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본회의 진행 모습 (사진=인천시의회)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의회가 인천시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양새다. 

국정감사를 끝낸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행감이 진행되는 관계로 인천시 집행부도 상당히 바빠졌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9대의회 출범 후 첫 처음이었던 지난해 행감에 대한 ‘실망’의 평가가 이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그 평가를 반복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상당수 나온다.

인천시와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인천시의회는 다음주 월요일인 6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올해 마지막 시의회 활동이 되는 제291회 정례회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그해 연도의 마지막 정례회에서는 행감에 대한 대응준비는 물론 올해 정리추경, 그리고 내년도 본예산을 확정하는 만큼 인천시 집행부가 사실상 가장 바빠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행감에 대한 시민사회와 언론 등의 주목도는 상당히 높은데 올해의 경우 본회의 일정 및 자료수집 일정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행감은 다음 주 수요일인 8일부터 본격화될 예정이다.

최근까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시와 인천시교육청, 시에 속한 행정기관, 설치한 공사·공단 등 총 117개의 감사 대상기관에 대해 증인 및 참고인 등으로 출석을 요구한 인원도 540여 명에 달한다.

의회운영위원회를 제외한 주요 5개 상임위원회(행정안전, 문화복지, 산업경제, 건설교통, 교육)가 지금도 시 집행부에 시정자료들을 요구해 전달받고 있는 가운데 이들 5개 위원회가 요구한 시정자료가 1,600건을 이미 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 현재 시점에서도 계속 자료전달 수가 올라가고 있는 만큼 대강의 규모 정도만 언급하자면 문복위가 450여 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행안위 420여 건, 건교위 370여 건, 산경위 260여 건, 교육위 160여 건 등이다.

건별로 보면 올해만 해도 국정감사에서까지 다뤄졌던 송도 R2개발사업 논란을 비롯해 전세사기 대응에 대한 미흡했던 예산집행률 등이 정일영·용혜인 등의 국회의원들을 통해 각각 다뤄졌는데 행감에서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 확률이 대단히 높아 보인다.

또 정부의 세수펑크로 인해 교부금 등에 영향이 불가피해진 내년도 시 재정문제를 비롯해 오랜 기간 큰 고민을 하게 만들고 있는 미분양주택 문제나 지하철 연장, M버스 등 현안들에 대한 질의응답도 비교적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최근 문화계에서 가장 논란이 컸던 ‘인천아트플랫폼의 레지던시 제도’를 시 집행부가 애써 손대려는 의도나, 인천애뜰 사용허가 문제, 부영에 대한 특혜의혹 등 논란이 컸던 현안들도 행감의 주요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기관별로 보면 매년 행감 때마다 “자료 제출 등이 부실하다”는 질책을 마치 ‘출석도장’처럼 받았던 인천관광공사와 인천문화재단 등 ‘행감의 단골 타깃’들에 대해 ‘같은 질책’이 이번 연도에도 계속될 지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 두 기관은 실제 문복위의 올해 첫 행감 대상이기도 한데 과거 인천문화재단의 경우 ‘예산집행에 대한 불투명한 자료 제출과 낮은 집행률’ 등이 발목을 잡혀 실제로 예산이 삭감된 사례도 있었고 이 때문에 재단이 시민들과 예술가들에게 공식사과를 올리기도 했었다.

여기에 인천교통공사의 경우 최근 영업본부장을 외부에서 데려오는 바람에 내부 조직에서 상당한 불만이 터져나오는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난 것도 행감에서 다뤄질 공산이 크다.

더불어 이미 정쟁화돼 있는 쓰레기 매립지 문제라던지 그리고 주민참여예산제도와 관련한 여러 논란들과 관련해서는 여야 시의원들의 정치적인 공방도 예상되고 있다.

이중 매립지 문제는 여당 시의원이라도 현 유정복 인천시장의 4자협의체 고수안을 동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실제 올해 3월 국민의힘 소속인 이용창 시의원(서구2)이 시정질문 당시 “2015년 작성한 4자협의체 최종합의서에 들어있는 ‘대체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으면 3-1공구 사용 연장을 허락한다’는 조항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유 시장과 불편한 설전과 감정이 오갔던 적이 있었다.

그 직후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순학 시의원(서구5)는 본회의에서 “유 시장 본인이 매립지 문제와 관련한 4자협의체 관련해 스스로 자랑하는데 그 성과는 본인 입이 아니라 시민이 평가할 일이니 스스로 자화자찬은 좀 자제하시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유 시장이 고집하는 4자협의체가 사실상 아무런 성과가 없었던 데다 앞으로도 그 성과의 예상에 회의적인 시각이 높은 만큼 이후로도 매립지 문제를 대하는 유 시장의 자세를 놓고 시의원들의 ‘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시의원들의 행감에 대해 “날이 서지 못했다”는 평가가 중론화되기도 했던 만큼 ‘같은 시의원’들이 이번 연도라고 달라지겠느냐는 부정적인 예상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행감에서 시의원들이 새로운 문제 내용을 발굴한 것이 거의 없이 기존에도 다뤄졌던 현안 문제를 반복했고 특히 언론들이 먼저 보도한 내용을 다시 다뤄서 묻는 경우가 지나치게 많았다는 건 가장 문제시되는 분위기였다.

인천시정 자료 전반의 ‘공식적인 접근 권한’이 있는 시의원들이 그만한 공식권한이 없는 언론인들보다 접근성 측면에서 유리한 만큼 오히려 시의원들이 문제될 만한 부분을 발견해 다루고 언론이 이를 알리는 것이 ‘행감’의 과정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행감 직후 몇몇 지역 언론인들을 통해 “쟤네(시의원)들, 우리들(기자) 없었으면 행감 어떻게 하려고 했느냐”는 투의 비아냥거림이 나오기도 했는데 앞서 언급한 논리를 전제하면 (굳이 기자가 아니었어도)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말이기도 했다.

또 출석을 요구한 증인이 출석하지 않거나 피감기관 중 한 곳인 인천교통공사 상임감사가 시의원에게 거짓말로 증언을 했을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화를 내고 언성을 높여 의회 진행을 파행화하는 등 지방의회의 격을 떨어뜨릴 만한 일도 다수 발생했다.

물론 해당 상임감사가 재판에 넘겨져 이후 인천시의회가 “실제 벌금형(500만 원) 선고가 내려진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이미 의회의 위상을 상당히 떨어뜨린 일로 평가된 뒤였다.

이번 행감에서도 앞서 언급한 문제들이 터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에 대해 인천시 및 시의회 등은 “열심히 준비하고 있고 행감도 성실히 임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 시민활동가는 지난해 행감에 대해 “물론 언론보도를 인용하는 경우도 있긴 하겠지만 접근권한이 기자들보다 더 유리한 의원들 자신들이 먼저 문제를 찾을 생각을 해야 한다”며 “보도 인용 비중이 너무 높아지면 결국 시의원들은 한 일도 없이 언론보도만 찾아봤다는 뜻이 되지 않느냐”고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