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27일 경제청 유튜브 채널을 통해 토지 매각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김 청장은 최근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주체의 관계자와 사전접촉 등 내용에 대해서는 이 영상에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인천경제청 유튜브 영상 갈무리)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공모 전환’을 공식화한 송도 R2블록 K-Pop시티 조성사업을 두고 ‘무늬만 공모’라는 의혹이 나오는 등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더불어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의 석연찮은 행로가 있었던 점을 들어 일각에서는 경제청이 아닌 인천시가 의혹 해결을 위해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며 공모 발표 직후 진화되는 듯했던 여론이 또다시 붙이 붙을 가능성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엔터업계 등에 따르면 25일 김 청장이 공모전환 등의 내용이 담긴 기자 간담회를 연 지후 시점인 26일 PFV(프로젝트 금융투자사) 형태의 업체 A사가 약 7조 규모의 사업비(추산치) 내용이 담긴 사업제안서를 인천경제청 측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업체는 인근 R1블록을 개발했던 업체와 외투법인, 국내의 유명 건설사와 금융사 등이 연합한 PFV로 알려졌는데, 최근 이 사업과 관련해 발생한 인천경제청의 ‘수의계약 논란’에 대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이 PFV가 물론 유명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이긴 하나 창립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 및 확인된 자본금이 1천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은 의혹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엔터업계의 한 관계자는 “물론 업계에서 이해 못할 내용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지만 소위 ‘페이퍼 컴퍼니’ 의혹도 제기할 수 있는 상태”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일부 내비치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이 지역사회에 알려지자 25일 기자 간담회 이후 진화되는 듯했던 여론은 다시 논란의 수면 위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인천경제청이 공모시점을 다음달 혹은 다다음달 정도로 매우 촉박하게 잡은 점을 두고 수 조원이 드는 천문학적 재원의 대규모 개발사업이 저렇게 빠른 시간 안에 공모절차까지 돌입되는 상황을 두고 엔터업계 전반에서도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기자 간담회에서도 공모에 참여할 시간이 부족해 사실상 인천경제청과 어떻게든 사전 접촉이 있던 특정업체만을 위한 공모절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긴 했었는데 당시 인천경제청은 이런 의혹을 부인했었다.

그러나 기자 간담회 하루만에 사업제안서가 제출된 데다 이 PFV 측 관계자를 올해 초 김 청장이 미국서 접촉했다는 사실 등이 이후 재차 알려지며 논란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고 말았다.

김 청장은 이런 의혹에 대해 이 관계자와 접촉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K-Pop시티 조성사업과는 관계없는 이야기들을 나눈 정도에 불과하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김 청장이 해외에서 관계자를 접촉했다면 의도야 어떻든 공모 전환을 공식화한다 쳐도 이 공모를 포함한 모든 과정이 특정 업체와 ‘짜고 쳤다’는 의혹도 나올 수 있는 것이어서 논란 가능성은 상당하다는 평가도 있다.

인천경제청은 27일 김 청장이 해당 의혹 중 토지매각 방식과 관련한 입장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경제청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으나 사전접촉 등 다른 의혹과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경제청은 기자 간담회가 열렸던 25일 해명자료를 내면서도 사전 접촉과 관련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는데 기자간담회 당시에 김 청장이 직접 반박 부인한 바로 ‘갈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인천평화복지연대(이하 평복연) 등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해당 사업을 의혹의 중심에 있는 김 청장의 인천경제청이 주도하지 말고 인천시가 나서서 결자해지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촉구했는데 이러한 의견이 실제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평복연은 최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그동안 제기된 오피스텔 난립과 앞으로 공개입찰도 짜고 치는 고스톱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쉽게 해결되지 않아 보이며 이는 인천경제청이 R2 관련 추진 과정에서 스스로 자처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특히 김 청장이 “최고가 경쟁 입찰 방식을 적용할 경우 오피스텔 약 1만 세대 입주가 불가피하다”고 밝히면서 오피스텔 난립 논란은 더 가중될 가능성이 높으며 기자 간담회 다음날 수의계약 논란의 당사자인 A사의 제안서 제출 등으로 공정성 시비는 여전히 남을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 평복연의 설명이다.

평복연 관계자는 “인천시는 민선7기 당시 밝힌 ‘복합개발을 위한 특별계획구역’부터 인천경제청장이 밝힌 1만 세대 언급 과정의 내용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들의 오피스텔 난립 우려에 대한 의견을 청취해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경제청의 25일 공모전환 발표는 그 배경에 유정복 인천시장의 지시가 있었던 때문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상 단순 지시를 넘어 해당 의혹에 대해 인천시가 투명성의 원칙을 지키고 결자해지하라는 요구로 풀이된다.

앞서 언급한 엔터업계 관계자는 “(시민사회에서) 그런 의혹이 나온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라며 “솔직히 말하자면 나 역시 K-Pop을 제목으로 하는 사업에 85% 선을 오피스텔 수익사업으로 치중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됐었는데 그 업체가 재차 사업제안서를 내는 등 지속적으로 관계되는 정황이 나온다면 그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겠느냐”며 부정적인 의견을 전해오기도 했다.