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효경 기자
대구시립교향악단 연주 장면
▲심오함·섬세함·장중함 아우르는 고난도 연주 실연
‘만프레드’ 교향곡은 주제의 심오함과 섬세함·장중함을 아우르는 고난도 연주로 지역에서는 실연으로 만나기 어려운 차이콥스키의 숨은 대작이다. 박준성 지휘자가 공연을 이끈다.
그는 아르투르 니키쉬, 하차투리안 등 저명한 국제지휘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공연 전반부에는 2013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한 피아니스트 김상영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도 들려줄 예정이다.
영국 낭만주의 시인 바이런의 동명 시극을 바탕으로 한 차이콥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은 러시아 5인조를 이끌던 밀리 발라키레프의 거듭된 권유로 작곡됐다. 평소 차이콥스키는 표제음악에 매우 회의적이었고 이 곡을 쓰기까지 몇 년이나 주저했다.
하지만 발라키레프와 스타소프가 표제 내용과 견해를 담은 편지를 보내며 작곡을 종용, 마음을 바꾸게 됐다. 고독한 수난자 ‘만프레드’의 음울함과 괴로움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깊이 공감한 차이콥스키는 1885년 4월부터 스케치에 착수해 완성했다.
객원 지휘자 박준성
▲원작 장면 그대로 묘사보다 다양한 장면 나눠 표현
바이런의 원작을 기초로 발라키레프와 스타소프의 해석에 차이콥스키 생각도 가미돼 원작과는 다른 ‘만프레드’를 보여준다. 원작 장면 그대로 묘사하기보다 여러 장면을 나눠 표현한다.
제1악장은 알프스산을 고뇌하며 헤매는 ‘만프레드’를, 제2악장은 폭포의 물보라가 만든 무지갯빛 속에서 알프스 정령이 나타난다. 제3악장은 알프스산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고 제4악장은 알프스 산신 아리마네스의 궁전에서 벌어진 향연을 묘사한다.
공연 전반부는 피아니스트 김상영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들려준다. 승승장구하던 라흐마니노프는 첫 교향곡이 초연에서 참패하자 심한 우울증에 빠져 약 3년간 작곡 활동을 중단했다. 친구의 소개로 전문가의 최면 치료를 받았다.
이후 다시 작곡을 시작한 라흐마니노프는 1901년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완성했고 11월 이뤄진 초연이 호평받으며 재기에 성공했다. 묵직한 피아노 독주로 시작되는 제1악장 도입부는 ‘크렘린궁 종소리’라는 별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매우 인상적이다.
피아니스트 김상영
▲꿈꾸듯 자유로운 형식 환상곡 분위기 속 음악 연출
제2악장에서는 꿈꾸듯 자유로운 환상곡 분위기 속에 라흐마니노프는 다성 음악의 효과와 뛰어난 관현악법을 발휘, 관객들에게 들여준다. 제3악장은 현란한 피아노의 전곡이 펼쳐진다.
피아니스트 김상영은 2002년 18세의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 뉴잉글랜드 콘체르토 콩쿠르를 비롯한 하이다 헤르만스, 클리블랜드, 아리조나 뵈젠도르퍼, 이탈리아 산 마리노,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등을 석권하며 피아니스트로서 기반을 다졌다.
특히 아리조나 뵈젠도르퍼 국제 콩쿠르에서는 1위와 쇼팽상, 러시아 작곡가상을 받았고 그의 연주를 기리고자 매년 김상영 어워즈가 비르투오조상으로 수여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매니지먼트 콩쿠르에서 1위를 하며 카네기 홀 데뷔의 영예를 안았다.
뉴잉글랜드 음악원 필하모닉, 벨기에 왕립교향악단, 벨기에 국립교향악단, 서울시향, 성남시향 등과 협연하며 마린 알솝, 폴라 로비슨 등 음악 대가들과 호흡을 맞췄고 프랑스 쿠쉬벨 페스티벌 등 미주, 유럽 도시와 페스티벌에 초청돼 연주를 펼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