4자 협의체 전제 모두를 모른 채 쏟아낸 망언”이라고 평가했다.

‘광역의회 의원’인 이 의원이 ‘의회’라는 공식자리를 통해 김포시장에 직격탄을 날린 만큼 이후 인천시도 함께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것으로 풀이되는데 실제 이 의원도 인천시에 대응과 조치를 주문했다.

김 시장은 앞서 13일 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현재 제4매립장이 (행정상으로) 김포 땅이기 때문에 서울에 편입되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발언해 현재까지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그러나 제4매립장이 행정상으로 김포 관할구역이기는 하나 현재 김포시의 소유가 아니기에 김 시장의 발언은 논란이 되기에 충분했다.

또 유정복 인천시장이 2015년 민선6기 시장을 지내던 당시 제안해 구성된 4자협의체가 아직 유효한 상태이기 때문에 4자 협의체에 해당도 되지 않는 김포시로서는 더욱 목소리를 낼 자격이 없다.

인천시·서울시·경기도·환경부의 4자 협의체 전제는 ‘수도권매립지 매립면허권 및 파생되는 토지 소유권 전체는 사용을 종료 후 인천시에 넘긴다’는 내용이다. 이를 전제하면 1~4매립장의 모든 소유는 향후 인천시가 된다.

또 지금의 4매립장이 김포시 양촌면과 대곶면 등을 포함하고 있지만 인천시 서구지역 일부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김 시장이 지금의 상황에서도 ‘월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논리도 가능해진다.

이순학 의원은 “(현재 냉정히 봤을 때) 매립지의 소유권은 김포시도 인천시도 안 갖고 있는 상황에서 4매립지에 쓰레기를 묻겠다는 김 시장의 발언은 매립지를 영구히 존치시키자는 주장이나 진배없기에 인천이 강력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훈수 인천시 환경국장은 “매립지 전체가 공유수면인 만큼 우리 시를 비롯해 그 어느 주체도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고 특히 매립지의 경우 4자협의체의 합의를 통해서만 운영할 수 있게 돼 있다”고 답했다.

유 국장은 더불어 “그냥 인천시민이라는 전제만 해도 김 시장의 주장을 받아들일 사람은 아무도 없고 그의 발언이 법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가능성이 없다”며 “(우리 시가) 굳이 반박하거나 언쟁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미 인천시의 입장은 6일 유 시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 당시 유 시장은 “(김포의 서울편입 주장은) 실현 가능성도 없는 김포시의 서울 편입은 지역 포퓰리즘의 그림자가 가득한 정치 쇼”라고 일갈한 바 있다.

여기에는 -물론 본의는 아니겠으나- 모처럼 더불어민주당 등 지역 야권도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됐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같은 날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편입을 운운하며 국민을 갈라치기 하지 마시라”고 비판했다.

유 시장의 소속 당을 향한 비판의 메시지이긴 했지만 결과론적으로는 유 시장의 입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작용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여러 비판들이 나왔지만 인천과 연관하자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이기도 한 이재명 당 대표가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국민의힘의 서울 확장 정책에 대해 결국 제주도 빼고 전부 서울로 편입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고 비꼬았던 것은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될 수 있다.

그러자 김 시장은 유 시장 등을 향해 “김포에 대해 왈가왈부하지 말라”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지만 사실상 이러한 갈등과 싸움은 김 시장이 원인이었던 것을 부정할 수 없는 상태다.

앞선 상황들 말고도 6일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접견 계획이 있었던 상황에서 아무 권한도 없고 심지어 ‘부분적으로는 인천시에 걸쳐있기도 한’ 제4매립장 방문 계획을 잡아 논란을 자초한 것도 사례로 들 수 있기 때문.

이는 사실상 김 시장이 ‘인천시에 시비를 걸고 싸우자고 덤벼든 것’이나 다름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김 시장도 이는 의식했는지 이후 긴급히 일정을 바꿨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한편 매립지를 관할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역시 “김포시는 매립지와 관련해 아무런 권한을 가진 게 없다”며 “이는 국민들께서도 익히 확인하실 수 있는 사항”이라고 전해왔다. 사실상 인천시 입장에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