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K-Pop시티 조성사업 조감도. 이제는 ‘없던 일’이 됐다.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송도지역 주민들은 물론 지역사회 전반에서 조차 ‘무늬만 문화 사업’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으며 특혜 논란이 얼룩졌던 ‘송도 K-Pop시티 조성 사업’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결국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인천경제청으로서는 사업 시작부터 수의 계약 논란을 비롯해 여러 문제점들을 노출한 데다 ‘문화 콘텐츠 사업’을 부동산 회사 손에 맡기려 했던 것부터가 잘못된 만큼, “예상이 뻔했던 일에 괜한 사회 갈등만 유발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최근 인천경제청은 내부 회의를 열고 송도 8공구 R2·B1·B2블록 제안 공모 사업, 즉 ‘송도 K-Pop시티 조성 사업’ 내용 전반을 전면 백지화하기로 결론을 냈다.

인천경제청은 약 21만㎡ 규모의 송도 R2·B1·B2블록에 대해 국내 최고 수준의 K-Pop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유치하고 K-Pop 전용 아레나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추진해 왔었다.

그런데 취재 등을 통해 확인한 바로는 이 계획이 인천경제청에서 나온 개요가 아니라 따로 이를 제안했던 업체가 있었고, 인천경제청은 이 업체와 수의 계약까지 진행하는 것을 검토했다가 이 사실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며 상당한 논란이 됐다.

공장 등을 신설할 용도라면 ‘수의 계약’의 방식이 이해가 안 될 일은 아니었겠지만, 소위 ‘돈’이 되는 개발 사업 부지에 ‘공모’가 아닌 수의 계약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큰 논란을 낳을 것이 뻔했기 때문.

게다가 ‘문화 콘텐츠 사업’이라는 외연과 달리 제안을 했던 업체는 엔터테인먼트 계열의 회사도 아닌 부동산 개발회사라는 것이 추가로 알려졌고 여기에 사업 내용도 전체 중 80% 이상을 수천 가구의 오피스텔을 짓는다는 것 또한 알려지며 송도 8공구 주민들의 강한 반발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해당 업체가 송도의 여러 땅들 가운데서도 ‘돈이 된다’는 평가가 있는 R2블록 등에 주택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싶은 내심을 감추기 위해 ‘K-Pop 아레나’라는 시설을 앞면에 내세운 게 아니냐는 의혹을 충분히 제기할 수 있기 때문.

실제 사업 내용도 “아레나 시설은 개발 이익으로 지어 기부채납 한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감안하면 의심의 눈초리를 자초할 수 있는 부분으로 언급되어도 절대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여기에 8공구 주민들은 이렇게 오피스텔을 과밀화 시키면 인구과밀로 이은 교통난 등 여러 문제들이 닥칠 거라면서, 해당 부지의 ‘현재 용도’대로 상업 시설과 주민 편의 시설의 조성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주장을 해오고 있다.

이렇게 특혜 논란이 점점 확산되자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지난달 25일 급히 기자회견을 열고 “제안 공모 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기자회견에 참석한 언론 매체들의 시선은 전반적으로 곱지 못했다.

인천경제청이 수의 계약을 하려 했던 해당 부동산 개발 회사와 교류가 계속되고 있었던 점이나 “지금에 와서 제안 공모 방식으로 전환해도 수 년 동안 사업을 준비하고 경제청과 교류까지 했던 이 업체가 결국 유리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지적이 여전했기 때문.

실제 8공구 주민들은 물론 시민사회단체 등 지역사회 전반의 평가도 “(수의 계약을 하려 했던) 특정 업체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해당 업체와 인천경제청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경제청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중론이었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은 최근에도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사업을 포기하려 하지 않았고 결국 기자회견 현장에서 이를 지적했던 언론 매체들과 주민단체들이 계속 이를 지적하며 “문제가 잇다”는 여론을 지속적으로 확장시키기에 이르렀다.

결국 인천경제청은 “김진용 청장 주재로 내부 회의를 열고 결국 해당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주민 반발이나 언론들 지적이 연일 터져 나왔던 만큼 당분간 R2블록 개발 사업은 쉬이 추진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아무래도 <뉴스통신>을 비롯한 주요 인천지역 언론 매체들이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를 기사를 통해 계속 노출 시켜오며 사업에 대한 문제점들을 연일 조목조목 지적했던 것이 인천경제청으로서는 나름 부담이 높았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문화 콘텐츠 사업’이라고 알려진 개요의 내용을 하나하나 벗겨보니 사실상 부동산 업체가 주도하는 개발 사업인 것이 밝혀져 “충분히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됐었다”는 등 엔터 업계 일각 및 시민사회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인천경제청이 그간 결단을 하지 못해 “공연히 사회 갈등만 유발했다”는 지적은 당분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