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청사 전경 (사진=인천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윤석열 정부 들어 60조에 육박하는 ‘역대급’ 규모의 세수추계 오류, 즉, ‘세수 펑크’로 인해 인천시의 재정상태가 다시금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민선4기 당시의 방만한 운영 등 시정의 잘못으로 민선6기(2014~2018년)까지 허리띠를 졸라맸던 인천시는 이번엔 정부 때문에 다시금 ‘재정난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가능성이 일단은 상당히 높아진 상태다.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천시 재정 상태는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12.7%로 비교적 건전한 상태에 있었으나 정부의 세수펑크 영향으로 지방교부세가 줄면서 내년부터는 다시금 채무비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행정안전부가 각 지자체의 재정 건전성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주요 관리지표다. 그간 시는 ‘발행 자체가 빚’이 되는 지방채를 최소한으로 발행하면서 2019년 말 16.7%, 2020년 13.7%, 2021년 13.1%, 2022년 12.7%로 점진적으로 줄여왔다.

이에 인천시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중기지방재정계획(2023~2027)을 통해 채무 비율을 2024년 12.0%, 2025년 11.5%, 2026년 10.4%, 2027년 10.0% 등 10.0%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설정해 놓고 있었다.

그러나 정부의 역대급 세수추계 오류에 세율인하 및 국제경제 동향 등이 겹치며 이 같은 인천시의 채무비율 줄이기 계획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것이 중론.

이미 정부가 지방정부에 내려줘야 하는 지방교부세를 11조 6천억 원 줄이며 “줄어든 만큼은 각 지방정부에서 알아서 메우라”는 지침을 전하면서 인천시도 급작스럽게 이 펑크를 메워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큰 규모의 세수 부족이 일어난 현 상황에서 인천시 같은 지방정부가 시급하게 조치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지방채 발행으로 일단 예산을 당겨쓰고 이후에 갚아나가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실제 12일 열렸던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한 천준호 기획조정실장은 신동섭 의원의 '세수가 부족할 게 자명한 상황에서 기관 출연을 늘리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의견에 “현재로선 지방채 발행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시에 따르면 현재 내년에는 약 1,600억 원 규모의 세수부족이 예상되는데 이에 신 의원의 의견은 당시 다뤄진 인천연구원 및 산하신설조직인 안전도시연구센터 등에 현금 출연을 하는 내용을 가결하면서도 정부 세수펑크 영향에 대해 질의한 것으로 볼 수 있었다.

시 산하 기관에 대한 출연금 지원 등은 큰 논란이 없다면 사실상 불가피한 사항이기도 하다. 돈이 없다고 기본적인 운영 자체를 안 할 수는 없는 것이 공공행정의 기본사항이기 때문.

다만 아직 내년도 본예산 상정 전인 상황임을 전제하면 지금으로선 시가 얼만큼의 규모를 지방채로 끌어올 지는 아직 계산할 수는 없는 상태다. 실제 천 실장 역시 “내년도 지방채 발행규모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시의회에서 밝히기도 했다.

물론 지방채가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 끌어오면 그 자체로 빚이 되기 때문. 특히 인천시는 민선4기 당시의 방만한 시정운영의 영향으로 발행된 지방채들을 갚아나가기 위해 지역사회 전반으로도 적잖이 고생이 있었다.

익히 알려져 있는 시 자산들의 매각을 비롯해 주민세를 120% 이상으로 급격히 올리는 등 결국 시민들의 부담까지 끌어오며 간신히 재정위기를 벗어난 과거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 그 과정에서 ‘재정위기도시’라는 오명도 뒤집어쓰는 등 도시 이미지도 적잖이 훼손됐다.

결국 민선6기 때부터 채무를 줄여 민선8기 초기까지 결국 채무비율을 건전한 단계로 줄일 수 있었던 시가 재차 지방채를 늘리고 지출 구조조정을 하는 등의 단계를 거치면 다시금 사회적 문제가 대두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채무비율이 올라가게 되면 당장 문화계 예산이 타격을 받게 되고 이후 복지예산 등도 단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 실제 민선5~6기의 인천시가 이 과정을 겪으며 시민사회단체 전반으로부터 지적을 당한 사례가 셀 수 없이 많다.

시 관계자는 “내년에 얼마나 되는 지방채들을 끌어올지 아직 단정할 수 있는 시기는 아니지만, 인천도 재정 상태가 어렵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안타깝지만 교육청을 비롯한 다른 기관들도 전부 긴축재정 상태로의 돌입이 불가피할 것 같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인천시 관계자의 전언대로 이미 인천시교육청의 경우 최소 5천억 원 이상의 감액을 예상하고 교육청 각 부서에 내년도 예산감축을 지시한 상태다. 다른 기관들 역시 예외가 될 수 없다.

시민사회진영에서는 이미 우려의 목소리가 일찌감치 나왔다. 최근에도 인천평화복지연대가 “정부의 세수 펑크가 인천에도 적잖이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태를 투명히 공개하고 시민 협조를 기반한 대책마련에 고심하라”고 인천시에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